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제 예비군 끝나고 민방위 1년차입니다. 저는 군대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습니다. 군대에서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기억하기 싫어서입니다. 부상은 군대가 아니라도 당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군대가 아니었으면 안다쳤을 겁니다. 간략히 말하자면 무릎인대가 약간 늘어났는데, 군대가 아니라면 일주일 정도 쉬면 낫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매일 계속되는 교육훈련, 근무 등등.. 군대에서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아프다고 말조차 꺼낼 수 없습니다. 점차 무릎은 부어올랐고, 부대에 상병 인원이 부족하여 유격훈련까지 열외 없이 받아야했습니다.
의무대에서는 [그저 흔한 연골연화증]이라며 큰 주사기로 두개 분량 만큼 무릎에 찬 피섞인 물을 2회나 뽑았지만 다른 치료는 없었습니다. 나는 그게 아닌 거 같았지만 장교앞에서 사병이 오진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군대는 인권의 사각지대 입니다.)
고통으로 점철된 지옥같은 9개월을 보내고 (아시겠지만 군대에서는 아픈 병사를 동정하지 않습니다. 백미터를 12초F에 주파하고 축구를 잘하던 제가 하루 아침에 고문관이 되어 수 개월간 무시당한 정신적 고통도, 육체적 고통만큼 힘들었죠.) 결국 태권도 교육훈련 때 무릅이 꺾이며 쓰러졌습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에 연골이 찢어져 엉망이었습니다. 병장 진급 사흘 전 이었습니다.
어떤 분이 하루라도 다시 군대 가라면 자살하시겠다던데, 제 생각과 같은 걸 보니 그 분도 아픈 기억이 있으신 모양입니다.
군생활에 대해 물어보는 후배가 있을 때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어떤 직장이 있어. 혹은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해도 돼. 그 일은..
1. 교도소 같은 건물에 운동장이 있는 울타리 안에 갇혀서 생활 한다.
2. 하는 일은 네가 원하지도 않는(적성과는 무관한) 힘든 육체 노동이 대부분이고,
3. 고생하며 하고 나서도 좋은 소리 보다는 주로 XXX 라고 욕을 먹거나 기합을 받어.
4. 그렇게 한 달동안 고생하고 나면 월급 만원(요즘은 병장 삼만오천원이라네요.)을 줘.
5. 한 달만 하거나 중도에 그만 둘 수는 없고, 26개월간 갇혀서 해야되는데, 물론 마치고 나서 다음 직장에 대한 보장은 없고, 연계성도 없어. 오히려 배웠던 것 마저 다 잊어먹어.
6. 잠은 두 번씩 나눠서 자야돼. 매일 자다 일어나서 근무서고 다시 자야 되거든.
더 심한 몇 가지가 있지만 여기까지만 하고, 한마디로... 그 직장에 일하러 갈래? "
아직까지는 가고 싶다고 대답하는 사람 한 명도 못봤습니다. 앞으로도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이 출산과 비교하시는데 " 출산할 땐 죽을 만큼 고통스러워. 아기 낳을래? " 라고 질문하면 낳고 싶다고 하는 사람이 한 분도 없을까요? 하하하. 그리고 요즘엔 많은 분들이 무통분만을 합니다. 한 숨 자고 일어나면 아기가 나와있죠. ( 너무 실감이 안난다는 산모들이 많다더군요. )
남자가 제대해서 졸업하고 취직하면 동기였던 여자들은 직장 상사,선배가 되어있고, 3년 후배 여자분들과 동기가 되어 평등해집니다. 세 살 연하의 후배와 동등해 지는 것이 남녀 평등인가요? 물론 아니죠. 보상이 필요합니다.
남자가 경제 활동을 하는 시기가 늦어지게 되므로 결혼 시기도 늦어집니다. 게다가 남자가 군대에서 허송세월하는 동안 경쟁력을 갖추게 된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남성들의 청년 실업률이 높아집니다.(여성의 사회 진출의 증가는 분명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이건 패어 플레이가 아닙니다.)
자연히 결혼 연령은 더 높아집니다. 결과적으로 출산률이 떨어집니다.(출산률 저하가 반드시 이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지만, 경제력...결혼...출산...이라는 관계에서 볼때, 분명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저는 여자분들이 군복무나 대체복무를 해야한다는 건 좋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봅니다. 같이 고통받자는 식으로 느껴지고, 현실적으로 입법도 쉽지 않을 거구요.
공무원 시험 등에서 남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기회균등 측면에서 남자가 군대때문에 차별받았다고, 다시 여자를 차별하겠다는 것은 보복주의이고, 똑같이 패어플레이를 하지 않는 것이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옛날의 보인(봉족)에서 착안을 했는데요. 여성 뿐아니라 면제받은 남성까지, 병역을 이행하지 않는 사람들이 봉족처럼 세금을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군인들은 공무원 수준의 월급을 받고요. 현대 사회에서 가장 바람직한 해결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다보면 징병제인 현재 제도가 모병제로 이행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징병제와 모병제의 혼합형태 정도로 제도화 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구요. 세부적인 것까진 적으면 너무 벗어나므로 여기까지만 하구요.
결론적으로 병역의무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병역의무를 마친 사람보다 평생 약간씩의 세금을 더 내면서 사는 것입니다. 현대행정이 수익자 부담원칙을 내세우니까, 병역 서비스를 향유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부담을 하는 것이 마땅하죠. (아니라고 하시는 분은 양심이 없는 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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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는 여자 동생 한 분이 공무원이 되고 나서 " 왜 군대 갔다온 남자들은 월급을 3호봉부터 주냐." 고 짜증을 내더군요. 너무 심하죠? 여자 분들도 어이없으시죠? 이런 분들이 그분말고도 더러 있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산점이 없어지고 나니까 월급 3호봉부터 받는 것도 없애려고 하는 군요. 하하하.
군인(의무병)의 월급을 공무원 수준으로 올려도 많은 것이 아닙니다. 노동에 대한 보상일 뿐, 제대 후 취업이나 학업과의 단절성등의 측면에서 볼 때, 시간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봉사하는 것이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호주제 폐지는 찬성입니다.(약간의 조율은 필요하지요.) 하지만 가정붕괴의 원인이 되는 가정 내 헤드쉽의 상실은 심각하다고 봅니다. 가정 내 헤드쉽의 상실의 가장 큰 원인이 여성의 상대적 경제력 상승이라고 합니다. 돈 적게 벌어 온다고 바가지 긁히더라도 남자가 돈 벌어서 월급 봉투(월급 통장) 갖다 줄 때가 행복했다....이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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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자분들이 " 직장 좋고 돈 잘 버는데 결혼은 왜 해? " 라고 말하는 걸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 여성들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보다,(물론 아직도 권위적이고 고리타분한 남자분들도 잘못이죠.) 남자분들에게 정상적인 경제력을 부여하는 것이 가정붕괴를 막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봅니다. 그 중의 하나가 의무병에게 월급을 주는 것이구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심플하면서도 강력한 해결책은 경제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산술적인 계산이 나오니까요.) 군복무 문제와 그로 인해 상실한 권리 구제에 필요한 보상도 경제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cf. 비교적 편견없이 적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유있는 태클, 반박 환영입니다. 이유없는 딴지나 억지는 사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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