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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어느 콩가루 가족의 이야기 [재미있음]

 
어느 콩가루 가족 이야기


도이치 作

홍건적(남)과 이페미(여)는 부부이고, 이들에겐 홍길동이란 자녀가 있었다. 홍건적이 개판 오분전의 인격을 가지고 있어서 이페미는 어쩔 수없이 자녀 장래를 위해서 이혼했다. 물론, 홍건적이 개자식이란건 그녀 주장일 뿐이다. 실제로 그넘 이 개자식인지 아닌지는 하늘만이 알 일이다. 증인세워두고 부부쌈안하니 말이다.

어째건, 이페미는 이혼을 했다. 그런데, 어린자식을 데리고 세상을 살기란 만만치 않았다. 이페미는 연애시절의 홍건적만큼이나 그녀의 영혼을 흔들어놓는 최대강이 란 남자를 만났다. 그는 그녀의 자녀인 홍길동도 진심으로 사랑해주어서 이페미는 재혼을 하기로 했다.

"이 남자는 영원히 나만을 위해 줄거야."

이페미는 공주병 환자나 할법한 말을 되뇌이면서 마냥 행복해하고, 두번째 남편에 게 감사해했다. 게다가 자식들도 그 남자를 잘 따르니 이 얼마나 행복한 세상인가 그렇게 행복에 겨워 사는 동안 이페미는 최대강의 아이를 임신하여 출산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자신의 첫째인 홍길동과 둘째인 최이쁜이 성이 다른다는 점이었다. 물론 한동안은 이 문제에 대하여 애써 무시를 했었지만, 드디어 때가 찾아왔다.

"엄마 왜 난 아빠와도 이쁜이와도 성이 틀려?"

당황한 이페미 하늘이 노래졌다. 홍길동이에게 최대강이 친부라고 교육시켜왔건만 초등학교에 들어간 홍길동이 본격적으로 의문을 제시했고, 홍길동이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다는 사실까지 알고나서는 앞뒤 생각할 것 없이 홍길동이를 최길동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아들에게 말한다.

"어머나! 동사무소에서 이름을 잘못 써서 그런거야. 이제 고쳤으니까 걱정마."

그러면서, 그녀는 길동이에게 1인1적을 보여준다. 그곳에는 최길동이란 이름과 함께 최대강과 이페미의 이름이 있다. 근데, 동생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엄마 이쁜이는 어디 있어?"
"응 이쁜이꺼는 따로 떼 떼어야 돼."
"그럼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어디 있어?"

그러자, 우리의 이페미 강력한 사회의식이 발동하여 길동에게 설명한다. 길동이가 남근우월주의의 마초가 되는 것을 그녀는 바라지 않기 때문이었다.

"길동아.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네게 각 두분씩 계셔. 아버지쪽의 할아버지와 할머
니를 보려 아버지 호적떼야하고, 엄마쪽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보려면 엄마 호적을 떼야 한단다. 너는 아주 균형적인 사고를 해야 돼. 그렇지 않으면, 여자를 무시하고, 멸시하는 아주 나쁜 남자가 되는 거야. 알겠니?"
"응 알았어. 근데, 가족을 알아보려면 그렇게 다 일일이 떼 봐야 하는 거야?"
"그럼 당연하고 말고. 그게 남자와 여자를 차별하지 않는 거란다."

우리의 길동이 엄마가 뭔소리 하는지 모른다. 신분증서 많이 떼보는게 남여차별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어린 길동이로서는 이해가 안된다. 그때, 곁에서 이야기만 듣던 최대강이 나섰다.

"예전에는 남자가문의 호적과 여자가문의 호적 두개만 떼면 다 알 수 있었는데.."

이 말에 이페미 발끈한다. 아직도 그런 남근우월주의가 남아있다는 것애 통탄하며 최대강을 몰아 붙인다.

"그런 썩어빠진 남근우월주의로 만들어진 호주제가 그립다는 말인가요? 여자를 노
예로 생각하는 그런 제도를 말하다니 당신에게 실망이에요!"
"아니 그냥 그렇다는 말이야. 말도 못하나?"
"말이면 다인 줄 알아요? 당신같은 사람 때문에 우리나라가 일제식민지를 당했고, 6.25전쟁을 겪었던 것이고, 과거에는 여자를 노예로 생각했던 거에요. 삼종시도도 모자라 4종지도 5종지도까지 요구하는 그런 호주제가 그립다는 말인가요? 어디 그 뿐이에요? 호주제 때문에 여아낙태를 해서 성비가 불균형해졌고, 이혼이 증가하고, 이혼녀가 고통받고, 이혼한 자식이 힘들어하는 것을 몰라요?"
"내가 무슨 말을 했길에 그런 말을 해? 내 말과 당신 말은 관련이 없잖아."
"그럼 제가 없는 말을 했다는 건가요? 억지 부리지 마세요. 당신에게 정말 실망했
어요!!"

최대강은 할 말을 잃었다. 그는 그냥 자리에서 일어섰다. 말을 더 해봐야 괜한 일 로 아이 앞에서 부부싸움만 하게 될 것이 뻔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그일은 일단락 되었지만, 세상이란 그리 간단치가 않다.

이페미는 오랜 만에 친구를 집으로 초대했다. 그런데, 한 친구가 눈치없이 길동이 앞에서 그 애의 친부 이야기를 꺼내고 말았다. 당연히 눈이 뒤집어진 이페미는 친구를 거의 패죽일 기세였다.

그 뿐이 아니다. 길동이의 친부인 홍건적이 아이를 볼까하고 찾아온 일도 있었다. 이페미는 생각했다. "개떡같은 세상. 이건 세상이 잘못된거야!" 하지만, 세상일은 세상일이고 당장은 길동이의 친부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다.

이페미는 길동이의 친부를 찾아간다. [무찌르자 홍건적!]을 외치며, 유비-관우-장비의 뜻을 이어받아 당당하게 전남편인 홍건적을 찾는다. 그리고, 차분하면서도 엄중하게 경고를 한다.

"이제 와서 아이를 만나 무엇을 하려고 그래요? 아이는 지금 행복하게 잘 살고 있 어요. 그런 아이의 행복을 깨지 마세요."
"난 길동이의 아버지요."
"그래서요? 길동이의 아버지로서 뭐를 해 주었는데요?"
"만나기라도 해야 뭘 해줄게 아니오? 당신이 아이를 만나지도 못하게 하는데 뭐를 해줄 수 있다는 말이오? 지금까지는 당신 말을 존중해 왔지만, 나도 이제 더는 참 을 수 없소."
"지금 와서 왜 이래요? 이 이야기는 예전에 끝났잖아요."
"무슨 소리요? 당신 혼자 일방적으로 끝낸 일이잖소."
"당신이야 말로 무슨 소리에요? 내가 양육비를 받지 않는 조건으로 길동이를 만나 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다는 말이오? 당신에게 남자가 생기면서부터 당신이 일방 적으로 끊어 버린 거잖소. 통장도 없애고, 문전 박대하고, 친구들과 함께 나를 찾아와서 행패를 부린 것을 잊었단 말이오?"
"그건 당신이 자초한 일이에요. 난 분명히 당신에게 아이를 만나는 것이 좋지않다 고 수차례 이야기 했어요. 하지만 그것을 무시하고서 양육비를 지급하고있다는 핑게를 대고서 당신이 계속해서 찾아왔잖아요. 그것 뿐인가요? 제 따귀를 때린 일은 왜 또 빼나요?"
"그건 당신이 억지를 부리면서 나를 미친X 취급하니 그런 거잖소."
"그래서 내 따귀를 때린 것이 옳다는 건가요?"
"그건 이미 뉘우치고서 사과 했잖소!"
"뉘우친 사람이 지금에 와서 아이를 만나겠다는 건가요?"
"도대체 그게 그거랑 무슨 상관이오? 그리고, 내가 아이를 왜 만나서는 안 된다는 거요? 난 정말 당신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소."
"그걸 몰라서 물어요? 당신이 의처증 환자란 것을 모르나요? 그리고, 그 것때문에 결과적으로 우리 가정이 파괴된 것도 모르나요? 당신 정말 생각있는 사람인가요?"
"그말 그만 할 수 없소? 한때, 당신을 의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누구든 아내가 다른 남자와 호텔에서 다정하게 나오는 것을 보면 의심할 거요."
"변명 마세요! 호텔이 잠만 자는 곳인가요? 그 곳에선 식사도 할 수 있고, 커피도 마실 수 있는 곳이에요. 호텔에서 나온 것만 보고 불륜을 떠올리는 사람이 문제아닌가요?"
"흠... 지난 이야기 더이상 하고 싶지 않소. 그것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니까."
"마찬가지에요."
"어째든 난 길동이를 만나야 겠소."
"당신 미첬어요? 무조건 안돼요!! 그리고, 당신이 아이를 만나기에는 세월이 너무 흘러 버렸어요."
"세월이 흐르면, 내가 그 아이의 생부란 사실도 없어진다는 거요?"
"아이에게 혼란을 주지 말라는 말이에요! 아이를 진정으로 위한다면, 당신은 절대 아이를 만나서는 안돼요! 그 아이는 지금의 새아버지가 친부인 걸로 알아요. 그런데 지금 당신이 나타나면 어떻게 되겠어요? 길동이의 혼란은 물론이고, 내 입장도 개판되고, 우리 가정 전체가 엉망이 될 수 있어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하오? 내가 무슨 가정파괴범이라도 된다는 거요?"
"맞아요. 당진은 제 가정을 파괴하려는 가정파괴범이에요!"
"말이 심하오!"
"아무튼, 저는 분명하게 경고했어요. 이후로 또 다시 길동이 앞에 나타나면, 법적 으로라도 대응하겠어요."
"뭘 법적으로 한다는 거요?"
"아이에 대한 접근금지 처분을 받겠다는 거에요."
"하~~"

홍건적은 어이가 없어 말도 안나온다. 그런 홍건적에 비해 이페미는 단호했고, 눈 에서 불꽃이 일었다. 그게 강력한 모정의 발로일까?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런지 모르겠지만, 이페미 자신 만큼은 그게 ''모정''이었다. 그래서, 길동이를 지키기 위해 서라도,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녀는 법적조치를 취하기로 마음 먹는다. 하지만, 세상을 지 혼자 사는가? 그녀의 주장과는 달리 법원은 그녀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험인물인 아닌 이상, 홍건적이 아이를 못 만날 어떤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이페미는 미칠 것만 같았다. 법이 개인의 행복을 지켜주지는 못할 망정 어떻게 깨 트리려고 드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이것도 아직 세상에 남아 있는 남근우월주의의 발로 이리라 믿었지만, 사회운동으로 그것을 바꾸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홍건적은 당장이라도 길동이를 만날 기세인데 말이다.

그래서, 그녀는 이번엔 홍건적의 가정으로 처들어간다. 삼국지에서도 홍건적이 토 벌되지 않았던가. 그녀는 하늘이 진실을 안다면 자신을 도와줄 거라 굳게 믿었다. 그리고 하늘의 도움을 받았다.
전 남편인 홍건적의 집을 찾아가 그의 새아내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난리법석을 떨고, 홍건적의 부모에게까지 난리를 치자 거짓말처럼 홍건적이 그녀의 소원을 들어 준 것이다. 홍건적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이런 모습까지 보이는 걸 보니 길동이에게 해가 될 것같군. 내 당신 말대로 하리다."

드뎌 이페미는 승리했다. 힘겹게 가정을 지켜낸 그녀는 정말 스스로가 자랑스러워 미칠 것만 같았다. 하늘은 노력하는 자에게 복을 내린다더니 정말 그런가보다라고 그녀는 하늘에 대한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하늘에는 하느님만 있는게 아니라 악마도 있나보다. 악마의 심술인지 길동이가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최대강의 사업이 망했다. 돈많고 자산한 남자를 물어서 행복하게 지내던 이페미에게는 날벼락이었다. 이제 돈 들어 갈때가 더 많아졌는데, 평생갚아도 갚지 못할만큼 많은 빚만 생겨버렸으니 이페미 로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게다가 최대강이 사업을 망하게 된 이유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정경유착에 기인한 것이라 생각하니 이페미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남편은 남편. 자상한 남편만 곁에 있어 준다면, 돈이야 자신이 벌 면되는 일이었다. 그녀는 일을 열심히 했다. 그런데, 날벼락이 또 떨어졌다. 사업을 실패하고서 실의에 빠져있던 최대강이 바람을 핀 것이다. 그래서, 대판 싸웠더니 최대강이 손찌검까지 했다. 이런 개같은 경우가......

"사업 말아먹은 것도 부족해서 알콜 중독자가 되더니 바람을 피우고, 나를 때리기 까지 해?"

이페미는 최대강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다. 당연히 이혼을 했다. 그리고, 최대강이 너무나 미워서 자식들의 성(姓)도 갈아치웠다. 그래서 최길동과 최이쁜은 이길동과 이이쁜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없는 돈이 갑자기 나타날리는 없지 않는가?

이페미는 자식들과 함께 친정에 얹혀 살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그 곳에 살고 있던 오빠네 가족의 눈치를 안볼래야 안볼 수가 있나? 달랑 세칸짜리 방에서 살고있
는 그곳에 처들어 갔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페미는 당당하다. 그 곳은 부모님 집이니까 말이다. 상속받을 돈을 미리 땡겨쓴다면서 빌려갔었기 때문에 상속받을 것 도 없지만, 그래도 부모님 집은 부모님 집이다. 비록, 자신은 자식의 친부와 자식과의 관계를 끊어버렸어도, 그녀의 부모님은 그녀를 무조건 받아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논리다.

상황이 변하면 주장도 변하는 법. 이페미는 홍건적을 찾아간다. 그리고,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를 하면서 최대강과의 결혼시절에 끊겨버린 양육비를 청구한다. 그런데, 홍건적의 반응이 떨떠름 하다.

"양육비는 당신 자신이 거부한 거잖소!"
"그럼 길동이를 공부도 시키지 말까요?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서 어떻게 그렇게 냉정하게 말할 수가 있죠?"
"당신은 내가 그 아이의 아버지라는 사실이 자체가 싫었던 것 아니오?"
"그건 내가 그런 것이지, 그 아이의 입장에서는 아니잖아요. 어째든, 난 당신에게 길동이의 현 상황을 이야기 했으니 양육비를 줄지 말지는 당신이 결정해요. 안 준다고 해서 당신을 원망하지는 않을 테니 알아서 하세요."
"길동이의 입장? 길동이가 나의 존재를 알긴 아는 거요?"
"말꼬리 잡지마세요. 지금 제말은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그 아이를 만나야 겠소."
"그건 안돼요."
"왜 안된다는 거요?"
"몰라서 묻는 건가요? 지금 만나서 뭘 어쩌겠다는 건가요? 그 아이는 이쁜이의 친 아버지는 자신의 친부로 알고 있어요. 길동이에게 혼란을 줄 생각이면, 그만 두세요. 양육비고 뭐고 다 필요없으니까."
"......"

그리하여, 우리의 이페미는 홍건적으로부터 양육비를 받아낸다. 최대강은 거의 폐인이 되어있어서 양육비 청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 했지만, 어째건 큰 돈은 아니더라도 매달 고정적으로 홍건적에게 받음으로써 그녀는 경제적부담을 많이 덜었다. 물론, 그녀도 열심히 일을 했다. 마치, 그대로 영원히 살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사람일이란 언제나 모르는 것이다.
이페미는 이혼한지 3년도 안 되어 다시 재혼한다.
사랑도 사랑이지만, 자녀들에게 밑도 끝도 없이 들어가는 돈을 감당 할 수도 없었을 뿐더러, 친정에 더부살이에 대한 불편함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딱히, 친정이 그녀에게 부담을 준 것은 없어도 더부살이에 대한 그녀 스스로의 부담감은 언제나 그녀를 괴롭혔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페미는 조건을 상당히 따져서, 아이가 하나 딸린 유짠돌과 결혼을 한
다. 그런데, 이페미는 뜻밖의 장애물을 만난다. 길동이와 이쁜이가 반발을 한 것
이다. 이 것들이 머리가 굵어졌다고 "성" 바꾸기를 거부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다는 것이 이유였는데, 그녀는 그런 자식들의 소원을 들어 줄 수 없었다. 이번 재혼은 이번과는 달리 자신이 굽히며 들어가는 것이었기에 말이다.

그렇다고 자식들 눈에 눈물나는 것 역시 싫었던 그녀는 그것을 현명하게 해결했다. 결혼과 동시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한 것이다. 참 머리가 잘도 돌아가는 여인네 였다. 참으로 훌륭한 모정에 눈물이 다 날 지경이다.

그리하여, 이길동과 이이쁜은 유길동과 유이쁜으로 다시금 변신한다. 이로써 길동은 4번째로 성이 바뀌었고, 이쁜이는 3번째로 성이 바뀌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졸업장에 성이 다른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이후로 변화가 없기를......
그것은 길동과 이쁜이의 소망이었다. 하지만, 소망이 언제나 다 이루어지던가? 더구나 참을성 없고, 행동의 모든 기준을 "감정"에 두는 이페미 자식으로 그런 소망을 가지는 것은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

이페미가 결혼을 한 유짠돌은 돈 많은 재력가이긴 했지만, 고생고생하여 자수성가 한 지독한 짠돌이였다. 그의 철학은 ''아껴야 산다''이며, ''공부는 책만 보면 된다'' 였다. 그렇기에 자식들은 학원에 보내고, 과외를 시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더구나, 어린 사람이 보약먹는 것에 눈쌀을 찌푸리고, 고기반찬이 일주 일에 두번 이상 나오면 화를 내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질투는 어찌나 많은지 이페미가 자식들에게 신경쓰는 것에도 화를 내고, 혹여나 친자식과 의붓자식을 차별하는 것같은 느낌이라도 들면 이페미를 잠도 못자게 괴롭혔다.

그것까지는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정말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최대강이 이쁜이를 만나기 위해 찾아오고 나서부터 였다. 몇년 사이 완전한 폐인이 된 최대강은 홍건적과는 달리 아예 말이 안 통했다. 아니, 오히려 그 동안 이페미에게 쌓인게 많았던지 그녀를 몰아 붙이고, 그녀의 새남편을 협박했다. 그 중에서도 이페미를 정말 오싹하게 만든 것은 길동이를 거론하는 최대강이었다.

"길동이가 자신의 생부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정말 궁금하지 않아
? 당신이 오랜 세월동안 사기친 이야기를 들으면 그애가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 할까? 아니 그 뿐이 아니지. 자신의 생부에게 당신이 어떻게 굴었는지를 알면 또 어떻게 나올까? 아니 그 뿐이 아니지 이쁜이와 길동이가 친남매가 아니란 사실도 있지......"

소름돋는 이야기. 한때, 자신과 자신의 아들을 영원히 지켜줄 것만 같았던 남자가 이제는 그녀가 힘들게 지켜온 성을 무너트리려고 했다. 언제나 옳은 선택을 했는데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그녀는 알 수가 없었다.
세상이 미친 것이 분명했다. 그 남근우월주의가 아직 세상에 많이 남아 있는 것이 리라 그녀는 확신했다. 아버지 노릇을 못하는 사람을 감옥에 집어 넣는 제도가 하루빨리 제도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그녀는 생각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제나 제도는 멀다. 그래서, 그녀는 유짠돌의 돈을 최대강에게 주는 조건으로 그와의 합의를 본다. 참으로 불쌍한 이페미의 삶이다. 하지만, 그 일은 그렇게 간단하게 끝나지 않았다. 최대강은 2번을 더 찾아왔고, 이페미는 더욱 유짠돌에게 죽어살았다.

그래서, 유짠돌이 외도를 하는 것같아도 그냥 참고 사는 수밖에 없었다. 정말 지옥이 따로 없었는데, 이페미가 이런 지옥을 그대로 참고살까? 유짠돌의 냉소적인 시선이 따뜻함으로 바뀔 때까지 그녀가 기다릴만한 의지가 있을까? 아니다.
행동과 사고의 모든 기준이 "감정"인 그녀는 그렇게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기다림을 참을 수 없다.

당연히 이페미 또 이혼한다. 그때는 이쁜이가 대학에 입학할 무렵이었기에 그녀의 자식들은 결과적으로 초.중.고의 졸업장에 적힌 이름이 다 다르다. 이래서야 어디 나중에 졸업확인이라도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물론 주민등록번호가 변하지 않았으니 그런 정도야 첨부서류로 확인이 되겠지만, 친구들을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게 되면, 적잖은 X팔림을 감수해야하는 것은 확실하다.

어째건, 이혼을 하면서 유짠돌이가 이페미에게 악감정을 가진 탓에 길동과 이쁜이가 자신의 "성"을 쓰는 것에 강력하게 반발을 하여서 길동과 이쁜이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이길동과 이이쁜으로 바꾸었다. 처음에는 길동과 이쁜이가 "최"가로 바꾸려고 했지만, 이페미는 최대강에게 불타는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용납치 않았
던 것이다.

이페미는 이제 혼자 살까?
전혀 그렇지않다. 이페미는 아직 40대 후반의 젊은 여자다. 80살까지 산다고 했을 때, 그녀는 30년을 넘게 홀로 살아야 하는데, 이페미는 절대 그럴 생각없다.

당연히 재혼한다.
하지만, 이젠 자식들이 성을 바꾸지는 않으려 했다. 왜냐하면 고약한 친구들이 그들을 보면,
"야 너 이번엔 무슨 성씨냐?"
이라면서 빈정거렸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충분한 의사결정능력이 생긴 길동과 예쁜이는 강력하게 항의하여 "이"가 성을 유지하려 했지만, 이페미의 새남편이 되는 이를 꼴뵈기 싫어했다. 한 집에 같이 살고, ''아버지''라 불리건만 자식들의 공문서 에 자신의 이름이 없으니 동질감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여자가 성이 같지 않으면, 이질감을 느낀다며 열불 내었는데 이젠 반대가 된 것이다.

할 수 없이 길동과 이쁜이는 효도하는 차원에서 성을 또 바꾸어 준다. 그래서, 이번엔 한길동과 한이쁜이 되었다.

하지만, 이젠 길동과 이쁜이가 사회생활 제법하는 입장이었기에 성이 바뀌자 마자 각종 서류들에 이름 바꾸기를 시도해야 했다. 길동이는 회사에 이름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려야 했고, 은행을 돌며 일일이 계좌를 정정하고, 카드회사에 들러서 성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각종 모임의 회원 정보를 수정하고,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는 핸드폰 가입정보도 수정하고, 계약진행중인 건의 경우에는 계약을 새로 했다.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은 제쳐두고라도 바꿀게 너무 많았다.

그나마도 생각이 나는 것만 바꿀 수 있었다. 길동이는 열에 받혀서 외쳤다.

"어머니 만약 이런 일이 또생기면, 난 어머니와 인연을 끊을 겁니다."
"뭐야? 너 그게 엄마에게 할 소리니?"
"못할 건 뭐죠? 아버지와의 인연을 끊으라고 한 건 어머니입니다. 아버지와도 끊
었는데, 어머니라고 못 끊을 건 뭐있습니까?"

이때, 이쁜이도 나선다.

"오빠 말이 맞아!! 엄마 때문에 내가 얼마나 창피한 줄 알아? 내 "성"이 무슨 엄
마 이혼과 재혼 경력기록표야?"
"다 니들을 위한 일이었어!!"
"거짓말 마 엄마를 위한 일이었겠지!! 우리를 위했다면, 처음부터 엄마는 이혼을
하지 말아야 했어!"
"......!!"

이페미는 자식들의 이런 반발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다. 진정으로 자식들을 위
해서 모든 결정을 했건만, 무엇이 자식들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말인가? 그녀는 또 세상을 탓하고, 남근우월주의를 탓한다. 결혼할 때마다 자식들의 성을 새남편의 성으로 바꾸게 하는 이 사회의 대다수의 가정들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과 같은 소수자가 피해를 보는 것이라고 말이다. 맞는 말일지도 모른겠다. 그녀가 자식들의 성을 바꾼 것은 사회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정상가정"과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서 였으니 그녀의 그런 생각은 틀린 게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이혼을 그녀는 자신의 고유권한으로만 생각했다는 점이다. 가정을 이루는 것도,
가정을 버리는 것도 그녀 마음대로라는 생각만으로 살아왔던 것이다. 가정 그 자
체를 존중한 적이 없었다. 그녀의 관심 대상은 언제나 남편이라는 개인과 자식이
라는 개인 뿐이었다.

어째건, 이페미는 이제 장성한 자식들과 언쟁을 계속한다.

"너희들이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가 있니. 내가 너희들을 위해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어머니가 고생한 것은 저도 압니다. 그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잖습니까! 단지
제가 말하는 것은 어머니의 고생이 우리들에게 항상 이롭지는 않았다는 말입니다"
"그래 엄마. 오빠 말대로 엄마의 마음이 언제나 고마운 것은 아니었어. 게다가,
얼마 전, 이전 새아빠를 통해서 엄마가 그 동안 어떻게 해왔는지를 알고서부터는
사실 배신감마저 느꼈어. 어떻게 내 친아버지에게 나를 만나지 말라면서 돈을 줄
수가 있는 거야? 설령, 내가 친아버지를 만나기 싫다고 해도 엄마가 오히려 만나
게 해주어야 하는 거 아냐?"
"그건 네가 폐인이 된 네 아버지를 보고서 충격을 받을 까봐 그랬어."
"충격? 엄마의 그런 행위가 나에겐 더 충격이야."
"돈을 받아간 네 아버지에 대하여는 충격이 없고, 나에 대해서만 충격받았다고?"
"둘 다 충격적이야. 그래서 엄마도 싫고, 아버지도 싫어. 이제 속시원해??!!"

이쁜이는 그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고, 길동이는 다음과 같이 말을 하고 역
시 자리를 떴다.

"어머니, 이쁜이의 친아버지는 지금 현재 병원에 있습니다. 간암이라고 하더군요. 어머니와 이혼을 한 이후 3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이젠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 분과 재빠르게 헤어져 병간호라는 고생을 하지 않게된 점은 어머니에게 행운일 겁니다. 잘 하셨습니다. 하지만, 제게 그 분이 친부라고 속였던 점은 어머니의 불행입니다. 그렇다고, 당장 어머니와 인연을 끊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언제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만은 알고 계십시요. 한쪽의 천륜을 끓을 수 있다면, 다른 쪽의 천륜도 못 끊을 이유 없으니까."


이렇게 하여, 이 가족은 진짜 콩가루집안 되었다.

글 출처: //cafe.daum.net/keephozoo


hurejasic
2003-09-21 05:46:37
610 번 읽음
  총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1. 박영진 '03.9.21 7:24 AM 신고
    :-)*무지막지한 스크롤의 압박...ㅡㅡ; ↓댓글에댓글
  2. 2. 우경운 '03.9.21 12:24 PM 신고
    :-)*읽어보고 싶은데 너무길어서.....ㅡㅡ; ↓댓글에댓글
  3. 3. 유승원 '03.9.21 1:45 PM 신고
    :-|*이렇게 긴 글은 읽을 엄두가 나질 않네요... =_=;; ↓댓글에댓글
  4. 4. 심경용 '03.9.21 4:46 PM 신고
    :-)*정말 잘 썼군요......소설가 하셔도 되겠습니다.
    '김만중'이 '숙종'을 깨우치기 위해 쓴 '사씨남정기' 가 연상될 정도군요.....
    왠만하면 '중립적' 견지를 가지려 노력하지만...... ↓댓글에댓글
  5. 5. 심경용 '03.9.21 4:47 PM 신고
    :-)*'극단적 패미' 와 그 '일파' 들이 '마초이스트'로 볼까 두려워......
    더 긴 '찬사'는 줄이렵니다.
    이미 세상이 '여자'들 눈치봐야 되는 세상이고.... ↓댓글에댓글
  6. 6. 심경용 '03.9.21 4:48 PM 신고
    :-)*세뇌된 남자들도 많은 세상이다보니........ ↓댓글에댓글
  7. 7. 심경용 '03.9.21 4:50 PM 신고
    :-)*'메인'으로 추천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군요...... ↓댓글에댓글
  8. 8. 심경용 '03.9.21 4:52 PM 신고
    추천! +100점! ↓댓글에댓글
  9. 9. 김현경 '03.9.22 3:02 PM 신고
    :-)*그러게... 진작에 어머니 성을 썼으면 해결되는 것을..... 이라고 말한거에 또 야단들 하겠지만, 내용이 워낙 코미디 같으니.... 그나저나 성을 바꾸려면 법원의 판결이 있어야 한다는걸 모르나 보네... ↓댓글에댓글
  10. 10. 우경운 '03.9.22 5:30 PM 신고
    :-)*심경용님께서 읽으라고해서 읽어봤는데 별로 재미없군요.ㅡㅡ; 완전 픽션입니다. 글쓴분께선 이페미를 악역으로 만들려고 노력했겠지만 내용이 너무 황당하며 중요한것은 호폐론과 별 관계없네요. ↓댓글에댓글
  11. 11. 우경운 '03.9.22 5:31 PM 신고
    :-)*설사 아이들 성을 안바꾸고 키웠던들 저렇게 살아온 아이들이 엄마를 좋아했을까요? 성바꾸는것하고 별로 상관도 없는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써서 별 재미없어요 경용님. ↓댓글에댓글
  12. 12. 우경운 '03.9.22 5:34 PM 신고
    :-)*글고 할아버지에 대해 알고 싶다면 걍 엄마가 할아버지는 어디서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분란걸 말해주면 되지 등본은 뭐하러 띱니까. ↓댓글에댓글
  13. 13. 우경운 '03.9.22 5:36 PM 신고
    :-)*글고 성이 바뀌어서 졸업장 마다 다른성이 있어서 쪽팔린다면 같은집에 형제와 아버지 성이 다른건 더 쪽팔리겠죠. ↓댓글에댓글
  14. 14. 우경운 '03.9.22 5:52 PM 신고
    :-)*제가 하나 물어볼께요.... ↓댓글에댓글
  15. 15. 우경운 '03.9.22 5:54 PM 신고
    :-)*윗글대로 이혼을 수차례 반복하는 가정에서 호주제가 있는 상황이라면 어땠을거 같습니까? ↓댓글에댓글
  16. 16. 김동덕 '03.9.22 6:03 PM 신고
    :-)*이런사람은없어야됩니다 글같은일이있으면안되죠 어른마음대로사는것인걸요애들도독립된 인간이라는것을아시기를.... ↓댓글에댓글
  17. 17. 허은 '03.9.23 10:54 AM 신고
    :-)*진짜 웃기다.이거..-_-원 말도안되는 소리+극단적인 이야기..// 정말 짜증나오.. ↓댓글에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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