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KT등 기습조사 안팎] 담합 확인땐 인터넷料 내릴듯 ::: bcpark.net

공정거래위원회가 KT 등 거대 초고속 인터넷서비스 회사에 대해 전격적으로 현장조사를 벌인 것은 국내 시장의 70∼80%를 점유하는 거대 업체들의 요금 담합 행위를 집중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현재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말해줄 수 없다”면서 현장조사 대상과 조사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조사를 받은 업체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대략 3가지 정도가 주요 조사대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KT,하나로텔레콤 등이 케이블방송사업자(SO)들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SO들에게 대여해주는 기간망 요금을 일정 가격 이하로 내리지 않기로 담합했다는 부분이다. SO들은 해당 지역의 유선방송사업을 하면서 초고속 인터넷망도 낮은 가격에 설치해 주겠다는 사업전략으로 초고속 인터넷시장을 꾸준히 잠식해 왔다.

SO의 시장 잠식이 가시화되자 KT,하나로텔레콤,데이콤 등이 SO들과 출혈경쟁을 벌이지 않고 더 이상의 시장 잠식을 막기 위해 SO에 대한 대여료 하한선을 사전에 담합한 것으로 공정위는 보고 있다. SO는 대부분이 영세한 업체들이기 때문에 KT 등 거대 사업자들의 기간망을 대여받지 않고서는 초고속 인터넷사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현재 KT의 VDSL이나 하나로텔레콤 하나포스의 경우 가장 싼 가정요금이 월 3만원대인 데 비해 SO들은 2만원대에 초고속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두번째는 KT,하나로통신,데이콤,두루넷,온세통신,드림라인 등 6개사가 지난해 4월 가입비 면제,고가 경품 제공 등 자신들끼리의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 마련한 ‘초고속인터넷 사업 공정경쟁안’의 담합 혐의 부분이다.

당시 공정위는 만일 6개 업체가 공정경쟁안에 서명할 경우 결과적으로는 일정 요금 이하로는 내리지 않겠다는 가격 담합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고,실제로 해당 업체들은 문서가 아닌 구두로만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정위는 최근 이들 업체가 사장급이 아닌 마케팅 담당 임원급에서 극비리에 공정경쟁안에 서명했으며,이는 담합의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가 하나로텔레콤 현장조사에서 당시 공정경쟁안 업무를 처리한 해당 직원의 업무수첩을 압수해 간 것도 이와 관련된 간접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하나로텔레콤 측의 분석이다.

마지막으로는 KT,하나로통신,데이콤 등이 지난 1999년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기업전용회선 요금을 50% 이상 덤핑가격에 판매하다가 지난해 말부터 요금을 대폭 인상한 것은 사전 담합 혐의가 짙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들은 “그동안 기업전용회선 시장에서 과당경쟁이 벌어져 업체들의 수익이 악화됐다”면서 “이제 제값을 받기로 한 것”이라며 공정위 조사에 반발하고 있다.

아무튼 공정위가 과포화 상태에 이른 초고속 인터넷서비스 시장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에 나선 이상 해당 업체들의 향후 인터넷서비스요금 결정 구조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요금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