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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명절 증후군이라.....

 
강도높은 부엌일, ‘명절증후군’ 여전

경제적 여건이 아니더라도 우리 명절문화는 바꿔 나가야 할 점이 적지 않다. 가부장적인 요소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모두가 즐거운 한가위는 될 수 없을 것이다.

여성민우회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은 ‘명절은 노동절’이라 싫다는 의견이 압도적인 반면 남성은 교통대란 때문에 싫다는 응답이 압도적 1위였다. 여전히 명절은 ‘며느리들의 고행’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성민우회는 올 추석 캠페인으로 ‘남성들이여, 설거지부터 시작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경북 김천에 시댁이 있는 김은경(38)씨는 “맏며느리라 음식과 차례상 차리는 것은 물론 비용까지 다 책임지고 있다”며 “추석이나 설을 앞두고는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이라고 하소연한다. 커리어우먼인 김씨가 두통을 호소할 지경이니 대한민국 주부 대다수는 부언할 필요도 없다.

그나마 여성단체와 여성언론이 주도하는 ‘평등명절 지내기 운동’이 공중파 방송 등을 통해 조금씩 소개된 최근 몇 년 사이에 극히 일부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만 명절 스트레스 때문에 고통을 받는 여성들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신과 전문의 이명수 푸른마음정신과 원장은 “매년 명절 전후에 주부들의 상담이 많아진다”며 “올해도 예년과 비슷하다”고 전한다.

이 때문에 여성민우회는 ‘온 가족이 웃는 명절 계획 세우기’ ‘남녀가 모두 역할 나누기’ ‘형편에 따라 형제, 자매 시댁 친정 구분 없는 명절 지내기’ ‘음식과 차례상 검소하게 꾸미기’ ‘조상모시기보다 고인 기리기’ ‘즐거운 명절놀이 찾기’ ‘이웃과 정 나누기’ 등 ‘평등명절 7가지 약속’을 내놓고 있다.

여성단체, 역할분담 등 ‘평등명절 7가지 약속’ 계몽

주부들은 남편에게 문제를 인식시키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명절이 여성에게 얼마나 고통을 전담시키는지를 알리고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조금씩 평등명절이 되도록 개선해 나간다면 우리의 딸, 아들은 즐거운 명절을 맞게 될 것이다.

올해도 고향 가는 길은 고행길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올 추석에 3900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보다 9%쯤 증가한 2200여만 대가 고향 다녀오는 길로 몰릴 것이라는 전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향 가는 길로 나서는 것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베풀어주신 사랑의 숨결 때문이다. 농사 지랴, 자식 키우랴 손가락이 갈퀴처럼 구부러지면서도 타향에서 힘들게 공부하고 돈 버는 자식에게 야채 한 짐이라도 더 들려보내고픈 그 한없는 사랑 때문이다.

친정과 시가가 충남 서산에 있는 시인이자 주부인 정기주(43)씨는 “지난 설에 고향에 가 어머니의 깡마른 몸을 씻겨드리다가 등 뒤에서 끌어안고 울었다”며 “넉넉하지 않은 살림을 핑계로 명절 때만 고향을 찾는 것이 죄짓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땅의 모든 딸과 아들들이 지닌 죄책감일 것이다.

푸짐한 선물 못 챙겨 가더라도 푸근한 사랑을 넉넉하게 받고 돌아올 고향으로 가는 길이 행복한 여정이 되길 바란다. 한가위가 온 가족 모두 즐거운 명절이 되길 기원한다.

저는 아들이 둘 있고 그러니 물론 며느리도 둘이 있지요. 그런데 오순도순 정겹게 명절 준비를 하면 좋으련만 그게 저의 바람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첫째 며느리는 살림만 하는 전업주부이고 우리 내외와 한집에 살고 있지만, 둘째 며느리는 직장을 다니고 분가해서 따로 살고 있는 차이에서 오는 미묘한 갈등이 있다는 것을 재작년 추석 때야 알게 되었지요.

큰애와 장을 보고 음식 준비를 분주히 하다 거의 마무리를 지을 저녁 무렵 늦게야 둘째 내외가 왔습니다. 둘째 내외가 거실에 들어서자 한참을 쪼그리고 앉아 전을 부치던 큰애가 인사를 할 요량으로 일어나려다 다리가 저려 그만 기우뚱거리고 넘어지며 전 부칠 반죽그릇을 엎고 뜨겁게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손까지 데는 사고가 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도 큰 화상은 아니었지만 큰애는 민망하기도 하고 한편 자신의 처지가 처량하게 느껴진 듯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큰아들이 급히 구급약상자를 가져다 치료를 한 다음에 큰애를 다독이며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지만 식구들은 물론 저의 마음도 결코 편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좀 거창한 말로 명절 준비의 다운사이징을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인원은 줄이되 유휴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명절 준비 합리화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우선 추석과 설날에 번갈아 가면서 큰애 내외와 작은애 내외를 처갓집으로 보내 그곳에서 명절 준비를 하도록 했습니다.

딸자식도 자식인데 시집가면 시집 명절 준비하느라 고작해야 명절 다음날 인사나 드리러 가는 게 시대에 맞지 않는 불평등한 모습이겠지요. 그 대신에 명절 준비는 남편과 남은 아들이 도와주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당장 작년 설날부터 그렇게 시도를 했는데 며느리들의 반응은 물론, 가족들도 모두 찬성했고 결과도 대만족이었습니다.

작년 설날에는 큰애 내외를 일찌감치 처갓집에 보내고 차례상을 차릴 음식재료들은 저와 작은애가 함께 시장을 봐 왔지요. 작은아들은 도맡아서 뒷설거지며 정리정돈을 꼼꼼히 해주고 과일도 씻어주고 전 부칠 때 손이 부족하니까 옆에서 밀가루를 묻혀 주는 등 적극적으로 돕더군요.

남편도 전에는 명절이래야 지방을 쓰고 병풍을 꺼내는 정도였는데 처음에는 며느리 앞에서 체면 때문인지 뒷짐만 지고 쭈뼛쭈뼛하더니, 어느새 녹두를 간다니까 믹서를 꺼내 준비를 해주었고 운동 삼아 갔다 오겠다며 자전거를 타고 가서 가래떡을 찾아다가 썰기 좋게 굳도록 큰상에 가래떡을 가지런히 펴놓는 등 가족이 일사분란하게 준비를 하니 수월하게 차례음식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기왕에 명절음식 준비에 남자들을 참여시킨 김에 우리 여자들도 차례 지내는데 적극 동참하기로 했지요. 전에는 남자들이 차례나 제를 올리는 것을 멀찌감치 떨어져서 지켜보거나 뒷시중만 들었지만 이제는 제례의 모든 과정에 똑같이 참여합니다.

글쎄 차례를 지내려는데 손자 녀석이 자기 여동생한테 “너는 여자니까 절하는 거 아니야!”라고 하더라고요. 아직 어린 아이에게 이런 남녀 차별적 의식을 심어주는 차례를 지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여자들도 모든 제례에 남자들과 함께 참여하게 되었답니다. 손자 녀석이 살아갈 세상은 완벽한 남녀평등의 사회일 텐데 이런 낡은 남녀차별의식을 키워서는 사회생활이 어려울 테니까요.

이렇게 명절을 지내는 방식을 개혁한 지 2년째가 되는데 지금은 가족들 모두가 잘 적응하고 호응도 좋아서 ‘진작 이런 식으로 바꿀걸…’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입니다.

차례는 이렇듯 두 며느리가 윤번제로 준비하지만 제사는 물론 두 며느리가 다 참여합니다. 둘째애가 분가해서 살고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큰애가 대부분 준비하던 것을 개선하기 위해 제사가 있는 달은 작은애가 미리 월차나 휴가 등을 내서 큰애와 처음부터 함께 제사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차례 및 제사 준비에 있어서 불평등한 여자들만의 혹사도 문제지만 며느리들간의 분명하고 공평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지 않는 데서 오는 갈등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그리고 우리 집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명절은 선대를 위한 의례인 만큼 달라진 시대상에 맞게 변화시키는 개혁도 부모세대, 특히 시어머니가 주도적으로 나설 때 실효성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시어머니 입장에서 차라리 해오던 대로 명절을 보내는 게 수월할 것이라는 이기적인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나서서 조금만 수고스러우면 가족 모두가 행복한 명절을 만들 수 있고 명절이 미풍양속을 떠나 부담과 갈등만 남다보면 자칫 명절폐해론 내지는 명절무용론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까지 이르자 잘못된 명절을 바로 잡아야겠다는 결심에 이르게 되었지요.

우선 ‘일하는 사람 따로, 노는 사람 따로’가 아닌 함께 일하고 함께 노는 공평한 참여의식의 확산이 필요하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여자는 차례에, 남자는 가사노동에 동참하는 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명절이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할 힘든 일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버리고, 그야말로 서양의 축제처럼 유쾌하고 행복한 가족축제가 될 수 있도록 일보다는 건전한 놀이문화로 분위기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개방적인 남녀평등의 새로운 가족주의 기풍이 사회적으로 확산돼야 할 것입니다. / 이흥화



내 시댁은 그나마 좀 남녀간에 민주적인 분위기가 흐르는 집이다.
맞벌이를 하는 우리집 분위기에 익숙해진 내 신랑은 이제 본가에 가서도 설겆이 및 청소를 도맡아서 한다.
물른 윗어르신들이 손님으로 온다면야 꿈도 못 꿀 일이지만, 다행히 시부모님이 눈감아주시니, 너무도 감사 할 따름이다.
허나 이 집안의 맏며느리이자, 나의 형님은 몇주 전부터 골치가 아프다고 말을 한다.
그 많은 음식과 손님 뒤치닥거리를 할 생각에 벌써부터 짜증이 밀려오나보다...
가족의 화목을 위한 '봉사'로 생각하기에는 너무 그 짐이 큰 듯 싶다.
직장에 다니는 나는 물론이고, 시부모님은 절대 제사의 간소화를 인정하지 못하시고, 남자들의 도움이라고 해봤자 그야말로 도움으로 끝나고 마니....
그리고 솔직히 며느리들 밤늦게까지 음식 만들고, 새벽부터 차례상 차렸는데,
막상 차례절차는 아들,딸, 손주들만 하게 하니, 내가 이집안의 식구가 맞나 싶다....
그렇다고 교통체증 겨우겨우 물리치고 먼 여행을 시도한 신랑한테 짜증을 낼수도 없고...
누구말대로 '봉사'한다 싶으면 된다는데... 가족간에 봉사라는 말이 쓰여진다는게 적당한건가?
명절때만 되면 신랑과 나는 처녀,총각 때를 그리워한다.
그때는 명절을 친정,시댁으로 나누기 할 일도 없었고, 선물때문에 고민할 일도 없었는데...
그래도 난 친정이 같은 서울이라 명절마다 뵈어서 자식노릇이나 할 수 있어 다행이란다.

아자아자
2003-09-08 15: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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