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IT를 한단계 끌어올린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들이 KT를 제외하고는 모두 표류하고 있읍니다. 두루넷이 그러하고 온세통신이 그러하고 하나로가 그러합니다. 두루넷과 온세통신의 경우에는 원래 태생적인 문제(너무도 적은 자본금)이 문제였다고 하지만 하나로통신이 그러한 것은 초고속인터넷시장의 기술이 너무 급속도로 변하는 측면에서 기인한데는 문제가 있읍니다.
ADSL이 보급되고 난 후 4년이 되지 않아 VDSL이라는 그다지 매리트없는 기술이 나오니 돈이 있는 한국통신에서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공격경영으로 치고 오니 하나로,두루넷과 같은 부가사업자들은 따라 갈 수 밖에없는 상황이고 이러한 상황속에서 자금압박은 더더욱 가속화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속에서 도산,법정관리와 같은 자금난에 허덕이게 되었읍니다.
그러나 하나로통신의 표류는 내부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 강합니다. 한국통신이 VDSL로 치고 올라오면 같이 맞불작전으로 VDSL로 승부를 한다면 자금력이 약한 하나로통신이 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기에 VDSL은 적정수준만 유지한채 DOCSIS 2.0의 케이블 모뎀서비스에 주력을 하였다면 상황은 어찌 되었을지 모릅니다.
한국통신이 가지지 못한 케이블 망을 하나로통신은 가지고 있고 한국통신이 아파트 단지에 파고 들어갈때 역으로 하나로통신은 일부의 아파트단지와 단독주택단지를 공략했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많은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었을 겁니다.
지금도 하나로통신은 아파트 단지에 ADSL가입자가 VDSL로 쉽게 이전을 하지 않는 현상이 많이 벌어집니다. 이러한 아파트단지에서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을 때 단독주택 가입자들은 "누구든 들어와라! 먼저들어오는 놈 있으면 사용하겠다"라고 기다리고 있으나 어떤 ISP에도 들어오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 하나로통신에 VDSL장비를 공급하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읍니다. 13M급은 1~2월달에만 들어가더니 3월부터 20M급이 공급되고 최근 들어 13M급은 팔리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13M급 VDSL은 20M급으로 교체될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것이 아깝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DOCSIS 2.0급의 케이블 모뎀 서비스에 투자하여 단독주택을 파고 들어갔다면 적은 비용으로 많은 네티즌들에게 서비스를 할 수 있었을 건데 중복과잉투자로 남는 것 없이 돈만 날린 결과가 되어서입니다.
두루넷이 초창기에 케이블 모뎀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배경도 케이블 망이 DSL망에 비하여 투자비가 적게 들어갑니다. 이제라도 하나로 통신은 KT와의 경쟁보다는 KT가 넘보지 못하는 부분에 투자를 하여 경쟁을 하는 것이 중복과잉투자를 막는 지름길이며 독자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기억하였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