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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탑] 본질은 “노무현이 싫다”(왜? - 그냥.)

 
노무현 대통령이 인도·베트남 순방에 나가 있는 사이 서울에선 극우·보수단체 회원들이 시청앞을 가득 메웠다. 집회장에선 올림픽 등에 남북이 공동으로 들고간 한반도 단일기를 불태우고 성조기를 흔들었다고 한다. 이들은 아마 미국이 한국에서 멀어져간다는 생각에 애가 타는 것 같다.


베트남에서 이를 바라보는 느낌은 각별하다. 잘 알다시피 베트남전에 미국은 총 55만명을 파병하고, 2천4백억달러의 전비를 쏟아부었다. 2차대전 때의 4배에 달하는 8백만톤의 폭탄이 월맹군의 머리위에 떨어졌다. 하지만 월등한 물리적 전투력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월남과 미국은 졌다.

왜일까. 미군의 압도적 지원을 받고 있는 남베트남군 병사들은 대공세가 시작되자 북베트남군이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도망갔다. 연합군의 패배는 군수품을 월맹군에게 내다팔 정도로 부패한 사이공 정부, 맹목적인 전쟁을 벌인 미 군부, 베트남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더티 워(더러운 전쟁)’의 당연한 귀결이었다.


베트남전은 동맹군이 많고, 적고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달라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생생한 사례다. 문제는 동맹군의 유무가 아니다.

“주한미군이 없으면 서울은 16일이내 붕괴될 것”이란 한 야당의원의 기밀자료 폭로는 한·미동맹의 중요성 못지 않게 자주국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논거로도 쓰여져야 한다. 21세기 반듯한 나라 꼴을 갖춘 국가 중에 ‘누구 없으면 망한다’는 얘기는 최악의 가상 시나리오라 하더라도 남이 들을까 겁나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당연히 ‘서울 붕괴론’ 뒤에는 세계 12위의 경제 규모를 갖춘 나라답게 1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우리 손으로 우리를 지키는 자주국방 방안을 모색하자는 목소리도 함께 실렸어야 했다.


국감철을 맞아 터져 나오는 보수야당-수구언론-보수진영의 릴레이식 색깔론 공세는 거의 ‘국민 세뇌’ 수준이다. 이리저리 돌려 얘기할 것 없이 이들의 ‘나라 걱정’ 바탕에는 ‘노무현이 싫다’는 인식이 깔려있다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한 골수 보수논객이 보수단체 연합시위를 보고 “4·19를 연상시키는 시민봉기가 시작됐다”고 환호작약한 것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은 솔직한 표현이다. “청와대로 가자” “노무현을 타도하자”란 구호는 보수 진영이 생산해내는 반정부 시위의 본질이다.


국내에서 색깔론을 놓고 날이 새고 지는 동안 이곳 베트남에선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가 한창 열기를 더하고 있다. 38개 참가국 중 공산주의나 좌파정권은 14개 나라다.

극우세력들의 말대로라면 빨갱이 나라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정상들이 머리를 맞대고 세계화, 개방, 동반자관계 증진을 숙의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정치분야 의제는 ‘국제안보 문제’다.

세계는 좌우 이념의 대립을 뛰어넘은 지 이미 오래다. 실리와 유용성은 이 시대 국가들이 추구하는 새로운 생존이념이다.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나라란 나라는 모두 10년 후, 50년 후 먹고 살 미래의 신(新)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국경을 넘어 시장 구석구석을 훑고 돌아다니고 있다.


ASEM 취재를 온 일본의 한 기자는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는 색깔론 공방에 대해 묻자 피식 웃으며 답했다.

“바깥에선 삼성·현대·LG 같은 세계 초일류기업들의 글로벌 비즈니스가 눈부신데 안에선 어떻게 그런 이슈가 가능한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한국은 로컬(국내) 문제로 인한 코스트(비용)가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박래용 기자〈leon@kyunghyang.com〉



치세
2004-10-10 12:07:17
911 번 읽음
  총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1. 가람 '04.10.10 10:26 PM 신고
    :-)*내가 시골에 파뭍혀 사는 이유를 그대들은 아는가?
    아이엠 에프 학점때 멍청한 인간들로부터 해방되길 원했기때문이다.
    정말 70년도부터 뼈빠지게도 일했고 변변히 휴식이라는 호식도 못했다.

    이제 그바탕위에 신사고 방식에 젊은 일꾼이 맘놓고 이나라를 이끌기
    진정으로 바라며 늙은 사고방식은 이제 접을때가 됬다고 감히 말한다.

    그 고리가 미국에 기대는(신 사대주의) 인간들에 사고방식의 전환,또한
    자주 독립의 의지력이 관건이라 사료됨. ↓댓글에댓글
  2. 2. 흑룡 '04.10.20 11:50 AM 신고
    :-)*이놈의 정부가 주는 고통은
    신시대가 열려가는 과정에서 의례히 감내해야 하는 그 무엇과는
    다르다는것을
    젊은이들은 느끼지 못하겠지 ↓댓글에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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