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한 여관방,자욱한 담배연기 사이로 국방색 담요 위에 가득한 화투패와 판돈들. 일명 ‘하우스’(도박장)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칙칙한 여관방도 아니고 담배 연기도 없다. 젊은이들의 새로운 놀이문화라 할 수 있는 보드게임방이 하우스로 변질되고 있다.
‘브루마블’처럼 주사위와 말판을 이용한 보드게임이 아니라 ‘포카’ ‘블랙잭’ 등 카드 도박을 위한 트럼프를 제공한다. 추석이나 설날 등 명절 때는 화투패도 등장한다. 어떤 곳은 게임을 따로 즐길 수 있는 룸을 만들어 보다 하우스로서의 ‘위용’을 갖췄다. A보드카페의 한 아르바이트생은 “트럼프나 화투를 찾는 손님들이 의외로 많다”며 “특히 보드게임에 아직 생소한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찾아 즐긴다”고 귀띔했다.
아직은 일부 보드게임방에 해당되는 얘기지만 보드게임이 주사위와 말판을 이용한 게임만을 지칭하는 게 아니라 넓은 의미로 카드나 화투도 해당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카드나 화투패를 제공하는 보드게임방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구장 볼링장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돈 내기’도 이곳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진다. 한 판에 얼마씩 ‘판돈’을 걸어놓고 게임을 하는 것이다.
업주가 트럼프나 화투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일부 트럼프를 개조한 카드형 보드게임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실질적인 카드 도박 ‘대용품’으로 애용되고 있다. 국내에 보드게임을 판매하는 한 회사는 “포카나 고스톱 등과 유사한 것들도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며 “게임 방법도 비슷해 쉽게 배울 수 있는 데다 한판 한판 게임시간이 짧아 승부를 내는 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업주나 손님이나 명백한 도박행위로 형법상 도박개장죄에 적용되고 최고 징역 3년 또는 벌금 2,000만원의 형사 처벌을 받는다. 100원짜리,200원짜리 ‘심심풀이’ 게임을 즐기는 것도 문제가 된다.
이와 관련한 판례가 있다. 목욕탕에서 손님이 도박을 했다면 주인이 이를 보지 못했더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지난 7월에 났다. 목욕탕 업주 이모씨(62)가 부천시 원미구청을 상대로 낸 영업정지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인천지법 행정부는 ‘적법한 조치’였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씨는 2002년11월 부천 원미구 소재 자신의 목욕탕에서 손님들이 점당 100원짜리 고스톱을 치다 적발돼 15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자 판돈이 적은 심심풀이 오락 수준이고 자신은 카운터에 있어 이를 보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현재 보드게임방에 대한 법률은 전무한 상태다. 새롭게 생겨난 ‘업태’이기 때문에 정부 내에 이를 담당하는 주무부처도 없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보드게임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일반 음식점’이나 ‘간이 휴게소’로 등록해 우후죽순으로 보드게임방이 오픈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전국에 몇 개가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이 틈을 타 아예 보드게임방 이름을 본딴 전문적인 하우스가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전형철 hoogoon@sportstoday.co.kr
출처 : 스포츠투데이
게임을 게임으로만 즐기지 못하고...
도박으로 변질스켜가는 게이머들이 안타깝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