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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파크의 새로운 비전에 대하여

 

안녕하십니까,

게을러터진 객원기자 서기만입니다. 지금부터 드리는 말씀은 그저 객원기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처지에 글도 잘 올리지 않고 하여 미안한 마음에 하는 거니까 너무 심각하게 읽지 마시고 가볍게 읽으시기 바랍니다. 혹시 이 글이 앞으로의 회사 운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저로선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 글을 쓸 생각이 든 것은 10만 리더 양성이라는 글을 읽고, 또 그 글에 달린 답 글들을 읽고, 그 답 글에 딸린 박병철님의 답 글을 읽고부터 입니다.

시작하기 전에, 마케팅 이론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하나의 상품이 동시에 두 가지 포지션을 가질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포지션이니 하는 전문용어는 집어치우고 쉽게 말하자면, 하나의 고객은 하나의 상품에 대하여 한 가지 이미지를 기억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애플은 또는 매킨토시는 성능의 탁월함, 가격 경쟁력, 보편타당성에 따른 편안함 등등의 이미지는 거의 없는 반면 ‘무언가 모르지만 Cool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애플의 이미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진 이미지와 다르며 애플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한들 현재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진 이미지를 뺏어올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애플이 또는 매킨토시가 가진 이러한 이미지가 그저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사실은, 애플의 디자이너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또한 그들이, 대표적으로는 스티브 잡스 그 자신이 이것을 의도한 것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파격적인 디자인의 PC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즉, 자신들의 위치를 COOL에다 두고(포지션을 잡고) 그 포지션을 지키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제 비씨파크로 돌아가 보기로 하겠습니다. 비씨파크의 포지션은 어디일까요? 다나와는 무언가 사고 싶을 때 가 보면 제품 정보가 있고 저가 구매 정보가 있다는 이미지를 가집니다. 다음의 각 카페들은 각기 제 나름대로의 목적과 정보를 가집니다. 다음 그 자체는 카페를 제공한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비씨파크는?

여기서 약간의 혼란이 있습니다. 10만 리더라는 비전에 따르자면 1. 무언가 깊이 있는 글이 올라와야 하고, 2. 그 글들에 대한 무게 있는 토론이 가능해야 하며, 3. 이러한 글과 토론만으로 수익이 만들어 져야 하며, 4. 동시에 전문 토론 사이트(예를 들어 정치 뉴스와 그에 대한 논평 정도라면 오마이, 프레시안 또는 서프라이즈? 정도)가 제공하지 못하는 분야를 포괄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이러한 사항들을 다 엮어보면 어떤 이미지가 만들어질까요? 토론 사이트? 아닙니다. 그건 아니죠. 뉴스 사이트? 이것도 절대로 아니죠. 특정 주제를 가지는, 예컨대 인터넷 관련 커뮤니티? 이것도 아닙니다. 그럼 비씨파크의 이미지는 무엇이 될까요?

제가 왜 이런 혼란을 가지는가? 그건 박병철님 잘못입니다. 10만 리더라고만 했지 그것이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 그리고 그 운영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도구”로서 각 메뉴 항목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제가 순전히 가상의 사례를 하나 만들어 보기로 하겠습니다.

-         비전: 광범위한 주제에 대하여 “순발력” 있는 토론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 즉 주제의 특성이나 참여자의 특성이 아니라 “순발력”이 포인트인 토론 커뮤니티. (이건 순전히 제 맘대로 가정입니다)

-         전략 과제:

n        1 전략: 순발력 있는 토론이 가능하도록 사이트 개편

n        2 전략: 토론 결과의 수익화

-         제 1 전략 과제에 대하여,

n        1안: 기존의 뉴스토론, 집중토론, 설문조사 항목을 유지하되 운영진이 개입하여 대문글을 수시로 변경하여 “순발력”을 확보

n        2안: 회원들이 셀프서비스 방식으로 주제를 변경하고 토론하도록 하여 여론에 대응하는 “순발력” 확보

-         여기서 1차 의사결정 타이밍이 오겠죠? 순전히 가상 사례인 만큼 2안이 채택되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         사이트 개편안 작성: 토론의 구조는 어떻게 할지, 델파이일지 아니면 단순 댓글 식이 될지? 발제는 어떻게 할지? 발제-반론-보론 등의 처리 방법은? 제안된 주제별 투표를 할 것인지? 발제-반론-보론 외의 짧은 댓글의 처리 방안은? 강의 형식의 글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기존의 뉴스 논평은? … 무수히 많은 고민이 나오겠지만 일단은 이쯤하고 지나가기로 하죠.

-         제 2 전략 과제에 대하여: 제 1 과제의 결과, 심도 있는 토론이 이루어진다고 하면 그 토론 결과를 어떻게 수익화 할 것인가를 고민할 타이밍 입니다. 여기선 ‘아이디어’가 중요하겠죠

n        아이디어 1: 수시 토론의 결과는 언론에 공개하여 뉴스효과를 얻고(최근 버스 노선 개편에 대한 시민 의견은 인터넷 토론 사이트인 비씨파크에 따르면 ……하다고 합니다) 상세 내용은 정보집으로 작성, 언론사와 정부 또는 정당에 판매

n        아이디어 2: 어느 정도의 깊이가 갖추어지는 분야의 글들이라면 책으로 편집(1인이 책을 쓰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럿이 분담하면 비교적 간단히 됩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 커뮤니티의 미래에 대하여 토론을 했다고 합시다. 누군가 한 사람이 한국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한 책을 쓴다면 지극히 어려운 일이겠지만 여러 명이 각자의 장점이 있는 분야에서 각각 쓴다면, 예컨데 누군가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 방식에 대하여 쓰고—그것도 동호회 성격의 커뮤니티를 누가 쓰고 정보 커뮤니티를 누가 쓰고 하는 식으로 여럿이 쓰고—, 누군가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현황에 대하여 쓰고—이것도 소 주제에 따라—, 또 누군가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개선 방향에 대하여 쓴다면? 이렇게 된다면 그것을 묶어서 책으로 만들기는 쉽죠)

n        아이디어 3: 협찬과 광고 수익을 만들어 낸다. (진짜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있다면 기존의 인터넷 광고와는 광고의 방식이나 광고 단가 계산의 기반 자체가 달라질 겁니다)

n        아이디어 4: (지금 당장은 별다른 생각이 안 나는군요. 하지만 어떻게든 만들어 낼 수 있겠죠. 사람만 많다면.)

-         여기서 2차 의사결정 타이밍입니다. 어느 아이디어를 채택할지, 버릴지. 만약 위의 세 아이디어가 모두 선택되었다면 비씨파크의 모습이 이렇게 될 겁니다.

n        (일반 회원의 경우라면) 시사성이 높은 주제 또는 주위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주제에 대하여 무언가 심도 있는 토론이 이루어진다. 나도 그 토론에 즉각 참여할 수 있으며(투표나 한 줄 의견과 같이 쉬운 방법이 있으므로) 또는 글을 써서 필진의 입장이 될 수도 있다.

n        (필진의 입장에서는) 토론의 결과는 여론이 되어 언론에 보도될 수도 있고, 또는 책으로 묶여 나올 수도 있다. 즉 내 글은 인터넷에서 반짝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여론의 일부가 되거나 수익 창출에 이용될 것이다. 내가 쓴 글은 그것이 판매되면 그 금액의 일부를 받을 것이다. 비씨파크에 글을 쓰는 것이 모이면 나도 책을 만들 수 있게 되며 인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         이제는 선택된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구체화 하는 단계입니다.

-         실행!

위의 것은 순전히 가상의 사례이지만 이런 단계를 거친다면(사례의 내용은 조잡합니다만 접근 방식이나 단계 그 자체는 대충 포괄되었으니 그 쪽을 참조하시길) 그나마 구체적인 전략이 만들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앞서의 아이디어 모집 단계는 원래는 관련 직원들과 브레인 스토밍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브레인스토밍 방법에 대해서는 어디 서점에 가셔서 제가 쓴 두 번째 책(청림 출판에서 나온)을 뒤져보면 한 두 페이지로 요약되어 있습니다.

뭐 이딴 허접한 글이 있단 말인가! 하신다면 할 말은 없지만 내부 정보를 전혀 모르는 제 입장에서는 이런 식의 방법이나 절차에 대한 조언 정도가 한계인 것을 감안하여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디 건승하시길.

서기만 드림.



서기만
2004-07-12 10:57:37
346 번 읽음
  총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1. 서기만 '04.7.12 11:01 AM 신고
    :-)*개인적으로 메일로 보냈던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라 좀 어색한 점이 있지만 부디 상량하여 주시고, 글 내용에 대한 의견을 달아 주시면 참고가 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댓글에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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