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 동해로 빠져 나가(종합)


(서울=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강풍과 폭우로 전국에 많은 피해를 남긴 제14호 태풍 '매미(MAEMI)'가 13일 새벽 동해상을 통해 우리나라를 빠져나갔다.

그러나 태풍의 영향으로 13일에도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여 주의가 요망된다.

기상청은 13일 "오늘 오전 1시께 대구 부근을 통과한 태풍이 크기는 '중형'을 유 지한 채 강도는 '중'으로 약화돼 오전 2시 30분께 경북 울진 부근 해안을 통해 동해 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태풍 '매미'는 현재 시속 42km의 빠른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으며 13일 오후 3 시께에는 경북 울진 북동쪽 약 130km 부근 해상, 14일 오전 3시께에는 울릉도 북동 쪽 약 310km 부근 해상까지 진출한 뒤 세력이 약화돼 소멸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 '매미'는 현재 중심기압 970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28m 등 크기와 강도를 유지하고 있어 동해상에는 초속 28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고, 6∼9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특히 태풍의 중심은 지나갔으나 강원 영동지방과 경북지방을 중심으로 계속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예상된다.

이에따라 기상청은 경남북, 강원 영동, 울릉도.독도, 남해 전 해상, 동해 전 해 상에 태풍경보를, 전남북, 강원 영서, 충남북, 제주, 서해 남부 전 해상, 제주 앞바 다 등에는 태풍주의보를 발효중이다.

기상청은 13일 낮부터 전국 대부분의 지방에서 비가 그치면서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겠으며 휴일인 14일에는 전국이 구름만 많이 끼는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 11일부터 내린 비로 제주와 남부지방에 시간당 30m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남해 410mm, 고흥 291mm, 진주 259mm, 제주 231mm, 강릉 229mm, 여수 2 16mm, 대구 193mm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매미'는 12일 오후 4시 10분 북제주군 한경면 고산 수월봉 기상대에 설치 된 풍속계에서 초속 60.0ｍ를 기록해 지난 2000년 8월31일 태풍 `프라피룬'이 흑산 도에서 기록한 전국 최대순간풍속이었던 초속 58.3ｍ를 뛰어넘었다.

이날 '매미'의 기록은 1904년 우리나라 기상관측이래 최대순간풍속 최고치로 지 난 1923년 제주지방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강한 바람이었던 `루사'가 지난 2002년 8월31일 기록한 56.7ｍ보다 강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이동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우리나라를 관통해 지나갔다"며 "그러나 13일 오후까지 강원 영동과 동해안 지방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여 태풍피해에 마지막까지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