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에서 생선회를 주문하면 접시에 반드시 무를 잘게 썰어 수북하게 깔고
그 위에 생선회를 얹어 가져온다.
무채는 왜 깔아놓을까. 회가 비싸기 때문에 양을 부풀리기 위해 접시 바닥에
두텁게 펼쳐두는 걸까. 아니면, 선도가 높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깨끗하고
하얀 무채를 까는 걸까. 배추나 당근 채로 대신하면 안될까.
그런데, 장식용이나 눈속임이 결코 아니며 다른 채소로 바꿔서도 안된다고 한다.
생선지방은 성인병을 예방하는 EPA와 뇌세포를 활성화시키는 DHA 등이
함유돼있어 어느 식품보다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고도불포화 지방산인 EPA와 DHA는 우리 몸에 매우 좋은 영양소이다.
그러나 좋은 식품에도 역기능이 있기 마련. 생선지방은 산소와 궁합이 잘 맞아
육류지방에 비해 산화가 무척 빠르고, 일단 산화하면 EPA와 DHA의 기능이
상실될 뿐아니라 도리어 몸에 해로울 수 있다.
무채는 바로 이 산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무채에 듬뿍 함유된 비타민 C는이들 영양소의 산화를 막는 항산화제인 셈이다.
생선회 접시에는 생강도 놓여 있는데, 비타민 E가 많은 생강 역시 항산화제
구실을 한다. 무에는 또 생선을 구울 때검게 탄 부분에 들어 있는 발암성 물질을
분해하는 오키시타제도 들어 있다.
다시 말해 생선회의 무채는 산화를 예방하고 염분을 흡수하며 항암 역할을 한다.
산화한 음식을 섭취하면 몸이 산화한다. 산화는 곧 노화로 연결된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최근 생선회 수요가 늘면서 생선회와 무채를 같이
먹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한다.
유념할 점은 무채는 한 번만 사용하라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무채의 비타민C
잔존율이 줄어드는데, 무채를 만든 1분 후에는 85%, 1시간 후에는 76%, 2시간
후에는 53%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무채가 아까워 윗부분만 걷어내고 다시 쓰거나 무채를 깨끗이 씻어
'재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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