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현재 각종 비리에 연루돼 구속 수감된 현역 의원은 김영일 박주천 박명환 최돈웅 신경식 박상규 의원(이상 한나라당), 박주선 김운용 이훈평 의원(민주당) 정대철 이상수 송영진 의원(열린우리당)등 12명이다. 지난 1월말부터 줄줄이 구속된 이들 의원들에게 지급될 '무노동 유임금'은 16대 국회 임기 만료일인 5월말까지 12억 3800여만원에 달한다.

계산법은 이렇다.

현재 국회의원 1인당 월 수당은 367만 6000원이다. 지난 1월12일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에 관한 규정'이 개정돼 지난해보다 30만원 가량이 올랐다. 여기에다 공무원 급여 지급 규정과 동일한 기말수당 200％, 정근수당 200％, 가계지원비 150％ 등을 합치면 실수령액은 월 평균 814만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1명당 5명의 보좌진도 특별한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급여를 받아간다. 보좌진은 국회사무처 사무총장이 임명하는 것으로 돼 있으나 보좌진 인사권은 국회의원 소관이다. 국회의원이 그 직을 상실하면 그에 딸린 '식솔'들도 자연스레 일자리를 잃게 되지만, 의원직을 유지하면 보좌진도 철밥통이다. 보좌진이 의원들을 '극진히 모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본급에다 제 수당을 합쳐 4급 보좌관은 494만 5800원, 5급은 409만 1780원, 6급은 280만 8860원, 7급은 242만 3320원, 9급은 186만 5250원의 월급을 각각 받는다.

본인과 보좌진을 합쳐 한달 동안 국회의원 1명이 국민세금에서 받아가는 월급은 2427만 5010원이나 된다. 따라서 1월말에 구속된 11명의 국회의원들은 의정활동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지난달부터 5월까지 11억6520만480원, 지난 5일 구속 수감된 박상규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으면 5월까지 7282만 5030원을 받아갈 예정이다.

서울구치소에서 옹기종기 모여 재판정에만 왔다 갔다 하는 의원들에게 국민들은 12억 3802만 5510원을 '영치금'으로 넣어주는 셈이다.

'모시는 의원이 구속됐는데 다른 일 자리 알아봐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 보좌관은 "5월까지는 다른 생각 전혀 없다. 의원님이 사퇴할 일이 없을 텐데 다른 생각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모 의원의 비서진은 "기자 양반 얘기하기 싫어요"라면서 취재 자체를 거부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의정감시국장은 "국민 복리보건을 위한 정치를 펴달라고 뽑아 놓았더니 아이들 보기에도 민망한 비리를 저지른 범죄 혐의자들에게 국민들은 꼬박꼬박 혈세를 받치고 있는 셈"이라면서 "본인 스스로 사회 환원조치를 해야 하며, 형이 확정되면 이미 지급한 급여를 국고에 환수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은식 기자

오미정 기자 hotncool@ilgan.co.kr>

공무원은 구속되면 급여 절반이상 줄어

그나마 우리사회에서 신분이 보장된 공무원들도 일단 비리에 연루되면 봉급이 절반 이상으로 깎인다. 구속되는 순간에 직위해제와 급여 삭감이 따르기 때문.

중앙인사위원회 급여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의 경우 형사사건 등으로 구속될 경우 직위해제가 이뤄지도록 규정돼 있다"면서 "직위해제 이후 본봉의 80％가 지급되며, 특수 업무, 초과근무, 교통보조, 명절휴가, 가계 지원비 등은 지급이 중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조치를 받으면 급여는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직위해제 3개월 이후에는 본봉도 50％로 감액되며, 연봉제 공무원의 경우에도 3개월까지는 70％, 3개월 이후에는 40％만 지급한다"고 덧붙였다.

우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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