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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대사관 직원들의 실상(좃선에서퍼옴)

 
[조선데스크] 누가 그들에게 돌을 던지는가


문갑식 사회부 차장대우 gsmoon@chosun.com


입력 : 2004.06.28 18:36 12' / 수정 : 2004.06.28 21:35 21'












▲ 문갑식 사회부 차장대우
바그다드에 있는 한국대사관은 티그리스 강변의 5성급 바빌론 호텔 길 건너편 주택가 한복판에 있다. 대지는 200평을 약간 넘어보이지만 관저(官邸)는 건평 50평 규모의 2층 건물로 단출한 편이다.

직원 9명, 서희부대 특전사 요원 10여명, 이라크인 직원 10여명이 여기서 일한다. 이라크인들이 퇴근하고 나면 한국인들은 침대 한편에서 밤을 보낸다. 높이 3m 되는 담장과 그 외부에 다시 차량 폭탄 테러 방지용 1.5m 높이의 담장까지 이중으로 둘러싸인 ‘감옥’이다.

가족을 떼어놓고 단신으로 온 대사관 직원들의 식사 장면은 하숙생을 방불케 한다. 이라크인 요리사가 미식(美食)이랍시고 거의 매끼 양고기를 내지만 입맛에 맞을 리 없어 유리병 속에 든 김치, 깻잎, 장아찌, 고추장 등을 그들은 끼고 산다.

이 부식은 보름이나 한달에 한번, 요르단에서 가져온다. 고 김선일씨가 살해 당한 팔루자나 미군의 ‘무덤’으로 알려진 라마디를 지나야 하니 목숨이 담긴 김치 한 조각이지만, 속 모르는 한국 기자나 가끔 들르는 정부 인사들은 눈치없이 소중한 음식을 마구 축낸다.

이라크 은행들이 외환 업무를 취급하지 않아 월급도 요르단에서 운반해와야 한다. 수천달러를 지니고 이라크 국경~바그다드까지의 550여㎞를 오갈 때마다 그들은 “오늘이 마지막이 아닌가…” 하는 공포에 사로잡힌다고 한다.

시멘트 바닥 위에 놓여진 침대에서는 홀아비 냄새가 푹푹 나고, 와이셔츠 깃은 땀에 절지만, 술 한잔 마실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이 더 서러운 건 ‘힘없는 코리아’가 겪는 정보 부재, 거의 매일 밤 들려오는 폭발음과 총성(銃聲) 같은 것들이다.

이라크 대사관 직원 대부분은 중동 붙박이들이다. 선진국에 나가 있는 우리 외교관들이 샹들리에 드리워진 숙소에서 큰소리 뻥뻥 칠 때, 이들은 험지(險地)에서 ‘국가’를 위해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김선일씨 살해 사건 후 외교통상부와 주이라크 대사관을 향해 저주에 가까운 비난이 퍼부어지고 있다. “왜 100명도 안 되는 교민을 관리하지 못하는가” “왜 김씨가 납치된 사실조차 몰랐는가” “외교관들은 국민 혈세만 축내는 존재들인가….”

이 비판은 맞는 것이다. 외교통상부의 시스템이 차제에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은 외국의 한국대사관 혹은 영사관에서 외국인에게는 친절하고 한국인에게는 고압적인 우리 외교관들을 한번이라도 만난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외교통상부를 향해 던지는 돌이 주이라크 한국대사관으로까지 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주이라크 대사관은 작년 말부터 “몸조심하라” “가능하면 빨리 인근 국가로 나가라”고 해왔지만 한국인들은 코웃음만 쳤다.

심지어 작년 12월 말, 오무전기 관계자, 방송 PD까지 낀 한국인 일행은 망년회를 하겠다며 바그다드 중심부 중국 음식점에 모였다가 바로 옆에서 일어난 차량 폭탄 테러로 몰살당할 뻔했다. 불과 두달 전 티크리트에서 오무전기 근로자들이 피격 당한 일을 까맣게 잊은 그들의 입에서는 “볶음밥이 먹고 싶어서…”라는 답변이 나왔다.

김씨 죽음 후 다시 거리에는 촛불이 출렁이고 있다. 김씨를 애도하고 파병 반대를 외친 그들은 후련한 심정으로 귀가할 것이다. 하지만 시위할 수 있는 힘을 한 번만이라도 험지에서 일하는 ‘진짜 외교관’들에게 쏟았더라면 김씨 사건 같은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인수아빠
2004-06-29 09:50:22
1209 번 읽음
  총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1. 박형진 '04.6.29 7:44 PM 신고
    :-)*그 위험한곳에 있는 사람들을 놓고 말로만 나가라고 하면 쉽게 나가지는지... 딴나라들은 테러하나만 발생해도 전세기다 뭐다 해서 자국민을 안전한곳으로 대피시키기위해 별별 수단을 다 동원하는데, 울나라대사관에선 말로 다 때우고 할일다했다고 하니..쯧 ↓댓글에댓글
  2. 2. 김남영 '04.7.1 9:33 AM 신고
    :-)*외국나가서 우리나라 대사관에 가보시면..참..불친절하다는 인상을 갖게 됩니다. 뭐 우리나라에서도 동사무소 공무원들 조차 지들 잘난맛에 사는판에 그정도가 대수냐 하겟지만 외국에서 조차도 자국민을 우습게 보는 공무원들 왜 그쪽엔 폭탄테러를안하는지. ↓댓글에댓글
  3. 3. 김기태 '04.7.2 1:53 PM 신고
    :-)*왜 정부부처는 개혁을 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대부분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그런 점이 있고 전혀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댓글에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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