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강홍준 기자] 물가수준을 감안할 때 한국의 초.중.고교 교장들이 받는 연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소속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5년 근무한 교사(부장 교사급)의 연봉(수당 제외, 2001년 기준)과 1인당 국민소득을 비교할 때 한국 교사의 평균 연봉은 1인당 국민소득의 2.7배 수준으로 미국의 1.2배, 일본의 1.6배보다 높았다.
OECD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2003년 OECD 교육통계 보고서'를 발표했다.
OECD는 회원국들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교조 등 교원단체들은 "실제 연봉과 비교할 때 터무니없이 많다"고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17일 'OECD 교육통계 보고서'를 발표했으나 이 같은 논란을 감안해 교사들의 봉급 비교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 교사 봉급 수준=한국 초등 교장.장학관의 평균 연봉은 6만8천5백81달러로 세계 1위였다.
중등에서도 한국이 6만8천4백49달러로 수위를 차지했다.
한국 교사들의 연봉 수준은 초임 땐 OECD 소속 국가 중 9위(초등).10위(중등)를 차지했으나 15년 경력이 쌓이면 4위로, 최고 호봉에선 1위로 급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 연봉을 1인당 국민소득과 비교하면 미국 등 선진국을 비롯해 OECD 국가들의 경우 교사 연봉이 평균 1.3배 높았다.
두 배를 넘는 나라는 한국과 터키.멕시코 등에 불과했다.
한국의 경우 15년 경력 교사의 수업 한 시간당 받는 임금은 초등의 경우 52달러(4위), 중등은 77달러(1위)로 나타났다.
◇ 실제 봉급 논란=OECD는 각국 교사 연봉을 비교할 때 실제 환율(달러당 1천1백여원)이 아닌 구매력 평가지수(PPP)를 기준으로 환산된 환율로 계산한다 이는 같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는데 얼마의 돈이 들어가느냐를 고려한 실제 '돈값'을 따진다.
즉, 시장환율을 따져 같은 1만달러라고 해도 PPP를 기준으로 하면 후진국이 선진국보다 구매력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박현정 박사는 "구매력 평가지수를 감안한 1달러는 실제 환율을 고려한 1달러와는 차이가 난다"며 "2001년 구매력 평가지수에 따른 1달러는 7백24원으로 실제 시장 거래 환율(1천2백98원)보다 적었다"고 말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구매력 평가지수를 기준으로 계산한 연봉은 실제 받는 연봉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고 반박했다.
교육부 정책분석과 관계자도 "구매력 평가지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논란이 벌어질 소지가 커 봉급 수준 비교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