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주 저편의 세계에 항상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기에 두시간은 너무나 짧았다.”

〈이티〉 〈미지와의 조우〉 등 에스에프 영화를 통해 우주 생명체의 존재에 대한 끝없는 상상력을 펼쳐왔던 스티븐 스필버그는 초대형 에스에프 텔레비전 시리즈 10부작 〈테이큰〉의 제작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2002년 미국 케이블텔레비전 사이파이 채널을 통해 방영돼 시청률 1위를 기록했으며 2003년 에이미상, 텔레비전비평가협회상 등을 휩쓰는 등 선풍적 인기를 끈 〈테이큰〉이 20일부터 케이블 영화채널인 홈시지브이를 통해 매주 토·일 밤 10~12시 2시간 동안 방영된다. 편당 2시간씩 모두 20시간짜리 미니시리즈이지만 순수 제작비만 4000만달러(우리돈 480억여원)가 들었다고 한다.

〈테이큰〉에서는 제2차대전 당시 전투기 조종사였던 러셀 키스 대위와 1947년 뉴멕시코주 ‘로스웰 사건’을 출세수단으로 삼는 오언 크로퍼드 대위 가족, 외계인의 피를 이어받은 클라크 가족 등 외계인을 둘러싼 세 가문의 4대에 걸쳐 얽힌 인연이 박진감 있게 펼쳐진다. 로스웰 사건, 미스터리 서클현상 등 외계인 관련 각종 미스터리는 물론 제2차세계대전, 베트남 전쟁,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등 미국의 역사적 사건들이 시리즈에 철저하게 고증됐다.

영화 〈아이 앰 샘〉에서 깜찍한 외모로 눈길을 끌었던 아역 다코타 패닝(사진)이 사건의 열쇠를 쥔 외계인 혼혈의 초능력 소녀로 출연하며 조엘 그레치, 헤더 도너휴 등 연기파 배우들이 주요배역을 맡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돼 실제 존재하는 듯 생생한 영상으로 표현된 유에프오와 외계인 묘사는 〈테이큰〉의 큰 볼거리. 공동기획자이자 각본을 쓴 레슬리 보헴을 비롯해 각각 1편의 에피소드를 연출한 10명의 감독과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에 참여한 특수효과팀 등 정상급 스태프가 스필버그를 뒷받침했다. 〈테이큰〉의 명성은 이미 국내에서도 알려져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활동중인 테이큰 동호회 회원만 1800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