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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8…유료’ 비난 빗발 기업들, 눈깜짝 안하네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이 전국대표번호를 이용해 상품 주문이나 서비스 가입을 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통화료까지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기업들의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들은 “수익자 비용 부담 원칙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들의 윤리의식까지 의심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단체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는 전국대표번호로 상품 주문을 받는 기업 제품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이자고 제안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은 들은 체도 않고 있다.
대기업, 보험회사, 은행, 외식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전국대표번호를 사용하고 있지만, 반응을 보이는 곳이 없다.

전국대표번호를 이용할 때는 소비자가 통화료를 물어야 한다는 사실을 공지해야 한다는 지적까지도 묵살하고 있다.
최근 들어 많은 기업들이 ‘윤리경영’, ‘정도경영’, ‘고객중심경영’ 등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부 기업은, 최고경영자들이 자신의 얼굴을 걸고 약속하기도 했다.
주로 대기업들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전국대표번호 사용 행태를 보면, 기업들이 이런 말들이 담고 있는 고상한 뜻을 훼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국대표번호란 전국 어디서나 하나의 전화번호를 사용하게 하는 통신서비스로, 통화료가 최고 3배 이상까지 비싸다.
케이티는 ‘1588’과 ‘1577’, 하나로통신은 ‘1566’, 데이콤은 ‘1544’, 온세통신은 ‘1688’ 국번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상품 주문이나 서비스 가입을 받을 때 080 수신자 요금부담 전화를 이용한다.
통화료를 고객에게 떠넘기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은 전국대표번호를 더 선호한다.
심지어 이전에 쓰던 080 수신자 요금부담 전화를 전국대표번호로 바꾸는 곳도 있다고 한다.
기업들은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의 비난을 귓등으로 흘리는 것으로, 전국대표번호 통화료를 소비자들에게 떠넘기는 행위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볼 수 있다.

기업 쪽에서 보면 전국대표번호가 8자리로, 11자리를 사용하는 080 수신자 요금부담 전화보다 짧아 외우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를 상품이나 서비스 판매용으로 쓰려면, 수신자가 요금을 부담하는 형태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통화료를 몰래 고객에게 떠넘겼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소비자들의 항의가 거세지기 전에, 기업들이 알아서 개선방안을 내놔주기를 기대해본다.
통화료 부담이 커 어렵다면, 전국대표번호 통화료는 비싸고, 소비자가 부담한다는 사실이라도 알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재섭/한겨레

좋은친구♬~
2003-11-02 00: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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