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사채업자 피해자 가짜참고인 세워 구속
미성년자에 “왜 돈안갚나”뒤집어 씌워
평소 친분있는 사채업자와 짜고 미성년자를 포함해 죄없는 이들을 범죄자로 만든 현직 경찰관이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지검 고양지청은 16일 이런 파렴치한 행위를 한 경기 연천경찰서 허아무개(34) 경장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했다. 억울하게 구속되거나 영장이 신청된 이들 가운데 3명은 검찰 수사로 풀려놨다.
◇협박 피해자 되레 구속=허 경장은 지난 5월 사채업자 이아무개(23·구속)씨한테 빌린 돈을 갚지 않는다며 한 동네에 사는 이아무개(26·무직)씨를 사기와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구속된 이씨는 자신의 친구가 사채업자 이씨에게 사업자금으로 돈을 빌린 뒤 2년 전 교통사고로 숨졌으나, 사채업자 이씨는 “죽은 친구 대신 돈을 갚으라”며 이씨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친구가 얼마를 빌렸는지조차 모르는 그는 가짜 차용증 수십장을 내보이며 돈을 요구하는 사채업자에게 2년 동안 6천만원을 뜯겼다. 그러나 온몸에 문신을 새긴 건장한 청년들을 동원해 “집에 불을 지르겠다”는 등 이씨의 협박은 계속됐다.
겁에 질린 그는 결국 집을 나와 숨어지냈으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동원한 허 경장에게 붙잡혔다.
이어 허 경장은 사채업자 이씨가 내세운 가짜 참고인 8명을 보는 사람이 없는 일요일날 경찰서로 불러들이거나 집으로 찾아가 “이씨한테 사기를 당했다”는 진술서를 받아낸 뒤 이씨를 구속했다. 허 경장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씨의 가족한테는 범인은닉 혐의로 구속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구속된 이씨는 검찰 수사로 한달 만에 풀려놨다.
3자 시켜 채권자에 본드 흡입도 꼬드겨
영장실질심사 방해…가족에게도 으름장
◇미성년자를 범인으로 둔갑=허 경장과 사채업자 이씨는 죄없는 미성년자를 범인으로 둔갑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사채업자 이씨는 지난 3월 다방업주 김아무개씨한테 여종업원을 소개시켜 주겠다며 1200만원을 받아낸 뒤 약속을 지키지 않아 김씨한테 고소당할 처지에 놓였다. 그러자 허 경장은 이씨의 동네 후배인 김아무개(19)군 등 미성년자 2명을 돈을 빌린 당사자로 둔갑시켰다. 허 경장은 “김군 등이 다방업주 김씨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며 이들을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허 경장과 사채업자 이씨는 이어 자기 자식들이 범인인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두 소년의 부모를 동원해 합의금 명목으로 1050만원을 다방업주 김씨에게 전달하게 했다. 김군 등은 검찰 수사로 무혐의 처분 등을 받았다.
◇채권자에게 범죄 유도=허 경장은 사채업자 이씨가 박아무개(27·광고업)씨한테 빌린 돈 1천만원을 갚지 못하자, 지난 3월 이씨의 친구(23)를 시켜 박씨에게 본드를 마시도록 유도한 뒤 본드 흡입 현장을 덮쳤다. 허 경장은 다음날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박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허 경장이 수사한 사건은 피의자들이 한결같이 영장실질심사를 신청하지 않는 점과 피해자가 자주 뒤바뀌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3개월여동안 내사한 끝에 범행을 확인했다.
고양/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 한겨레(//www.hani.co.kr),
출처 : 한겨례
요즘 경찰들에 대한 나쁜 기사가 많이 나오는군요... 흐음...
경제의 어려움이 국가공권력의 부정부패까지 불러오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