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前) 이라크 대통령이 실제로는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지는
않았지만 국제사회를 분열시키고 미국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를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는 주장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측근에 의해 제기됐다.
후세인 전 대통령을 몇년간 보좌했던 한 이라크 관리는 수차례에 걸친 인터뷰에
서 이같은 후세인의 허세전략과 이 전략을 펴게 된 이유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증언
했다.
이 관리는 핵심 지도부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후세인과 매일 접촉할 수 있는 일
을 수행하고 있어서 전쟁직전을 포함해 과거 10년간 정권의 정책결정과정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잔당들에게 암살당할 것을 우려해 신원을 밝히기를 거부한 그는 1990년
중반까지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파괴하고 생물학이나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라크 지도부에서는 상식에 속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후세인은 이라크의 무기프로그램의 상황에 대한 모호한 태도가 미
국의 공격을 저지할 것으로 믿고 있었다면서 "그(후세인)는 여러차례 나에게 `외국
인들은 단지 힘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반드시 우리가 강하다는 것을 믿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같은 `벼랑끝 전술'이 9.11테러로 인해 미국 정책이 후세인 전 대통령을
견제하는 것에서 문제의 금지된 무기로 테러지원이 가능한 인물인 그를 추적하는 것
으로 바뀜으로써 오히려 전쟁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후세인 전 대통령이 서방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완전히
무지했다"면서 후세인이 9.11테러의 영향을 이해하는데 실패한 것은 그가 경제나 군
사, 외교정책에 전문적인 자문을 줄 수 없는 아첨꾼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
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오판으로 결론이 난 이 전략은 아랍세계의 관점에서 후세인 전 대통령을
강한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프랑스와 러시아와 같은 나라들이
미국의 공격에 동참하는데 주저하게 만들기도 했다.
미 국방부와 무기 전문가들은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수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
데 이 견해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견해가 사실일 경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진쟁으로 이끈 주장인 이라
크의 비(非)재래식무기위협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정보담당 관리는 일부 전문가들도 이라크가 대량살상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거짓정보를 흘려보냈다는 주장을 제기했었다고 말했다.
국무부의 핵확산금지분야 차관보를 지낸 로버트 아인혼은 "가능한 이론"이라고
말한 뒤 "하지만 사라진 무기 등의 처리과정에 대한 설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
했다. ( nadoo1@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