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하나로텔레콤 등 유선 사업자들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속도가 다른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과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 요금을 똑같이 받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ADSL과 VDSL 구분없이 미약정 고객의 경우 월 이용요금으로 라이트 3만원, 프리미엄 4만원, 스페셜I 5만원, 스페셜II 8만원으로 책정했다. 하나로텔레콤도 라이트, 프리미엄, 드림I, II가 각각 2만8000원, 3만8000원, 4만7000원, 5만6000원이다.
비대칭인 ADSL의 다운로드는 최대 8Mbps, 업로드는 1Mbps 속도를 내지만 VDSL은 업·다운로드 모두 8∼20Mbps로 동일하다는 기술특성에도 불구하고 최대 다운로드 속도만을 기준으로 상품을 구별해 놓은 셈이다.
문제는 통신사업자들이 ADSL·VDSL 구별없이 가격을 책정한 결과, 같은 돈을 내고 ADSL을 쓰면서 서비스 품질은 VDSL보다 못한 경우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사업자들은 ADSL과 VDSL은 기술적 특성일 뿐 실제 고객들이 받는 서비스 결과는 양쪽 모두 같다고 설명한다.
KT와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VDSL이라고 하더라도 속도제한을 걸어 같은 상품의 ADSL과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초고속인터넷 속도테스트 사이트가 측정한 고객들의 실제 서비스 속도는 대부분 같은 요금대에서 VDSL 이용자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1만원이 더 비싼 프리미엄 ADSL 가입고객이 라이트 VDSL 고객보다 느린 속도로 서비스를 받고 있는 차별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표 참조>
통신사업자들이 ‘동일하다’고 주장하는 속도는 KT의 경우 평균 다운로드 2.4배, 업로드 10.3배로 VDSL이 빠르며, 하나로텔레콤은 다운로드 1.9배, 업로드 6.2배인 셈이다.
통신사업자들이 속도를 무시하고 상품을 합친 이유는 요금징수시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KT 상품개발부 한 관계자는 “ADSL과 VDSL을 구별할 경우 상품체계가 복잡해지며, 이용자 속도가 서비스 환경에 따라 틀려 이를 요금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초고속인터넷의 가입자 차별 문제는 VDSL 서비스가 본격 도입된 지난해 초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KT와 하나로텔레콤은 당시 아파트지역에 집중적으로 VDSL을 제공하면서 가격 마케팅을 벌여 일반 가정의 ADSL 가입자보다 싼 가격에 서비스를 하기도 했다. 통신사업자들은 ‘다운로드’ 위주의 초고속인터넷 사용행태를 고려하면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파일공유 등 개인간 접속(P2P)으로 인해 업로드 사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화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지역적 한계로 인해 ADSL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요금체계가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wonhor@fnnews.com 허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