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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난 나 몰라라?' 노통, 경제에 올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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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전 일입니다. 통계청의 고용동향 발표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고용 부진 문제의 심각성을 놓고 동료 헤드헌터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때 걸려온 전화 한 통. 30대 초반으로 들리는 남성의 목소리는 자신을 구직자라고 소개하고 “박선생님, 혹시 일자리 구해주시는 분 아닌가요?”라면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그의 질문을 요약해보면 직장을 구해주면 그에 합당한 수수료를 내고 싶으니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몇 마디의 대화만으로도 그가 무척 곤궁하고 절실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분에게 커리어 컨설팅을 받아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개인의 적성, 성격, 직업 선호도 등을 심층 인터뷰와 진단.검사를 통해 측정하고 개인의 경력과 사회.경제적 환경을 감안해 경력 개발 방향을 설정해주고 목표 도달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도록 해주는 개인 컨설팅 서비스라는 설명과 함께 말입니다. 뭔가 유식해 보이는 낱말이지만 결국 당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당신이 지금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 그 목표에는 어떻게 도달해야 하는지에 대해 전문적인 조언을 주는 과정이죠. 그랬더니 그 목소리는 “그렇다고 해서 직장 구해주는 것은 아니잖아요. 당장 직장을 구해야 가장 역할을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죠”라면서 전화를 끊더군요. 요즘 들어 부쩍 이런 류의 전화를 자주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구직난이 심각하다는 것이죠. 지난해 제가 미국에서 CDF라는 국내에서 다소 낯선 경력개발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한국행 비행기를 탈 때만 해도 복잡하고 기기묘묘한 세상의 변화에 맞선 개인들이 자신의 경력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으로 커리어 컨설팅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전개할 요량이었습니다. 하지만 귀국한 지 반년이 흐른 지금 경력이나 신입을 가릴 것 없이 현재의 노동 시장은 커리어 컨설팅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렁에 빠져있습니다. 청년 실업은 2012년까지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질 가능성은 없다는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가 설득력있게 들립니다. 세상에는 일자리가 갈수록 줄고 있는데 고교 졸업자의 거의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하니 수요.공급이 맞을리 없지 않습니까. 회사에 취직을 해도 두 세 번의 이직을 거쳐 40대 초반에 뭔가 그럴 듯한 기반을 만들지 못하면 임원은 고사하고 초급 간부급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어렵게 일자리를 구해도 비정규직이나 서비스.판매직이 많아 급여가 적지요. 취업 알선 프로그램 강화, 노동시장에 관한 체계적인 정보시스템 구축, 관련 전문가 육성 등 다 좋은 말입니다. 그러나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중요하고 확실한 것은 경기를 회복시켜 안정 성장 기조를 실현해내는 것입니다. 자칫 이렇게 가다간 일본과 같이 장기 불황 국면을 맞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요즘 산업 구조가 저고용 산업이라고 해도 경제 성장이 없는 한 일자리가 늘어날 수는 없는 법입니다. 기업들의 투자처를 새로 개발하고 앞으로 몇 십년간 우리나라가 먹고 살 `꺼리’를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요즘 잘 나간다는 산업을 하나씩 뜯어보세요. 10-20년 장수할 산업이 얼마나 될 것인지요. 핵심 부품은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핸드폰, 디스플레이 산업, 중국의 성장으로 위협받고 있는 철강, 자동차 산업, 막대한 투자를 요하는 반도체 산업 등등. 우리의 대표선수 업종들을 더욱 육성하고 키워 세계적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데 정부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 것 아닐까요. 국민들은 돈을 내고서라도 일자리를 구하겠다고 나선 마당에 위정자들은 몇 십조가 소요될 행정수도 이전인지 천도인지를 놓고 정부의 명운까지 거는 겁니까. 특정 정당의 이해 관계를 떠나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일지라도 구조적 경기 불황의 심각성을 이렇게 외면해서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당장 뒤주에 쌀이 떨어져가는데 큰 집으로 이사갈 생각을 해서 되는 걸까요? 정치인들은 정권 재창출을 하고 총선에서 승리하면 되는 것이고 공무원들은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직업을 갖고 있어서 이러는 것인가요? 경기 회복과 성장산업 경쟁력 제고에 정부의 명운을 걸지는 못하는 겁니까? 박운영 ![]() 2004-06-19 13: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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