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충돌 위험 반세기 최악"
[연합뉴스 2003-09-03 10:56:44]
(워싱턴 =연합뉴스) 북한 지도자들의 예측 불가능하고 고립적이며 두려움을 자아내는 사고방식에 맞서는 미국의 완고하고 무자비한 정책으로 양측의 충돌 가능성은 한국 전쟁 이래 최고로 높은 상태라고 UPI통신이 2일 진단했다.
UPI는 북한이 주체사상에다 미국이 북한을 이라크와 똑같이 대접할 것이라는 확신까지 겹쳐 핵무기 생산에 나서게 됐다며 이 때문에 현재 진행중인 북미간의 교착상태가 위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 미대사와 한국 전문가 제이슨 샤플렌은 2일자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미국 정부, 특히 국무부 내에 한국과 일본이 희망하는 장기적 외교적 해결을 추구하는 온건파가 존재한다고 밝혔지만 동아시아 외교.정보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이같은 미묘한 뉘앙스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지도자들은 지난 해 2월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조지 W.부시 대통령이 "DMZ를 헐어 버려라"("Tear down this DMZ") 라고 촉구한 것과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것을 미국의 진정한 대북 정책으로 보고 있으며 이같은 자세가 북한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북한은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접근이 어려운 곳이겠지만 한국의 고위 정보 관계자들과 김대중 전대통령의 보좌관들의 말로 미루어 확실한 것은 북한의 핵심 지도부는 전세계 민주사회의 본질에 대해 정말로 무지할 뿐만 아니라 모든 외부 존재에 대해 망상증과 같은 공포심을 갖고 있다.
김 전대통령이 북한과의 조심스러운 데탕트를 뜻하는 `햇볕정책'을 국가안보 정책의 핵심으로 삼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며 지난 2001년 부시 대통령의 DMZ 방문 당시 그의 조심성없는 행동에 경악했던 것 역시 이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 지도자들은 외부세계를 관찰하고 있으며 미국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 및 점령을 보면서 자신들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굳혔다.
이들은 비록 중국으로부터 묵시적인 지지가 있긴 하지만 자신들이 정말로 외톨이가 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중국은 의사표현의 자유가 넘치는 한국과 일본의 민주주의 사회로부터 중국 사회를 떼어놓는 완충지역으로서 북한 체제를 지키려는 의지를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해.공 전쟁을 벌일 가능성에 대비해 대대적인 군사투자를 하고 있어 막강한 미국에 맞서 북한의 편을 들 여유는 없는 형편이다.
북한의 주체사상은 국가안보는 물론 생존 역시 다른 나라에 기대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으며 적대적인 외부세계로부터 독립을 지키는데는 핵억지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주 열린 6자회담은 대화와 신뢰구축의 장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자아냈으나 북한의 핵실험 의지 선언에 이어 급히 끝나버려 상황이 나아지기는 커녕 더 악화됐음을 보여주었고 북한 지도부의 고립된 사고와 미국 지도부의 무자비한 정책이 맞부딪칠 재난의 위험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