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이 진정으로 바라던 것은, "테러와 협박에 굴복하지 않는 강한 나라"라는 해석을 내세워서 파병의 당위성과 "자주방어, 독자적 (토벌/진압/몰살/학살)작전능력"을 가진 군대의 파병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특히)하고 싶은 이야기래요.
"이곳에서 미국의 만행을 생생히 목격했다.
우리 대통령에게 제발 군대를 보내지 말라고 전해달라."
(저 ㅅㅅㅓ글 짐승, 승냥이의 무리와 한 가지로 보이게 될 파병은 안된다..라고 이해되는 건 저 뿐일지도 모르겠대요. _ _)
김선일氏가 납치되기 며칠 전, 서력 2004년 5월 26일께에 전해졌다는 이메일의 한 구절입니다. 어디를 어떻게 봐서
「실은 폭력과 테러, (양키를 최정점으로 하는)세계질서에 반항하는 자들에게 현실을 깨우쳐줄 필요가 있다.」고 해석되는 걸지..
일단, "나는 이해도 수긍도 수용도 짐작도 안되는 일이다"..라고 해야겠대요.
::: ::: ::: 아래는 경향신문의 사설입니다. 제가 쓰는 것보다 훨씬 매끄러워 보여서 퍼다 실을게요. ::: ::: :::
[워싱턴에서] ‘이라크 파병’ 분노를 넘어
김선일씨의 시신이 부산에 도착하던 날 미국 뉴저지의 한 마을에선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역시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살해된 미국인 폴 존슨의 추모식이 열렸다. 그의 유족들은 아직 존슨의 시신조차 찾지 못했지만 누구를 증오하기보다 평화를 기원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역사가 쓰여질 때, 존슨의 죽음이 자유 시민들에 대한 공포스럽고 야만적인 행위를 종식하기 위해 서방 사람들과 중동 사람들이 함께 노력하는 촉매가 되었다고 기록되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 달 새 존슨 등 두 건의 참수사건을 접했을 때 미국 사회에도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찬 반응이 터져나왔다. 한 인터넷 매체에는 반전주의자들을 겨냥해 “미국인들은 이제 미국과 함께하든지 등을 돌리든지를 결정해야 할 때가 왔다. 지금은 정치나 비판의 시간이 아니라 총을 들고 전장에 가야 할 시간이다”라는 글이 실리기도 했다. 한 보수성향의 칼럼니스트는 “미국인들은 분노해야 하며, 도살자들의 목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아랍은 왜 미안하다고 하지 않는가”라고 시비를 거는가 하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돈이나 펑펑 쓰고 다니는 사우디의 왕자와 공주들을 밀쳐버리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흥분된 목소리는 오래 가지도, 국민적 지지를 받지도 못했다. 대다수 주류 언론들은 그런 감정적 대응을 부추기기보다는 그런 비극을 초래하게 된 본질적 문제가 무엇인지에 더 초점을 맞추었다. 참수사건의 일차적 빌미가 됐던 이라크포로 학대 사건에 미국 정부가 어느 선까지 개입했는지, 부시 대통령은 왜 후세인과 알 카에다가 관련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며 전쟁을 일으켰는지 등을 더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이라크포로 학대 파문 와중에서 첫번째 참수사건이 터지자 “이것은 적들의 악마적 본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테러와의 전쟁을 독려하려던 부시 대통령은 “내 아들이 부시와 럼즈펠드의 죄 때문에 죽었다”는 유가족의 성토 앞에 머쓱한 입장이 돼 버렸다. 한 독자는 지난 22일자 LA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에 대한 증오가 확산일로에 있는 것은 바로 부시 행정부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라크전쟁은 그 시작부터 거짓으로 포장됐거나, 최소한 오판으로 비롯된 것이었다는 사실은 이제 분명해졌다. 최근 CNN 등이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이라크전은 잘못이라는 응답이 54%를 차지, 전쟁 시작 이후 처음으로 과반이 됐다. 자국민들조차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이 전쟁에 한국이 마지못해 끌려들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김씨 사건이 터지자 우리 사회 일각에서 ‘응징과 복수’의 논리로 추가파병 지지, 전투병력 증강의 구호가 터져나오고 있는 것은 착잡한 일이다.
이라크 파병은 감정적인 차원이나, 일시적인 여론의 움직임으로 결정되서는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차분하고 냉철한 판단으로 우리의 방향 설정을 위해 중지를 모으는 일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가 한 사람의 무고한 죽음을 애통해 하듯, 강요된 전쟁의 비극 속에서 가족과 친지의 죽음에 가슴 찢어지는 억울한 이라크인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김선일씨는 마지막으로 친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곳에서 미국의 만행을 생생히 목격했다”고 썼다. 그리고 우리 대통령에게 군대를 보내지 말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우리가 진정 그의 죽음을 추모하고 그 뜻을 기리려 한다면, 그가 이 세상에서 절규하며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정동식 특파원 dosjeong@kyunghyang.com〉
최종 편집: 2004년 06월 27일 18: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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