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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연재] 그럴듯한 변명 : 귀향 - 2

 


서둘러 마누라의 폰 번호가 저장된 단축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전화기가 꺼저있다는 보고를 들을 수 있었다. 한동안 펴보지 않은 수첩을 뒤져서 마누라가 다니는 부서의 전화번호를 알 수 있었다.
나는 전화를 걸었다.
착신음이 몇 번 가자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네, ○○무역 재정 2부의 권 부장 입니다.”

“안녕하세요. 강수진씨의 남편 되는 사람입니다.”

“아! 그러세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조금 이상했다. 휴대폰으로 전해지는 주변의 소리가 특이했다. 웅성웅성대는 목소리, 쉴새없이 울리는 전화 밸 소리, 뛰어다니는 발자국 소리 등등..

“여보세요.”
다시 권부장이라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지금 강 전무가 전화를 받는 중이어서 통화를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강 전무가 10분뒤에 그쪽 휴대폰으로 전화하겠다고 하는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이 대리, 중국 현지에 전화를...”
그리고는 전화가 끊어졌다. 마누라가 다니는 회사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중국 현지에 전화를?
분명 마누라가 있는 부서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표현을 하자면 부도나기 전의 회사랄까? 아니면 국세청의 세무조사 이전의 준비? 아니면 다른 문제가 생겼나? 그쪽 회사도 웬만큼 골때리는 회사가 아닌가 보다.

베란다 쪽을 바라보았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차들이 꽉 들어차있는 형국이었는데, 지금은 간간히 한두대의 불빛만이 보인다. 다시 담배를 물고 불을 당겼다. 이 해로운 연기는 빨아들일때 마다 묘하게 편안해진다. 내가 군대시절부터 관찰해왔는데, 담배 끝부분에 타들어가는 연기는 약간의 보랗빛을 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내가 들이킨 연기는 흰색이다. 아마도 편안함을 주는 성분이 보랗빛이라는 지극히 비과학적인 추측을 할 뿐이다.

담배의 불빛또한 사람을 매료시키는 무언가가 있다. 그 뜨거운 불빛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알 수 없는 쾌감이 든다. 국민학교... 지금은 초등학교라는 명칭을 쓰는데... 그때의 쥐불놀이가 생각난다. 쥐불놀이도 하고 논두렁도 많이 태어보았다. 그때 본 불의 느낌은 참으로 환상적이었는 것 같다. 아마 그당시 나의 정신연령으로는 쾌감이라는 느낌을 알아채지 못하였을 것이다.
한참 담배를 들고 여러 생각을 하고 있을때 휴대폰이 울렸다.

“네, 전경모입니다.”

“자기야?”
마누라의 목소리였다. 목소리가 약간 울리는 것 같았다. 계단이거나 화장실에서 전화를 거는 것 같다.

“응.”

“오늘 야근한다고 문자 보냈는데 왜 전화했어?”
마누라의 목소리는 질타가 반, 의문이 반인듯하다.

“내가 계속 까먹고 있었는데... 내일 아버지 제삿날이야.”

“어머머? 정말이야? 나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러면 자기가 집으로 들어오는데로 밥먹고 고향으로 내려가면 되겠네?”
하지만 마누라의 답변은 한참 오지 않았다.

“여보세요.”

“아직 안 끊었어. 그런데... 미안. 이번에 가지 못할 것 같아.”
의외의 답변이었다.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마누라 집에 무슨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가서 마누라도 내 집에 갈때는 그런대로 선선히 따라주는 편이였다.

“아까전에 전화했을 때, 분위기가 좋지 않던데... 회사에 급한 일이라도 있는거야?”

“응. 지금 중국에 호밀를 수입해야 하거든. 중국쪽 회사에는 이야기가 전부 다 되어있는데 중국 정부에서 브레이크를 걸어버렸어. 그 때문에 지금 여간한 난리도 아니야.”
마누라의 목소리에는 푸념이 섞여있었다. 너무 힘들어서 당장이라도 나가고 싶다는 속마음을 전달하는 듯 하다.

“그래? 중국쪽 회사에 문제가 있어?”

“아니. 중국은 아직 계획 경제 체제야. 그래서 물건마다 등급을 매겨서 높은 등급의 물건이면 철저히 수출입을 관리해. 일정량을 수출입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해에는 팔지도 사지도 않아.”

“참 이상한 동네군.”
사실 이 이야기는 몇 번쯤 마누라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직장 동료에게도 들어본 이야기인데, 철저한 계획경제의 원칙으로 무역을 하는 중국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정해진 량을 초과하는 무역은 하지 못한다고 한다. 1년에 배정된 물량을 채우면 정부에서 수출을 못하게 한다고 한다.

“내말이 그말이라니깐. 정말 그 나라 사람들 머리는 어떻게 되었는지 허세만 잘 부리고 규칙에 얾매여서 수동적으로 사는게 골때리지.”
이제는 투정조로 말하고 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투. 왠지 연예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하하하.”
그만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왜 웃어? 나는 미치기 일보직전인데.”

“그냥. 지금 투정하고 있는거 같아서 말이ㅑ.”

“나참, 회사에서는 투정 받아줄 사람도 없어.”
그럴것이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중요직을 맡고 있으니 동료들 사이에서도 곱게 보이질 않을 것이다.

“그러면 일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네?”
말이 다른 곳으로 너무 많이 흘러간 것 같아 다시 물었다.

“응. 지금 피곤한데, 쉴 수가 없어.”

“알았어. 그럼 이번에는 나 혼자서 내려갔다가 올께.”
의외의 상황에 나는 실망해버렸다. 고향에 내려갈때는 계속 같이 내려갔었는데 말이다.

“미안. 삐졌어?”
마누라가 내 목소리에서 실망감을 눈치챘는지 이렇게 묻는다.

“아니야. 그럴수도 있는거지.”

“나중에 맛있는거 만들어줄께.”
거짓말. 십중팔구는 외식이다.

“정말? 기대해도 돼?”

“기대까지는 안해도... 뭐, 그러면 이만 끊을께. 조심해서 갔다 와.”

“자기도 너무 무리하게 일하지 말고. 그럼 안녕.”

“안녕.”
그리고 다시 전화가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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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설이란 것.. 처음에는 무턱대고 쓰면 되는 낙서정도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군요.
지금 묘사와 대화의 밸런스가 크게 맞지 않습니다.
아직 어휘도 부족하고 말이죠.
하지만 계속 나아지고 있으니 응원 많이 부탁드립니다.
그럼 행복하시길...
그리고 '송영진' 부운영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운영자님께서 가져주신 관심 참으로 감사합니다. 그럼 (--)(__)



2003-07-19 20: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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