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신도 성폭행 교주 손배책임 인정'

법원이 성폭행 혐의 등으로 홍콩 이민국에 의해 체포돼 추방절차를 밟고 있는 모 종교단체 교주 정모씨에 대해 성폭행 혐의를 인정, 거액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홍기종 부장판사)는 24일 이 종교단체 여신도였던 신모씨 등 7명이 '정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정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정씨는 1인당 1천만∼1억원씩 모두 3억8천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씨는 원고들이 자신을 메시아로 믿게 해 이들을 유인한다음 '나의 언행을 불신하거나 불응하면 저주를 받는다'는 취지의 언행으로 항거불능 상태에 빠진 원고들을 간음 내지 추행, 위력을 통해 원고들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는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하나 불법행위가 종료된 때로부터 10년 내에 소송이 제기됐으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한 것도 원고들이 교단을 탈퇴한 98년부터 2000년으로 봐야하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 종교단체의 간부 및 신도들을 이사 및 회원으로 설립된 D선교회를 상대로 원고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부분에 대해서는 "D선교회가 정씨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는 관계였다고 볼 수 없고 불법행위를 방조한 책임이 있다고 볼증거가 없다"며 기각했다.

신씨 등 전 여신도 7명은 "정씨에게서 상습적 성착취와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2000년 정씨와 D선교회를 상대로 모두 16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