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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제에관하여 또 퍼온글입니다...구상진변호사님의 글입니다..

 
근본적으로 그 취지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구 상 진(변 호 사)

제1주제 발표에서는 특히 "가부장제"의 학문적 의미와 우리 가족제도가 그와는 다른 독특한 가족공동체임을 확실히 깨우치게 되었고, 덧붙일 것이 없습니다.

제2주제 발표 역시 우리 국민을 사랑하는 나머지 그 가정생활과 미래를 염려하여 이와 같이 많은 글자를 쓴 것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만, 매우 異見이 많으므로 이하 2주제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1. 근본적으로 그 취지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발제 취지는 父系血統의 家는 인정할 수 없는 것이므로 家, 家族, 戶主의 개념은 폐지해야 하며, 따라서 호적부를 없애고 대신 개인별로 별도 카드를 만들어 출생, 혼인 등 인사사항을 기재해야 하는데, 당장 곤란하다면 잠정적으로 사실상의 동거를 기준으로 하여, 부부나 독신 성인 또는 일정 주소지 등을 단위로 호적을 만들고 혼내자, 혼외자, 양자를 망라하여 함께 사는 미혼 자녀도 등재시키자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과연 이것이 우리 국민이 바라는 것이며, 국민에게 진정 유익한 일인지는 크게 의문입니다.

혼외자 중 아버지 호적에 등재되지 못한 이가 일가창립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호적에 등재될 수 있게 하거나, 이혼한 모가 양육하는 자녀를 모의 호적에 입적시키는 데에 주요 효용이 있을 뿐 별다른 직접적 실익은 없고, 가족개념을 파괴함으로서 전통 도의관념에 큰 혼란만을 초래할 것으로 보이는 변경을 위하여, 독립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 등 "가족"이나 "호주"라는 용어가 사용된 수백개의 법령을 모두 고치고 전국의 호적부를 모두 바꾸는 엄청난 소동을 치루자고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2. 그 논거나 자료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1) 우선 발제자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제자는 마치 절대자로부터 우리 국민의 가족생활을 專斷할 권한을 부여받기라도 한 것처럼 자신의 논리만을 역설하면서 반대의견을 가진 국민을 "축첩제 지지세력, 봉건적 가부장제 신봉자, 일제군국주의자, 비민주적 세력" 등으로 무차별 매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정통 가족제도는 한반도에 반만년을 정착해 오는 동안 민족의 지혜와 경험이 어우러져 형성된 아름다운 것이고, 국민일반의 부부, 자녀관계를 일부 견해나 외국인의 풍습을 이유로 강제적으로 변개하는 것은 온당한 일이 아니므로, 학자라면 의견을 제시하는데 그치고 전적으로 국민일반의 의사에 맡겨야 할 일이며, 국민의 법의식을 비난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2) 발제자의 주된 논거는 "기존 가족제도가 남자 위주로 편성된 체계이고, 여성은 그 체계 내에서 출생시는 아버지 등 남자, 결혼시는 남편이라는 남자, 나중에는 아들 등 남자의 호적에 가족으로 실릴 뿐 여성이 독자적으로 호주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따라서 일생을 호주인 남자의 지배하에 살게되어 있어 불평등하다. 이를 해소하려면 부계혈통체제를 철폐해야 하고, 호주제는 부계혈통체제를 강제하는 제도장치로서 '양성의 평등'을 규정한 헌법에도 위반되므로 폐기되야 한다"라는 점에 있는 듯합니다.

입부혼의 경우를 포함하여 여자가 호주로 되는 경우는 예외적이므로, 남녀대결적 관점에서는 간혹 그러한 극단적 생각도 날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이는 엄청나게 편협하고 자타파멸적인 생각입니다.

차라리 부계혈통체제 대신 모계혈통체제를 주장한다면 고려의 여지라도 있다고 하겠으나, 부모양계혈통체제는 전혀 불가능한 것인 만큼 부계혈통체제 폐지론은 결국 부모와 자녀를 법적으로 단절시키고 사실상의 유대에 맡기기로 하는 것으로서 현실적으로는 가족을 해체하여 집집마다 부모자녀를 남남으로 만들고, 선조의 산소를 다 없애고 종중도 모두 폐지하는데에 연결되는 것이고, 결국 성도 폐지해야 할 것인데, 교황도 가정의 붕궤가 인류환란의 근본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고, 미국 등 서구에서도 족보가 인기를 얻고 있으며, 개나 말의 족보도 기록하고 있는데, 세계에 자랑할 만한 전통 족보도 폐기하고 선열과 후손의 유대도 다 끊어버리자는 것은 일제의 창씨개명보다도 훨씬 심한 가정과 민족에 대한 철저한 파괴행위이고, 인간의 본성에도 맞지 않는 것이므로 도저히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입니다.

과학적으로도 친생 부모의 유전자가 자신의 생명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고, 부계혈통은 몇 대를 내려가든 유전자 상으로 검색이 가능하나 모계혈통은 그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있고, 신비론자들은 인간의 수호령이 대부분 부계조상령이고 부모 자녀간은 다생의 중중인연으로 맺어진 것이라고 하는데, 발제자가 인간 생명과 인생에 대하여 어떠한 혜안을 가졌기에 전세계 인류가 공통적으로 취하고 있다 할 부계혈통 체계를 이와 같이 비난하는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헌법상의 '양성의 평등' 문제에 관하여 발제자는 고은광순이란 이의 글에서 인용한다면서 본인이 "남자와 여자는 출발부터 다르기 때문에 가정내 남녀의 역할이 같지 않다는 전제에서 시작해야 하므로 가족관계에 있어서 남녀동등이라는 말은 성립이 안 된다. 논리상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와 풍토의 문제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썼고, 위 고은광순의 글에는 어떤 여성지의 보도를 근거로 들고 있다는데 이는 매우 부정확한 인용이므로, 이에 관한 "정통가족제도 수호 범국민연합"의 공식 견해를 소개하는 것으로 보충하겠습니다.

『"平等"이란 "같은 것을 같게 다른 것을 다른 만큼 다르게 하는 것"이라 할 것인데, 家族關係에 있어서의 "男女"는 대체로 그 同一한 점보다는 서로 다른 점이 중요하게 평가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그 平等도 도식적 평등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점에 상응한 調和的 地位를 설정하는 實質的 平等이 중요한 것입니다. 즉 가족제도상 男女는 "人格의 平等과, 男女 有別 및 兩性의 調和"가 기본원리로 되어야 하는 것이고, 헌법 문언의 "兩性의 平等"은 그 구체적 調和를 추구함에 있어서 특히 女性의 人格이 尊重되도록 유의하여야 한다는 취지이지 모든 法規定上 男女를 달리 규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 할 것인데, 이러한 심층적 구조에 대한 혜안도 없이 도식적 남녀 평등을 法原理로 하여 立法하게 되면 이는 西歐의 法制와도 다른 것이고 결국 가정파탄과 불행만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3) 발제자는 "호주제는 호주 이외의 사람을 호주에 비해 열등한 지위에 있는 자로 취급하고, 강제적으로 호주와의 관계를 설정하고 있어 인간의 존엄에 반한다"는 취지의 논거에도 의지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가계계승제도에 불과하고 달리 호주에게 아무런 권한도 부여하지 않고 있는 현행 호주제와는 전혀 관계없는 황당한 주장입니다.

호주를 두는 것 자체와 여성이 남자가 호주인 호적에 편입되야 하는 것이 모두 인간의 존엄에 반한다는 논리라면, 이는 전시대 한 때 유행하였던 항의적, 파괴적 개인주의의 편협한 논리의 유풍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서, 인간이 결함없는 완결된 존재로서 누구로부터도 독립되어야 하고 나아가 다른 인간이나 사회는 물론 자연과 신도 정복할 수 있다고 가볍게 믿었던 극단적 사상에 기초한 잘못된 주장이라고 봅니다.

사회이론의 단위로서 그러한 개인을 가정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현실의 가정에는 그런 개인은 없습니다. 가정에서는 누구나 어린애로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으며 사후에도 추모되고 기록됩니다. 또한 지체부자유자, 정신박약자 등도 수용되고 있으며, 그러한 열등한 구성원의 비중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또한 어떤 여자라도 아버지가 있게 마련이고 아들을 낳기도 하며, 남자 역시 같습니다. 이와 같이 가정에서의 개인이나 남녀는 모두 상호의존적이고 변천의 과정에 있어 독자성이 적은 것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주의를 강하게 주장하면 결국 일시적으로 강한 개인이 노부모나 아동 등 허약한 가족구성원 등을 억누르고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결과를 낼 우려가 많을 뿐만 아니라, 하늘에 침뱉기처럼 결국 자신에게도 불행으로 귀착되는 법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연약한 여성을 보호한다고도 주장하는 듯하나, 이러한 주장을 하는 여성은 남자와 경쟁하여 이길 수 있고 기존의 질서도 뒤엎을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이들로서, 결코 약자가 아니며, 이 논의의 실상은 억눌린 약한 여성의 해방이 아니라 할머니를 포함한 무력한 노인과 아동 및 허약한 남편에 대한 공격행위이므로, 인간의 존엄을 호소해야 할 처지에 있는 것은 오히려 그 반대편인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인간의 존엄"이라는 것은 마치 불가에서 모든 존재가 불성으로부터 생겼고 마침내는 성불에 도달할 수 있는 궁극적 존재이다라는 의미로 "萬有佛性"을 말하는 것과 비슷한 이념적 선언이라 할 것이고, 또한 정치과정에서 기본권의 주체로 되는 근본지위의 전제로서 주장되는 것이지, 마치 휴양지에 노부모를 버리고 오고, 탁아소나 병원에 유아를 맡기고는 가출해버리는가 하면 아침에 집을 나가 저녁에는 눈맞는 이를 따라가 버리는 말세적 행태와 같이, 예절도 도덕도 팽개치고 자기 좋을 대로만 할 수 있는 개인의 권한을 인정하기 위한 개념은 아닌 것이며, 가정에서는 개인주의 못지 않게 공동체를 위한 무한책임과 헌신 등 단체법적 통합의 원리도 존중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4) 발제자는 우리 가족제도를 일률적으로 "봉건적 가부장제"로 매도하면서 호주제가 그 전형인 것으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발제자가 처음으로 우리의 전통 가족제도를 "봉건적"인 것으로 묘사하는 것은 아니겠으나, 우리 역사에 봉토를 매개로 충성복종계약을 한 봉건제가 존재한 바 없고 우리 가족제도가 그러한 봉건제에 연결되어 형성되거나 유지된 일이 없다는 점은 명백한 사실이므로, "봉건'적'"이라는 애매한 용어로 우리 가족제도 전체를 막연히 포괄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매우 부정확하고 선동적인 행위로서, 우리의 선조와 대다수 국민 나아가 우리의 역사를 근거없이 모욕하는 것이므로 학술상 허용되어서는 아니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가족제도가 "가부장제 가족제도"라는 묘사는 그 남용의 정도가 훨씬 심각하여 중등교과서나 사전에까지도 수록된 듯 하나 이 또한 발제자와 같은 학파에 속하는 이들이 해놓은 일로서 여기에도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봅니다.

현행법상의 호주는 남계혈통체계의 호적부를 편제하기 위한 매개자 역할을 하는 것 이외에 달리 아무런 권한이 없는데도 여전히 호주제를 "family-head system"로 번역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가부장제"는 "patriarchy"로 번역될 것입니다.

그런데 "patriarchy"는 로마 초기의 가족제도로서 家에 속하는 인원과 재산 전체가 가장의 소유로서 가장은 구성원의 생살권, 매각권, 징계권, 혼인과 이혼의 강제권을 가졌고, 후임 가장은 그 모든 권한을 이어받아 심지어는 전임 가장의 부인도 그 소유로 하였던 제도이므로, 우리의 가족제도를 "patriarchy"로 소개하면 서양학자들은 우리의 현 가족제도도 그러한 내용이라고 알게 될 우려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자를 음, 남자를 양으로 보고 음양의 특성으로 인한 차별은 논하였으되, 이를 서로 다르면서 하나로 통합되는 상호적 존재로 인정하였던 것이지 주종의 관계로 본 것이 아닙니다. 장승도 천상대장군과 지하여장군 두개를 나란히 세웠고, 세계에서도 유래없이 여성의 姓을 그대로 보존하고 호적에도 부부 공히 4대에 걸친 직계 선조와 외조를 기재하였으며, 남자가 벼슬하여 정1품 영의정이 되면, 그 부인에게도 외명부 정1품 정경부인의 작위를 수여하여 그 품계를 대등하게 하였고, 부부가 서로 존댓말을 쓰는 것이 정통 예법이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사가에서 할머니가 항고연장자격으로서 조석문안을 받고 집안의 주요 결정에 참여하였으며, 가산의 상징인 곳간 열쇠도 주부가 가지고 있었고, 거처하는 집도 주부의 집이 소위 안채로서 가장 장중하였습니다. 율곡의 제례법에 의하면 제사에서도 주부는 아헌을 올리도록 되어 있고, 왕실에서도 대비나 대왕대비가 왕위계승에 결정권을 행사한 일이 한두번이 아니며, 심지어는 현임 왕을 폐한 일까지 있습니다. 또한 데릴사위를 인정하거나 딸은 물론 사위가 장인 장모의 제사를 지내는 등 상당한 정도의 여계적 제도도 존중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가족제도는 부계중심의 대가족제도이기는 하나 상당한 정도 여계적 예외를 인정할 뿐만 아니라 독특한 방법으로 여성의 지위를 보장하는 특수한 것이어서, 서구의 "patriarchy"와는 전혀 다른 것이고, 서구의 잣대로 재거나 이름 붙일 수 없는 아름다운 고유 문화인 것입니다.

제자백가 당시 병가나 법가 등 주로 권력이나 힘의 논리가 팽배하였을 때도 유가는 가족질서를 중심으로 한 문화적 교의를 주장한 바 있고 공자 스스로 우리 나라를 군자국으로 사모한 것으로 알려져 있거니와, 위와 같이 우리의 전통 가족제도는 같은 시대의 서구의 제도에 견줄 때 비할 수 없게 매우 문화적인 것인데도, 우리의 정통 가족제도를 아무 근거도 없이 "가부장제"로 비난하는 것은 매우 비양심적인 태도로서 "我 文化民族을 土昧人遇하야"라는 독립선언서의 문구를 들것도 없이 한국인이 더구나 소위 진리를 강론하는 직무에 종사하는 이가 취할 바 도리가 아닐 것입니다.

무엇보다 현재의 호주제는 단지 가계계승제도에 불과하고 달리 봉건적 가부장제를 거론할 호주의 권한이 전혀 없는데 난데없이 현행 호주제에 대하여 대뜸 봉건적 가부장제를 들고 나오는 것은 매우 잘 못된 것입니다.

(5) 또한 남계혈통체계가 조선 후반기의 성리학에 기초한 종법제로 인한 것으로서 우리의 전통 미풍양속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 역시 참으로 난해합니다.

종법제에 관하여도 같은 내용을 서로 베껴 써서 널리 유포되어 있기는 하나, 일본과 중국을 포함하여 종법제 원전은 발견되지 않고 있어, 그 진정한 내용이 불분명하며, 후대의 학자들의 상상에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유포된 내용에 의하더라도 종법제는 殷 말, 周 초에 형성되었다가 그 후 점차로 변질, 해체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또한 18세기 이후의 조선 후기는 성리학이 쇠퇴하고 실학이 새로 대두된 시기이며, 예컨데 여기 숙종 10년(1684년)의 조선 호적에도 예외 없이 父系 4대조가 기재되어 있고 대부분의 족보에도 조선초엽부터의 부계혈통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가족제도가 조선 중엽까지도 부계중심체계가 아니었는데,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 성리학에 기초를 둔 종법제에 의하여 부계중심체계로 변경되었다는 주장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고, 궤변에 불과한 것입니다.

(6) 호주제가 일본에 의하여 민족말살정책으로 도입된 것이고, 일본이 1947년경 폐지하였으니 우리도 폐지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문제입니다.

일본은 1871년경 호주제를 정비하였다 하는데, 그 때까지 일본 국민의 90%가량이 성씨가 없었고, 봉건 영주의 지배하에 일종의 영주의 공동체 구성원으로 생활한 것으로 보이며, 서구에 유래가 없는 호주제를 제정함에 있어서 그 모델이 된 것은 한국의 호전체제였고, 한국의 부계혈통체계의 족보와 호적 기재내용이 그 기초가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발제자의 주장대로 여호주도 적지 않았으나, 조선 호적상의 호주는 현재의 주민등록부상 세대주에 해당하는 것이고, 혈통에 관하여는 부부 각자의 성본과 4대에 걸친 부계혈통을 명시하고 있고, 예외가 전무합니다. 또한 호적 이외에 문중, 종중 조직이 확립되어 있어 방안제사를 지내는 고조 이하의 남계혈족은 자동적으로 종손을 제주로 하는 문중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일제의 호적이 비록 그 형식과 호주 개념 등에서 조선의 호적과 일부 달랐으나 기본적으로 우리의 전통 법의식과 동일한 원리였으므로 쉽게 우리의 제도로 정착된 것이며, 일제가 행정편의를 위하여 호적제도를 정비시켰고 창씨개명 등 다른 정책을 볼 때 근본적으로 민족말살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정비된 호적에 의하여 독립운동가의 혈통을 쉽게 파악하였던 것은 사실이라 하겠으나, 호주제를 근간으로 한 호적제도가 민족말살정책에 연결되었다는 주장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부모 자녀와의 혈연은 개인적인 윤리, 도덕의 문제에 불과하고 법적으로는 아무 의미도 없는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본건 주제발표야말로 가족개념을 송두리째 파괴함으로써 가족의식과 향토애 및 역사적 공동체 의식에 뿌리를 둔 민족의식을 근저로부터 부인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2차대전후 일본의 호주제가 국민을 동원하여 전쟁을 하는데 사용된 비민주적 제도로 지목되어 폐지된 바 있다 하겠으나, 소는 물을 마시고 우유를 만드나 뱀은 물을 마시고 독을 만든다는 부처님 말씀을 인용할 것도 없이, 이는 우리와는 전혀 무관한 것입니다.

일본은 명치유신 시에 봉건체제를 해체하고 국민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국민조직의 수단으로 호주제를 새로 고안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국민을 동원, 침략전쟁을 수행하였다고도 할 것이나, 우리의 경우 호주제의 골격인 부계혈통체제는 오랜 역사적 경험으로 자생적으로 형성된 것이고, 부지불식간에 민족의 체질과 생존전략이 되어 있을 뿐 이를 침략전쟁에 이용한 일은 전무한 것입니다.

일본이 1947년에 호주제를 폐지하였으니 우리의 호주제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야말로 우리 전통을 폐지하고 일본화하자는 주장에 불과한 것이면서도 마치 호주제 유지주장이 일본군국주의를 지지하는 것인 것처럼 우기는 것 역시 매우 곤란한 논리라고 할 것입니다.

특히 독립유공자유족회, 70여년의 유서 깊은 항일여성독립투쟁단체인 한국근우회, 안중근의사의 후예이신 대한노인회장님, 면암 최익현선생의 가계이신 성균관장님, 항일학생운동으로 옥중에서 광복을 맞으신 한국씨족총연합회 총재님 등 민족 원로들께서 호주제는 전통 미풍양속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가통과 민족정기를 보존하는데 필요불가결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결의하고 계시는데, 발제자가 감히 호주제유지론이 일제군국주의의 잔재인 것으로 매도한 데 대하여는 그 저의가 무엇인지 해명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7) 성리학의 종법사상이 처첩제의 근거이므로 호주제 보존을 주장하는 것은 처첩제 보존을 주장하는 것과 같다는 논지 역시 도저히 이해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인류가 부계혈통문화를 가지고 있고 성서도 아브라함 이하 40대에 걸친 남계혈통만을 기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본처 이외의 여자에게서 득남한 경우까지 기재하고 있는데, 이를 모두 축첩제에 관련 짓는다면 이는 학문적 논거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8) 농경사회가 산업사회로 바뀌는 등 사회경제적 기초에 변경이 있어 호주제는 유지될 수 없다는 주장에도 무리가 많습니다. 발제자의 사실 분석의 내용에도 의문이 있거니와 사실이 바로 규범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9) 신생아의 남녀 성비의 문제, 이혼모가 친권자로서 양육을 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 자의 호적은 여전히 부의 호적에 남아 있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주장, 현 호적제도는 혼외자에게 매우 불리하다는 주장 등은 일부 경청할 점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노년층의 남녀 성비는 신생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현저히 역전되어 있고 전체적으로는 남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할 것인데, 이러한 문제를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 할 것이며, 법적 남녀차별을 완전히 철폐하였다는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우리 경우보다 더욱 극심한 남아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것이 과연 법규정으로 인한 것이며 법규정 몇 개의 변경이 이러한 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인지조차 의문이라 하겠습니다.

예컨데 개정론자들은 헌법재판 과정에서 동성동본금혼의 법의식은 이미 붕궤되었다고 강변하였지만, 동성동본혼인신고를 수리한 뒤 3년이 다된 지금까지도 1%에도 현저히 미달하는 3,000여쌍의 혼인신고 밖에 되지 아니하여 종래와 아무런 차이가 없고 동성동본금혼의식이 철저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자 이제는 소수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데, 본건 역시 많은 경비를 들여 강행하여도 대다수 국민의 불편과 반감만 초래할 뿐일 것으로 생각되는 것입니다.

혼외자, 부모가 이혼한 자녀 등 종래의 정통가정에 속하지 못하는 이를 위하여 고심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 하겠습니다만, 정상 가정의 윤리가 훼손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개선의 방향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지, 그러한 경우를 원칙으로 하여 가정과 가족이 해체된 가족법을 모색하여서는 아니되는 것이며, 예컨대 혼내자와 혼외자가 구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역으로 가정의 순결을 무의미하게 함으로써 정상적인 부모자녀 관계를 저해하고 혼외자 量産을 촉진할 우려까지 야기하는 것으로서, 가치를 지향하는 문화규범이 취할 바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10) 그리고 국가 사회의 민주화를 위하여 가정의 민주화가 필요하므로 호주제를 폐지하여야 한다는 주장에 이르러서는 과연 그 민주화가 누구를 위한 어떠한 민주화이기에 정통가정 전부를 불신하고 이를 깨뜨려서 가족을 정치적으로 분열대립하게 하려는 것인지에 대하여 의문을 금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정략적, 권력만능주의적 발상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3. 이 공청회 등 가족법관계 논의의 절차에 관하여

(1) 가족법은 국민 전원이 주요 이해당사자이므로 그 개정논의는 국민에게 널리 알려야 하고, 새로운 법의식이 지배적으로 될 때까지는 마땅히 종래의 규범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1989.년말의 개정시부터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컨데 그 때 혈족개념을 부계중심주의에서 남녀양계주의로 변경하고 친족의 범위를 개정하여 종전의 소위 친8촌과 외조모의 외조모의 외손녀의 외손녀가 동일하게 혼인무효 및 친족상도의 범위에 해당하게 되었다는 점이나, 계모자관계가 폐지되어 전모의 자가 계모의 여동생과 결혼하여 부자가 동서가 되어도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게 되었다는 점을 아는 국민이 거의 없고 법률가, 법학자들조차 거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1998년도 법무부안에 대한 국회 심의에서 법안심의위원을 전원 개정론자로 구성하였고, 공청회 역시 비공개에 가깝게 진행하고 전원 찬성인 것으로 정리한 점에 대하여 여야의원이 일치하여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고, 그 법안의 주요부분에 예컨데 시숙과의 재혼도 가능할 수 있게 되어 있는 등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많다 하여 상당한 수정을 하는 법사위 의결까지 되었는데도, 법무부는 아무런 새로운 절차도 거치지 아니한 채 곧 바로 위 폐기된 법안을 거의 그대로 입법예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위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제출기간이 7월 3일까지라고 공고하고는, 성균관과 대한노인회에 대하여는 6월 24일까지 의견을 제출하지 않으면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겠다고 별도 통지를 하고, "입법예고 결과 별다른 의견없음"이라고 인쇄된 서류를 함께 송부하였습니다.

또한 이와 같은 비상한 시점에 예고안의 내용에 관하여는 공청회는 물론 어떠한 여론 수렴절차도 취하지 않고 있으면서 법무부 스스로 타당성이 없다 하여 예고안에서 삭제한 호주제에 관하여만 이와 같은 토론회를 열어 국민의 이목을 현혹시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토론회 주제 논문은 6월 24일까지 제출하고 토론원고는 6월 30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하여 제1주제 발표자의 원고는 6월 24일 접수하여 관련자 전원에게 송부하였으면서도 제2주제 발표자의 원고는 6월 29일에야 제출받음으로써 이에 대한 반대 토론만 편파적으로 봉쇄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종합해 볼 때 누군가가 정통 가족제도를 지지하는 국민을 적대시하고 국민의 부부관계와 부모자녀관계를 정략적으로 변경하려 한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할 것인데, 민족헌법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우리의 정통가족제도가 이렇게 비정상적인 절차로 손상을 입어서는 아니될 것이므로, 앞날을 염려하는 양식있는 국민 모두가 가족법 개정 논의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 주실 것을 이 자리를 빌려 호소합니다.

(2) 그리고 법무부가 참으로 국민을 위한 법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라면 동성동본금혼제나 호주제와 같이 현행 가족법의 기축을 이루는 제도를 몇몇 인사들의 개인적 의견이나 정상적인 가정도 꾸려보지 아니한 이들의 예외적 의견, 외국인의 풍습 등을 빙자하여 변경하지 말고, 반드시 공식적인 국민의식조사를 선행하고 경우에 따라 국민투표도 고려할 것을 요청합니다.

이러한 조사를 시행하는 경우 조사주체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결론이 조작될 위험이 있으므로 마땅히 찬반 양측 인사의 공정한 공동 참여 하에 설문사항을 정하고 그 절차를 감시하여 올바른 결과를 얻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2003-09-08 03: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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