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수원삼성 사령탑! 5년만에 현장복귀
‘차붐’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50)이 프로축구 수원삼성의 새 사령탑을 맡아 5년 만에 국내 축구계 현장에 복귀한다.
수원삼성 구단의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차범근 감독이 현 김호 감독의 계약기간이 끝나는 2004년부터 수원 감독직을 맡기로 했다. 차 감독과 구단 측은 이미 대체적인 계약 내용에 대해서도 의견 조율을 끝냈다”고 13일 확인해줬다. 양측은 정규시즌이 끝난 후에 구체적인 계약 사실을 발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98프랑스월드컵 본선 도중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퇴진했던 차 감독은 수원삼성의 2대 감독으로 5년 만에 국내 축구 현장에 화려하게 돌아오게 됐다.
삼성은 그룹 상층부 차원에서 앞으로 수원을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명문구단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유럽에서 지명도가 높은 차 감독의 영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팀 운영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는 조건으로 영입을 결정했다. 구체적인 계약 금액과 기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내 프로스포츠 감독 사상 최고 대우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수원 구단과의 관계를 계속 이어간다는 조항을 따로 명시해 향후 수원의 구단 운영을 책임지는 고위 프런트로까지 진출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프로스포츠 최고 감독 연봉은 안양LG 조광래 감독의 2억6000만원으로 차 감독은 최소 연봉 3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돼 대우 부문에서도 지도자 최고대우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원은 그동안 올해 말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김호 감독의 재계약과 95년 창단된 이후 처음으로 새로운 감독을 영입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하다가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후자를 선택했다.
차범근 감독은 지난 9일 광양시에서 열렸던 ‘광양 차범근 축구센터’ 건립 조인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에서도 감독 복귀 요청이 있었다”고 밝혀 현장 복귀가 머지않았음을 내비쳤다. 또 지난 2월 말 MBC와 2년간의 해설위원 계약이 끝난 뒤 MBC 측이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재계약하자고 제안했지만 이를 거절하고 현재 경기당 상당한 수준의 방송료를 받으며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축구계에서는 이를 프로무대 현장 복귀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했다.
한편 12일 전남전을 끝낸 뒤 K-리그 휴식기간에 고향인 통영에서 3일간의 짧은 휴가에 들어간 김 감독은 “사람은 진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이미 구단 측에 내 생각을 충분히 전했고 구단이 어떤 결정을 해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소신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위원석·오광춘기자/스포츠서울
●차범근 감독 프로필 ●1953년 5월 22일 경기도 화성생 ●1972년 고려대 1년 재학 당시 국가대표 발탁 ●1978년 서독 다름슈타트 입단, 보쿰전으로 분데스리가 데뷔 ●1979년 7월 16일 프랑크푸르트와 계약 체결 ●1979~80시즌, 31경기 출장 12골로 득점 7위 ●1982~83시즌, 32경기 출장 15골로 팀내 최다 득점 ●1983년 7월 레버쿠젠으로 이적 ●1985~86시즌, 34경기 출장 17골로 득점 4위 ●1986년 멕시코 월드컵 국가대표 ●1988년 UEFA컵 우승 마지막 동점골 ●1989년 분데스리가 은퇴. 통산 308경기 98골 ●1991~4 프로축구 현대 감독 ●1997~8프랑스월드컵 한국대표팀 감독 ●1999년 중국 선전 핑안 감독 ●2001년 MBC축구해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