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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합의 실패..한국 경제 득실은

 




세계무역기구(WTO) 제5차 각료회의가 협상결렬로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의 기본틀이 담길 선언문 채택에 실패하면서 한국 경제에 미칠 득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초안에 담겼던 농업시장 개방안의 시행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향후 협상에서 초안보다 유리한 안을 얻어낸다는 보장이 없어 실제로는 '맞아야 할 매'를 잠시 미뤄둔 결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장개방이 유리한 공업과 서비스 부문을 고려하면 합의문 채택 실패가 전체 한국 경제에는 득될 것이 없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지만 선언문 채택 실패를 접한 우리 정부의 반응은 부처별로 엇갈리는 모습이다. 농림부는 대폭적인 개방에 대비할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한숨돌릴 여유를 찾았다는 평가다. 이경해 전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장의 할복 자살과 대폭적인 개방을 담은 초안 공개로 농민들의 개방 반대 수위가 고조되는 상황이기 때문.

농림부 농업협상과 관계자는 "시장경제와 개방이라는 대원칙은 변한 것이 없지만 농어민들이 세계 농업 개혁에 발맞춰 나갈수 있는 여유와 시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예정대로 2005년 1월1일 이전에 전체 협상이 마무리되면 당장 2006년부터 개방의 파고에 맞서야 하지만 협상 지연으로 그만큼 시간을 벌게 됐다는 설명이다. 경제 불황이 어느정도 해소되면 농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예산확보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다.

하지만 관세 인하 등 개방속도가 빨라져야 유리한 공업과 서비스업 등을 고려하면 DDA 협상 지연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산업별로 이해관계가 다르지만 근본적으로는 무역 개방이 우리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다만 개방을 놓고 벌어지는 국론 분열이 경제 이론에 나오지 않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연구원은 그러나 국론 분열에 따른 손실이 원론적인 득실을 뒤엎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경제가 개방으로 향하고 있는 만큼 선언문 합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국내 농업 시장 개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장 내년에는 1994년 우르과이(UR) 협상에서 10년간 유예받았던 쌀시장 개방 문제를 미국 등 쌀 수출국가와 재협상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UR 협상에서 개도국 지위를 확보한 상태지만 이번 각료회의에서 나타난 미국 등의 강경한 입장을 감안하면 협상 전망은 밝지 못하다.

외교통상부 WTO과 관계자는 "농업부문도 어떤식으로든 지난 우르과이라운드 때보다 개방폭이 커질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박번순 수석연구원은 "가장 확실한 시나라오는 DDA 협상 타결이 2~3년 지연되는 것"이라며 "지연일 뿐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내일을 알어?
2003-09-15 18: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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