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01.15 | |
| 혹시 복합기라는 말이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 아시는지요? 영어로는 All in One Imaging Device라는 복잡한 이름의 이 기계는, 적당한 우리말 이름을 찾지 못해 고민했답니다. 그러다가 한 TV홈쇼핑 관계자의 아이디어로 복합기라는 멋진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프린터, 스캐너, 복사기에 옵션에 따라서는 스캔 기능도 하나의 기기로 해결할 수 있으니 복합기라는 이름이 정말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기술개발을 통해 성능은 높이고, 값은 낮춘 다양한 모델들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복합기 역시 프린터와 스캐너를 기반으로 하기에, HP나 삼성 같은 유명 프린터 제조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호(SOHO)나 작은 사무실은 물론 심지어 가정에서도 이제 복합기를 찾아보는 일은 그리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잉크젯프린터와 스캐너를 대신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완제품PC에 번들 품목으로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컬러 잉크젯프린터로 유명한 엡손이 이제야 복합기를 선보인 것은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엡손 특유의 색감과 스캐너 품질을 기억하는 이들이 왜 엡손에서는 복합기를 만들지 않을까 궁금해했기에 더욱 그런 느낌입니다. 과연 경쟁사에 비해 늦게 선보인 만큼, 엡손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꼼꼼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
엡손 프린터 + 엡손 스캐너 = 엡손 복합기 복합기를 쓰는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는, 여러 기기가 필요한 작업들을 복합기 하나로 시원스레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복합기는 전문적인 디자이너나 그래픽관련 종사자들이 쓰는 제품이 아니라,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대중적인 기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쓰기 쉽고 깔끔한 디자인은 복합기가 갖춰야할 또 다른 중요한 덕목이라 할 것입니다.
엡손 CX3100은 잉크젯프린터에 평판스캐너를 올려놓은 전형적인 평판형 복합기 디자인입니다. 이런 기종들은 대부분 팩스기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제품 역시 팩스기능은 생략되어 있습니다. 대신 팩스형 복합기가 두꺼운 책이나 카드, 통장, 주민등록증 등을 복사하거나 스캔하지 못하는 불편함을 생각하면 장점과 단점이 함께 있다 할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기존의 엡손프린터나 스캐너와는 조금 다른 강인함이 보이는데, 어느 정도 크기가 클 수밖에 없는 복합기임에도 불구하고 위압감이나 지나치게 커서 둔하거나 불편해 보이지 않는 디자인은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번거로운 전원어뎁터 역시 제품 안에 담겨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디자인에서 특이한 것은 용지급지대 바로 앞에 급지보조대를 하나 더 만들어 놓은 점 정도일 것입니다. USB포트가 한쪽 옆에 특이하게 놓여 있는 것도 약간은 특색 있습니다. 다만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연결포트를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부드러운 유선형에 실버톤이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복합기에는 잘 어울리는 디자인입니다.
프린터와 스캐너와는 달리 복합기의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는 바로 복사기능입니다. 따라서 전원스위치말고는 손댈 일이 거의 없는 프린터나 스캐너에 비해 버튼이나 디자인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마련입니다.
전체적으로 제품 가운데 있는 조작버튼은 알아보기도 쉽고 크기도 적당해서 쓰기에 불편함이 없어 보입니다. 굳이 흠이라면 LCD창이 조금 작고 한글 표시가 되지 않는다는 정도일 것입니다. 5760 Optimized DPI의 높은 해상도 이 제품의 기본이 되는 잉크젯프린터는 얼마전 선보인 스타일러스 C62입니다. 카트리지 역시 같은 것을 쓰므로 전체적인 인쇄성능은 엡손의 중간급 잉크젯프린터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보통 잉크젯프린터의 해상도가 1200DPI, 최근 들어서는 2400DPI라는 것을 생각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준입니다. 물론 이름처럼 최적화된 해상도가 그런 것이고, 용지 역시 비싼 포토전용지 정도에서나 이런 해상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주로 사무용으로 쓰이는 복합기에서 이렇게 높은 해상도가 필요한가하는 반론도 있을 터인데, 이런 높은 해상도는 주로 사진인쇄 등에 특화된 기능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엡손 특유의 6색 포토잉크가 아닌 일반 4색 잉크를 쓰는 시스템이므로 높은 해상도에 비해, 포토프린터 같은 화사함에서는 약간 차이가 있다 할 것입니다. 심지어 디지털카메라의 기본 포맷이라 할 수 있는 Exif Print 2.2포맷도 쓸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포맷은 디지털카메라가 찍을 때 함께 담는 밝기, 인물, 씬 등의 정보를 써서 고품질 사진인쇄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더욱 선명하고 생동감 넘치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 들어 디지털카메라를 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을 감안하면 CX3100이 복합기로는 보기 드물게 높은 해상도를 갖추고 있는 것은 디지털카메라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프린터, 복사기, 스캐너의 각각의 기능도 무난 좋은 복합기라면 각각의 기능은 물론, 이런 기능을 제대로 하나로 묶는 것이 필수라고 할 것입니다. 프린터야 엡손 특유의 색감에 뛰어난 해상도를 갖추었으니 다음에 살펴볼 것은 스캐너와 이를 모두 이용하는 복사기 성능입니다.
스캐너의 경우 광학 해상도 600 x 1200DPI의 전형적인 보급형 평판스캐너입니다. 이 정도 스캐너라면 스캐너의 하드웨어적인 사양은 물론 쓰기 편한 소프트웨어가 더욱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품에 쓰인 트웨인(TWAIN) 드라이버의 경우 모든 단계를 자동으로 스캔할 수도 있고, 전문가모드를 이용하면 세심한 부분까지 설정치를 바꾸어가며 스캔할 수도 있습니다. 스캔 속도 역시 흠잡을 것은 없어 보입니다. 심지어 스캐너에 올려놓은 사진이 조금 비뚤어져있어도 저절로 알아채서 수평 보정하는 똑똑함까지 한데 갖추고 있을 정도입니다. 복합기의 가장 쓸모 있는 기능 가운데 하나인 복사 기능에서는 늦게 선보인 제품답게 다양한 기능을 담고 있습니다. 원터치 컬러, 흑백복사는 물론 여백 없는 복사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자동 맞춤 기능(Auto Fit Function)을 이용하면 원고 크기를 자동으로 알아채, A4 크기 용지에 맞춰 확대 복사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잉크젯프린터의 인쇄모듈을 그대로 쓰기에 레이저복사기 같은 빠른 속도를 기대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복합기 가운데서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빠른 복사속도를 자랑하는 것도 적지 않은 장점입니다.
특수복사기능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기능이 바로 Repeat기능인데, 이를 이용하면 사진이나 명함 등 작은 이미지를 A4 한 장에 여러 번 반복해서 복사하는 기능입니다. 증명사진이 부족하거나 명함 등이 떨어졌을 때 응급기능으로는 제법 쓸만합니다.
전체적인 이미지를 보면 본디 원본색에 비해 인쇄물 품질은 조금 옅어 보입니다만 값을 생각하면 놀라운 수준입니다. 전체적인 색감에서는 역시 엡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복사물 품질은 매우 뛰어나 보이는데, 그다지 어려운 설정을 하지 않더라도 단지 용지 종류 정도만 맞춰도 뛰어난 품질의 복사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다만 인쇄품질에 비해 스캔품질은 상대적으로 조금 떨어져 보이는 것은 단점입니다. 디지털카메라 시대에 알맞은 복합기 프린터와 스캐너라면 몰라도 복사기를 가정이나 작은 사무실에서 쓴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워낙 비싸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볼 때 올 한해 복합기의 인기는 무척 뜨거울 것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엡손 스타일러스 CX3100은 비록 엡손이 처음 선보인 복합기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가 무척 높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입니다. 흔히 처음 내놓은 제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어설픔이나 너무도 많은 것을 담으려다 어설프게 마무리한 의욕과잉도 없습니다. 물론 복합기에는 처음이지만, 그 기본이 되는 잉크젯프린터와 컬러 스캐너에서는 오랜 연륜을 쌓아온 제조사의 노하우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Repeat 같은 특수 모드에서 용지선택이 기본값으로 고정되고, LCD에 한글이 표시되지 않는 등 일부 고쳤으면 하는 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프린터와 스캐너를 물리적으로 붙인 단순한 복합기 그 이상의 기능과 성능을 갖추고 있기에 올 한해 복합기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제품으로 주목할만하다고 생각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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