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시장이 KT(KTF), SK텔레콤의 2강과 하나로통신, LG텔레콤의 2약 체제로 전환됐다.
하나로통신의 뉴브리지-AIG 컨소시엄 외자유치안이 21일 열린 주총에서 통과되면서 그동안 문민정부 시절 수없이 논의돼 오던 통신시장 3강체제 구축은 물건너가 고 2강2약 체제로 굳혀진 것.
이는 정보통신부가 지난 90년대 WTO(세계무역기구)의 통신시장 개방압력에 맞서KT와 SK텔레콤의 독점체제를 무너뜨리고 유효경쟁체제 구축을 선언하고 난 뒤 10여년만에 다시 거의 원점으로 회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로는 2강 2약이지만 향후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이같은 구도는 언제든지 2강에 유리한 쪽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그동안 증권.통신업계에서는 시내전화 점유율 5%에도 못미치는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안 자체보다 향후 SK텔레콤이 그동안 축적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하나로 통신을 인수, 유.무선 융합시대에 대비할 것으로 예측해왔다.
물론 SK텔레콤이나 하나로통신을 인수하게 된 뉴브리지측에서는 이같은 가능성에 대해 일단 부인하고 있지만 그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일반적 관측이다.
정통부 고위관계자도 이와 관련, SK텔레콤도 2-3개월전부터 유선망 확보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며 SK텔레콤이 하나로통신 단기 유동성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천200억원을 기업어음(CP) 인수 형태로 해결한 것도 이때문이라고 말했다.
KT가 자회사인 KTF와 언제든지 유.무선이 합쳐진 상품을 개발해 판매할 수 있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이 계속 무선만 고집하다간 무선업계 1위 자리도 빼앗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2약인 하나로통신과 LG그룹 통신계열사들이 앞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무려 1조7천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하나로통신이 독자 생존을 모색하려면 우선 유선시장에서 KT와 매우 험난한 싸움을 벌여야 한다.
현재 297만5천여명(26.3%)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와 101만7천여명(4.4%)의 시내전화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자체 생존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시장점유율을 더 높여야 하는 실정이다.
두루넷과 온세통신을 인수하고 LG계열사인 데이콤, 파워콤과 적극적인 전략적제휴를 모색할 수도 있으나 이번 주총에서 감정의 앙금이 깊게 남은 LG그룹과의 협력이 제대로 될 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통신분야 LG계열사들의 앞날은 더욱 참담한 실정이다.
미국계 펀드인 칼라일과 손을 잡고 하나로통신을 공동경영하면서 데이콤, 파워콤, LG텔레콤 등 계열사와 전략적 제휴, 주식교환(스와핑) 등을 통해 3강체제를 확고히 하려던 의도가 완전히 빗나갔기 때문이다.
LG그룹은 그러나 하나로통신 주총에서 뉴브리지-AIG 컨소시엄안이 받아들여지면당장 통신사업에서 철수하겠다던 당초 의지를 누그려뜨린 채 향후 통신전략 전반에대한 재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LG그룹이 어떤 방식의 결론을 내든 통신시장에서 이제 LG그룹이 선택할수 있는 경우의 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나로통신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통신 3강체제를 구축, 실리를 찾거나 아니면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얻는데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참여정부들어 통신시장 경쟁구도가 기존의 통신 3강 정책에서 2강2약 정책으로 변모한 가운데 통신시장이 과거의 KT, SK텔레콤 독과점 구도로 회귀할 지 아니면 2약이 어떻게든 통신시장에서 살아남아 2강2약 체제를 유지하게될 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