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무역, 온누리교회 등에 중동선교 루트 제공
땅 끝 선교비전 명목 교회청년 직원 채용...상호 신뢰관계 형성
온누리교회(하용조 목사,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동 241-96)는 고 김선일 씨, 그리고 김 씨가 일했던 미군 군납업체 가나무역(사장 김천호)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을까.
김선일 씨 유해가 도착한 이후 이 교회는 담임목사 다음의 위치인 수석 부목사를 포함한 교인 70여명을 내려 보내 위로예배를 주관한 것은 물론 정부와 배상 협상을 위해 교인인 이은경 변호사를 앞세웠다.
또 장례위원회에 교회 장로인 박종국 씨를 참여시키고 있으며, 부산 호산나교회 최홍준 목사가 입관예배를 맡은 것도 하용조 목사의 부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은 온누리교회 쪽에 유족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 협의를 의뢰하고, 유족에게도 온누리교회를 신뢰하라는 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이은경 변호사는 “가나무역과 온누리교회는 어떤 관계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고인의 부친 김종규 씨는 온누리교회 관계자에게 ‘이제부터 하나님을 믿겠다’고 말하는 등 교회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온누리교회 역시 하용조 목사가 추모의 뜻을 담은 기도문을 발표하고, 교회 홈페이지에 추모사이트(onnuri.or.kr)를 개설하는 등 직접적인 언급만 없을 뿐 고인을 사실상 순교자로 예우하고 있다.
온누리교회가 고 김선일 씨 장례절차에 깊숙하게 개입한 이유는 생전의 김 씨가 이라크 바그다드 한인연합교회에 초창기부터 출석, 강부호 목사 등 온누리교회 이라크 팀과 함께 복음을 위해 수고한 ‘성도’이기 때문이다. 교회 측은 김선일 씨가 온누리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라는 소문은 결코 사실이 아니라고 점도 강조하고 있다.
온누리교회 이라크 선교 담당 실무자인 노규석 전도사에 따르면 김선일 씨는 지난 4월 19일 이라크한인연합교회 강부호 목사를 비롯, 모든 선교사들이 피신한 상황에서도 한 달 정도 현지에 있는 외국인노동자들과 함께 예배를 인도했다.
이라크 바그다드 한인연합교회는 고 김사무엘 선교사(올 2월 지병으로 사망)가 지난해 10월 세운 교회. 이 교회는 온누리교회의 독특한 선교프로그램 ‘ACTS29’의 일환으로 설립된 중동선교의 전초기지다.
한편 김선일 씨의 이라크 행에 온누리교회가 어떤 식으로든 관련됐다는 소문이 나돈 것은 김천호 사장의 가나무역에 현재 온누리교회 청년 대학부 소속 교인 4명이 직원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가장 나이가 적은 최 아무개(25) 등 대개 20대 중후반의 젊은이로, 교회 선교프로그램 ACTS29에 따라 이라크에 들어갔으며, 교회 내에서는 이들을 가리켜 ‘1만인 선교사’라고 부르고 있다.
4명의 온누리교회 청년이 분명한 선교목적을 띤 채 가나무역 직원으로 채용돼 이라크로 들어간 것은 김선일 씨의 이라크행 동기와 방법에서 너무나 흡사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노규석 전도사는 “온누리교회와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이 관계를 갖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 경 쯤이다”며 “당시 김 사장이 바그다드 한인연합교회 설립자 김사무엘 선교사에게 가나무역을 온누리교회에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했고, 김 선교사는 교회에 ‘선교적 비전을 가진 업체;라고 교회에 소개했다”고 말한다. 그 후 이 말을 들은 온누리교회 청년 4명이 가나무역에 '자진입사'했다는 것.
또 노 전도사는 "가나무역이 미군군납업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올해 3월말까지는 이라크 내 분위기가 매우 좋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현재 4명의 청년은 다른 가나무역 직원과 함께 요르단 내 안전한 곳으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온누리교회에서 발간하는<온누리신문> 편집장 장선철 장로는 청년 4명이 가나무역에 입사한 사실조차 부인했다. 그는 "내가 온누리신문 편집장인데 내가 모르는 것은 다 사실무근이다"며 "청년 4명이 가나무역에 입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엄연한 사실을 놓고 교회 관계자들이 말이 서로 다른 것은 이번 사태에 대한 교회 측 태도 전체에 대한 불신은 물론 김 씨의 죽음 및 가나무역과 온누리교회의 관련성에 대한 갖은 억측을 낳게 하고 있다.
한편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은 걸프전 이후 10년간 중동 지역에서 미군에 군납업무를 해오면서 소위 ‘중동통’으로 활동해 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 얼마전 이라크를 공동 방문했을 때 안내를 맡은 것도 김 사장이다.
김 사장은 집사 신분을 갖고 있으며, 실질적인 회장인 김 사장의 친형 김비호 씨는 장로다. 가나무역은 한국인 직원 15명 중 11명이 크리스천일 정도로 선교비전을 내걸고 있다. 김선일 씨가 가나무역 입사원서에 선교적 소신을 담은 것으로 볼 때, 가나무역은 예전부터 선교비전을 앞세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크리스천 직원 11명 대부분이 30대 전 후(온누리교회 청년 4명 포함)로 비교적 젊은이로 채워져 있다. 김선일 씨는 매니저로 불렸으며, 젊은이들은 서로를 형제라고 즐겨 부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가나무역 직원으로 있는 젊은 크리스천 2명이 올 6월 이라크로 출국한 이도 있으며, 이중 한 명의 부모는 아들이 어학연수를 떠난 것으로 알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가나무역은 ‘땅 끝'이라는 이라크를 향한 ‘순수한 선교적 열정’을 현실로 이뤄내는 비밀루트 구실을 한 셈이다. 또 가나무역은 매월 15만 불 정도를 벌여 들였으며, 이 중 1만 불 이상을 중동선교를 위해 사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가나무역은 온누리교회의 이라크 선교 비전을 충족시켜주는 좋은 창구였다. 또 더불어 본업인 미군 군납활동을 수행하면서 회사 차원에서 혹은 직원 개인의 선교활동을 장려 혹은 묵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이라크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직원을 구하기 힘들어진 가나무역이 선교 목적으로 이라크를 방문하기 원하는 온누리교회 청년 등을 직원으로 채용했을 가능성도 아울러 제기되고 있다.
온누리교회 한 관계자는 “지금 청년들은 이라크에 목숨을 걸고서도 가려고 하지만 교회에서 막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한다. 가나무역은 이런 젊은이들의 열정 속에 군납업무를 수행하던 중 김선일 씨의 죽음을 맞게 된 것이다.
이승균 seunglee@newsnjo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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