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사회적 물의를 빚고 도중 하차했던 방송인을 잇따라 기용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 음주방송으로 물의를 빚었던 방송인 이종환씨
ⓒ 연합뉴스
SBS는 지난 30일 다음달 13일부터 시행되는 라디오 가을개편에서 이씨를 (FM 밤 10∼12시) 진행자로 기용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7월 30일 MBC 라디오 생방송 도중 술취한 상태에서 무례한 언행을 보여 스스로 물러난 바 있다.
SBS는 또한 지난 3월 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 처분을 받아 MBC 라디오 DJ를 도중 하차한 오희미씨도 진행자로 다시 기용한다. 오씨는 이번 복귀로 과 같은 시간대인 SBS 라디오 '오미희의 러브FM'(오후 4∼6시) MC를 맡게 된다.
이번에 네티즌들과 시·청취자의 비판이 집중되고 있는 인물은 이종환씨. 특히 '음주방송' 파문으로 퇴진했던 이종환씨를 2개월만에 복귀시키는 SBS의 무책임한 처사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네티즌 조현철씨는 SBS 게시판에 "이씨는 가수와 매니저에게 돈을 받았고, 또 모 방송에서 방송할 때는 음주운전으로, 또 얼마 전에는 음주방송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으로 알고 있다"면서 "공인으로서 여러 번 불명예스러운 일들이 있었으면 자숙의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조씨는 "잊을 만하면 다시 진행하고 또 잊을 만하면 다시 사고가 나고, 이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환씨는 방송인으로써 여러번 물의를 일으킨 전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MBC 를 진행하면서 '편향된 정치적 발언'과 청취자에 대한 폭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이씨는 당시 사건으로 방송을 그만 뒀다. 이씨는 이보다 앞서 2001년 3월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고 불구속 입건됐으나 한 달도 채 못돼 방송 복귀를 해 눈총을 사기도 했다.
박동주 SBS 라디오본부장은 "내년이면 이씨의 방송생활이 40년을 맞는다"며 "MBC에서 불명예로 물러났는데 본인이 참회를 많이 하고 있어 자성과 함께 40년 결실을 맺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씨가 참회의 의미로 출연료를 불우이웃 돕기에 기부할 것이라는 말도 전했다. 그는 "방송계 선배인 이씨에게 인간적으로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방송하면서 '자성하는' 진심을 이씨가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본부장은 이번 진행자 기용에 청취율을 의식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DJ에 필요한 인물이 누구인가'를 묻는 조사에서 이씨와 오씨 등이 상위에 링크됐다는 결과를 전한 박 본부장은 "이씨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무리가 따르더라도 써보자'고 판단했다는 게 박 본부장의 기용 배경이다.
그러나 이씨 기용을 바라보는 언론계 안팎의 시선은 매우 비판적이다.
SBS 노동조합(위원장 송영재)은 이번 이씨 기용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송영재 위원장은 "회사측에서 공식적인 답변을 들은 뒤 정식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인사로 인해 하차한 오미희씨 경우 회사의 편성정책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지만, 시청취자를 대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씨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SBS 사외이사인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는 오는 2일 열리는 이사회에 이번 문제를 적극 개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교수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의 복귀는 공신력이 생명인 방송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진행자 자질 검증에 대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송지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모니터 부장 역시 SBS의 이씨 기용이 '특혜'이자 방송의 공영성에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부장은 "최근 박지원 전 장관의 언론인 촌지제공 의혹 등으로 언론인 윤리가 땅에 떨어져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여러 번 물의를 빚어 퇴출당한 이씨를 재기용하는 게 납득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부장은 "과거 이씨가 연예비리 사건에 연루됐을 때도 사법적인 심판을 받지 않고 방송에 복귀, 면죄되는 듯한 인상을 줬다"며 "공인인 방송 진행자의 자질은 곧 방송의 공익성과도 직결되므로 그 기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 이종환씨는 30일 기자와 통화에서 "할 말이 없다"고 전제한 뒤 "방송사에서 간곡하게 부탁을 해서 복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복귀하지 않으려 했는데, 오랜 친분이 있는 담당 간부가 여러번 부탁을 해서 거절하기 힘들었다는 게 이씨 설명이다.
이씨는 "한번 실수로 그대로 물러나기보다 잘못한 것에 대해 정확하게 사과하고 용서받자는 뜻에서 응하게 됐다"며 "그런 차원에서 출연료 전액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낸다는 것을 복귀 조건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복귀에 반대하는 비판에 대해 "이 기회에 시청취자에게 용서를 빌 것은 빌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겠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신미희 기자 (mihee@ohmynews.com)
출처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