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성인과 창녀가 집을 마주 하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둘은 같은 날 죽었다. 창녀의 영혼은 천국에 인도되고
성자의 영혼은 어떻게 된 셈인지 지옥으로 끌려 갔다.
두 사람을 데리고 온 죽음의 심부름꾼들은 몹시 당황했
다. 그리고 서로 물었다.
“어떻게 된 거지? 무슨 착오가 아닐까? 그는 참으로
훌륭한 성인이 아닌가? 그런데 왜 성인을 지옥으로 데려
가야 하지?“
그 중에서도 제일 현명한 심부름꾼이 말했다.
“확실히 그는 성스러운 사람이었지. 그러나 그는 창녀
를 부러워하고 있었던 거야. 창녀 집에서 들려오는 음악
의 곡조가 그의 마음의 밑바닥을 몹시 흔들어 놓고 있었
지. 창녀의 집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림, 창녀가 발목에
달고 있는 무용용의 작은 방울소리까지. 그 창녀 앞에
앉아 있던 어느 손님도, 귀를 세우고 듣고 있는 성인만
큼 마음이 동요되고 있지는 않았을 거야. 그의 의식은
전부 항상 창녀한테로 향해 있었어. 신에게 기도를 드리
고 있을 때조차도 귀는 창녀 집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향
해져 있었단 말일세.
반면 창녀는 어떠했었느냐? 비참한 생활 속에서 헐떡
거리면서도 성자는 자기와는 전혀 관계 없는 어떤 지복
속에 있을 것이라고 항상 생각을 했어. 성인이 아침 예
배를 위해 꽃을 들고 가는 것을 볼 때마다 창녀는 생각
했지. ‘언젠가는 나도 저곳에 기도의 꽃을 바치러 가기
에 어울리는 인간이 될른지! 그렇지만 이렇게 더럽혀져
서 감히 들어갈 용기가 나질 않아‘
성인은 결코 이 창녀만큼 깊은 반성을 하면서 예배 목
소리 속에 융합되어 있지는 못했지. 그러나 창녀는 항상
성인의 생활을 동경하면서 기도에 몰입했고, 성인은 항
상 창녀와의 쾌락에 굶주려 있었단 말일세.“
천국과 지옥은 누가 심판해서 갈라놓은 것이 아니다.
그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자신이다. 털끝만치라도 당신
내면의 흔들림이 있으면 곧바로 지옥행이다.
순수함은 외면의 어떤 것으로도 채워질 수 없다. 매일
번민하고 참회해도 소용없다. 진흙 속에 살아도 당신 내
면이 순수로 가득 차 있다면 거기에 천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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