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멜을 확인해 보니 여기 영자님이 멜을 보내셨길래 확인해 봤더니...
읽고 나서 옛생각이 나더군요.
고3때 소개팅으로 만났던 2살차이 첫사랑...
제가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만날 시간을 자주 못가졌었는데,
그녀는 제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걸로 오해하고 떠나버렸어요.
근데 반년이 지난 어느날 그녀가 술 마시고 용기를 낸듯 집으로 전화했더군요.
그때 저는 무척 반가웠어요.
오해를 풀고 다시 시작해 보려는 마음으로 그 이후에 두어번 정도 만났어요.
그녀도 저와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요.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어요.
제가 과연 그녀를 다시 만나서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요.
저의 이기적인 생각을 한다면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녀가 저를 한번 떠난 후에 또다시 저에게 그런 오해를 한다면
다시 떠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에 대한 마음이 간절하고 또 사랑하고 있지만,
저의 마음을 그녀에게 표현하더라도 그녀가 저의 마음을 몰라준다면...
혹시 알더라도 사랑하는 남자로 그녀의 기억속에 살아있을지...
그래서 아쉽지만 그녀 혼자서 또 상처 입을까 봐 연락하지 않았어요.
그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나고 제가 군대에서 복무하고 있을 때
휴가를 나왔는데, 우연히 시내에서 만났어요. 이번엔 그녀가 무척 반가워했어요.
성숙하고 예쁜 새내기 대학생이 되어 있더군요.
커피숍에 들어가서 얘기를 했는데,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그때 헤어진 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오해를 풀지 못한 씁쓸한 마음도 들었지만요.
좋은 사람과 만나서 다행이고 언제라도 힘이 들때면 연락하라는 말을 해주고 헤어졌고
그 이후엔 그녀를 위해 연락하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잊을수 없는 첫사랑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제가 그녀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그녀 마음에는 아직 제가 부족하게 느껴졌나 봐요.
자주 만나야만 사랑하는 거라는 생각을 그녀는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를 오해한 거고요.
그녀와 만나더라도 공부 때문에 자주 만날수 없을지도 모를텐데,
그때 또다시 그녀가 떠나버린다면 서로가 또 상처를 받겠지요.
서로가 원하는 것이 다르다면 그건 어느 누구도 그걸 바꿀수는 없을 것 같아요.
서로가 이해하며 사랑한다면 모르겠지만...
아니면, 제가 그녀가 바라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준다면...
하지만, 세상에 그런 남자들이 흔하진 않겠지요.
다들 자기 마음과 생각이 우선이니까요.
그런 성격차이와 자존심으로 인해 헤어지는 연인들이 많은것 같아요.
제 얘기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도음이 되시길 바래요.
영란님도 어떻게 헤어지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그분과의 추억 때문에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다시한번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시길 바래요.
그분이 영란님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다시 만나고 싶어하는지를...
그런 마음이 든다면 헤어지지 마시고 그분과 새로운 마음으로 추억을 만들어 가시길 바래요.
만약에 아니라면, 당연히 새로운 사랑을 찾으시길 바래요.
남들이 뭐라고 하든 그분과 후회없는 사랑을 하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께요.
또다시 똑같은 일로 인해 상처를 받는다면, 다시 만나서 사랑한 것이 무척 후회가 될테니까요.
어떤 분이 인연이니까 다시 만나는 거라고 하시지만,
인연은 만들어지는 것보다는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헤어졌든간에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나서 뒤늦은 후회가 든다면
인연을 만들어 다시 만날수 있겠지요. 물론 상대방도 그럴 마음이 있어야겠지요.
영란님도 그분과 진심으로 다시 시작을 하고 싶으시다면,
앞으로 인연을 만들어 가보세요.
그러면 그분의 마음속에 새로운 영란님의 모습이 자리잡을지도...
순간의 감정이 아닌 이성적인 마음으로 그분을 만나면서 그분의 마음을 헤아리시길
진심으로 바라며 이만 줄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