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州)에서 지난 1980년대 초 부터 발생했던 이른바 '그린리버(Green River)'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인 게리 리언 리지웨이가 5일 여성 48명을 살해했음을 인정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한때 트럭 도장공으로 일했던 리지웨이(54)는 이날 시애틀에서 열린 재판에서 사형을 면하는 조건으로 48건의 살인사건을 자신이 저질렀음을 인정했다. 그는 내년으로 예상되는 선고공판에서 가석방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리지웨이는 재판에서 "나는 주(州)의 (희생자) 명단에 있는 48명을 살해했다"면서 "대부분의 경우 나는 그들의 이름을 몰랐고 너무 많은 여성들을 살해해서 그들을 정리하느라 어려운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역사상 48명까지 살해한 혐의를 인정한 것은 리지웨이가 유일하다. 지난 1970년대 시카고에서 남자 성인들과 소년들을 살해했던 존 웨인 게이시는 33명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평결을 받았고 워싱턴주에서 살인을 저질렀던 테드 번디는 30여명의 여성과 소녀들을 살해했음을 자백했으나 3명을 살해한 혐의로 처형됐다.
리지웨이는 "대개 그들(희생자)을 처음 만났을 때 살해했으며 그들의 이름도 몰랐고 그들의 얼굴도 기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리지웨이는 "잡히지 않고 원하는 만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희생자로) 매춘부들을 노렸다"면서 "나는 대부분의 매춘부들을 싫어하며 섹스를 하고 그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매춘부)은 눈에 띄지 않게 고르기 쉬웠고 그들이 실종돼도 바로 신고되지 않을 것이며 어쩌면 영영 신고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리지웨이가 사형을 면하는 조건으로 검찰에 협력하기로 한 뒤 그린 리버 살인사건의 공식 희생자 명단에 포함된 사람들중 2명의 시신이 오리건주에서 발견됐다. 오리건주에서는 사형제도가 존속하고 있다. 리지웨이가 이들의 살해도 역시 자백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리지웨이는 또 검찰이 일부 희생자들의 유해를 발견하도록 시신을 매장한 장소를 알려주는 등 협력했다.
그린리버 연쇄살인사건은 지난 1982년 시작됐으며 마지막 희생자가 1984년에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리지웨이는 1990년과 1998년에도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리지웨이는 1984년에 처음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증거불충분으로 체포되지 않았다. 수사관들은 1987년 그의 집에서 그의 타액을 채취하고서도 DNA 기술이 발달될 때까지 그를 체포하지 못했다. 수사관들은 2001년 11월 말 DNA 대조기술을 이용해 희생자들의 몸에서 채취한 DNA와 그의 타액의 DNA가 일치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를 체포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