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등 근로금지대상 질병자 중 일부가 지하철을 운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지하철 인력관리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하철 사고 발생시 표준대응절차(SOP)가 모호하고 유독 가스를 제거하는 제연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대구지하철과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또다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29일 지난 2월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를 계기로 3~5월 실시한 서울특별시 지하철공사 등 10개 도시철도 건설과 운영기관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같이 지적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전염병이나 심장 신장 폐 질환자, 정신질환자 등 근로금지대상 질병자들에 대한 휴직이나 작업전환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적성이 떨어지는 직원이나 전염병 또는 정실질환이 있는 일부 직원들이 전동차를 운전하거나 승객을 상대로 역무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일부지만 정신질환자 등이 전동차를 운전하는 사례가 확인됐다"며 "이들이 운전이나 승객 상대 업무를 보면 시민들은 또다른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은 도시철도운전규칙에 도시철도 해 적성검사를 실시토록 규정하면서도 검사주기 등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 기관사들 가운데도 적성검사를 아예받지 않거나 채용 후 20~25년이 지난 후에야 적성검사를 받는 일이 적지 않다고 감사원측은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폐쇄공포증이나 방향성감각이 상실된 사람도 그대로 업무를 보는 경우도 있었다"며 "적성검사를 자주하고 대상자들을 치료하는 등 방치하는 사례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비상 대응을 위한 SOP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고 비상대비 홍보도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시 행동 요령은 부분적으로 규정돼 있을 뿐 아니라 초기 대응보다는 사후 복구 위주로 돼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분야별 행동 요령에 서로 모순되는 경우도 있어 피난체계도 불합리했다고 감사원측은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대구지하철의 경우 SOP가 사고시 '대피를 유도하고 불을 끄고 상황을 보고하고..' 이런 식으로 모호하게 돼 있는 반면 워싱턴 지하철의 경우 '즉시 사령부에 보고해야 한다'고 시스템적 접근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지하철 역사 등에서 불이 났을 때 연기를 제거하는 제연경계벽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연시스템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을 경우 연기가 급속도로 확산될 우려가 높다. 또 공기를 불어넣어야할 송풍시스템을 공기를 빼는 배기시스템으로 활용되는 사례도 많았으며 가격이 싼 연기 감지기가 설치돼 감지기의 오작동 우려도 큰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지하철 사고의 피해가 대규모로 늘어난 원인이 됐던 내장판, 의자, 바닥재 등 전동자 내장제 품질도 기준이 외국에 비해 낮고 그나마 그 기준에도 미달된 것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적된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토록 건설교통부, 지하철공사 등 관계 부처와 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