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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같은 사람이 설이 있겠느냐,"

 


    새벽 어둠이 걷히려면 아직도 한참이나 남은 19일 오전 5시. 서울 광진구 
노유동 노룬산 시장 부근 이른바 `인력시장'에서 만난 이모(64)씨는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35년째 공사장에서 일을 했다는 이씨는 이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쓸쓸하
게 발걸음을 돌렸다.
    지난해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경기가 차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희망
섞인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이날 새벽 서울 곳곳의 인력시장에서 만난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영하의 날씨만큼이나 싸늘했다.
    “IMF 때보다 더 힘들다”  인력시장에서 하루 일거리를 찾는 사람들의  표정
에는 설 대목이라는 느낌을 찾기 힘들었다.
    서울 신정동 신정 네거리에는 새벽 4시40분부터 이미 3명의 일용직  근로자들이
나와 모닥불을 쬐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구직자가 100여명까지 늘어났지만 6시가 넘어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불과 20여명. 나머지는 담배를 빼물며 그대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번 설에 고향인 속초에 내려갈 계획이라는 김모(48)씨는 "아무리  선물 
살돈도 없고 힘들지만 고향에는 가볼 생각"이라며 "여기 사람들과는 계속 만나야
다음에 일자리를 구할 수 있어 허탕칠줄 알면서도 그냥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 3가의 또 다른 인력시장.
    골목에는 설을 앞두고 음식점에서 일할 일용 노동직을 구하는 2~3곳의 인력센터
직원들이 오전 5시께부터 바람막이 골판지를 세워놓고 불을 쬐고 있었다.
    인력센터 관계자는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은 예년에 비해 30%가량 늘었지만  일
자리는 거의 반 정도 줄어 헛걸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새벽 어스름이 걷힐 무렵인 오전 7시께 북창동 인력시장은 120여명이  몰렸지만
개장과 함께 10명 정도만 일자리를 구했을 뿐 나머지 사람들은 순식간에 흩어졌다.
    .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만난 박모(26)씨는 "회사가 설 연휴에 1주일을  쉬어서
명절 비용이라도 마련하려고 인력시장에 나왔다"며 "요즘은 직장있는 사람들도 한푼
이라도 더 벌려고 이곳에 많이 나온다"고 털어놨다.
   
관악구 봉천동 현대시장 입구. 이곳은 1년 내내 각종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인부
들이 모이는 곳이다. 다른 인력시장과 달리 일당 잡부는 거의 없고, 대부분  나름대
로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서울에서 새벽을 가장 먼저 여는 동대문, 남대문 시장은 환한 불빛으로 한낮을
방불케했지만 정작 손님들의 모습은  찾기  힘들고 상인들만 주름진 얼굴로
자리를 지켰다.
 
남대문 시장에서 잡화상을 하는 박모(35)씨는 "건물세, 전기세, 수도세  내고
나면 손에 쥐는 건 거의 없어 정말 부도 날 지경"이라며 "이미 경기가 바닥  수준이
지만 더 나빠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박씨는 "IMF 때는 나라가 어려웠다지만 서민들은 그래도 주머니에 돈이  조금씩
은 있었다"며 "요즘은 신용불량자가 막 쏟아져 나와 그런지 개인들도 완전히 지갑을
닫았다"고 전했다.
   
남대문 시장상인들은 불경기 때문에 서로 만나면 이야기하는 것도 꺼리게  된다
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박씨는 "설 대목인데도 평소보다 장사가 안되니 어떻게 명절을 보낼지  걱정"이
라며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친척들 선물도 해야하는데..."라고 채 말을 잇지  못
했다.
 어김없이 새해는 밝았고, 색동저고리 널뛰고 윷노는 즐거운 명절이 찿아 왔건만..
서민에겐 명절이없다. 새벽 찬바람이 귓불을 때려도 가족의 얼굴을 떠올리며,
열심히 일을 찿는 이들에게 진정 희망은 없단 말인가!


 


 



청솔
2004-01-19 11:13:28
872 번 읽음
  총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1. 우왕 '04.2.7 9:07 PM 신고
    :-)*밑바닥이 돈이 말라버리면, 위에서 사업을 전개해도 실패할 확률만 더 높아지겠죠. ↓댓글에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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