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서해교전 당시 북한 경비정과 전투를 벌이다 중상을 입었던 이희완(28.해사 54기) 대위가 10일 오후 자신이 근무하는 경남 진해 해군사관학교 교정에서 가족과 선후배 등 1천여명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경상도 총각인 이 대위와 인생의 새출발을 하게 된 신부는 현재 광주에서 영어강사로 활동하는 미모의 서하라(27)씨로 영호남 커플.

예복으로 하얀정복에 서해교전 공훈으로 받은 충무무공훈장을 목에 건 이 대위는 다소 불편한 다리에도 불구하고 시종 웃음을 잃지 않은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이 대위의 부모는 아들이 다리에 포탄이 박히는 엄청난 중상에도 불구하고 결혼식에 당당히 선 모습을 지켜보며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해군사관학교장 윤연 중장의 주례로 치러진 결혼식에서 윤 중장은 "두사람이 한배를 타고 살면서 어떤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쉽게 실망하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멋진 항해를 하길 기대한다"는 주례사로 이들의 결혼을 축하했다.

두사람의 결혼을 축복하기 위해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화환과 부부 손목시계를보냈으며 윤광웅 국방부장관이 축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허성관 행자부 장관,한국무역협회 김재철 회장 등이 화환을 보냈다.

현재 해사 해양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 대위는 지난해 11월 결혼정보업체인 ㈜선우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서씨를 만나 진해~광주를 오가며 새록새록 사랑을 키워갔고 지난 6월 서씨와 시내 한 호프집에서 빔 프로젝트를 통해 감동적인 영상 메시지를 담아 청혼, 서씨의 OK를 받았다.

이 대위는 특히 포탄이 다리에 박히는 중상으로 그동안 수 차례에 걸친 대수술끝에 건강을 회복해 지난해 10월에는 서해교전 참전 전우들과 함께 '전우마라톤대회'에 참가, 5㎞를 완주하는 불굴의 의지를 과시했다.

서해교전에 함께 참여했던 동기 장근영 대위(28)는 "서해교전 당시 자신의 떨어진 다리를 들고서 침착하게 대응하던 모습이 생생하다"며 "불굴의 의지로 자신을 이기고 결혼식장에 선 이 대위의 모습이 바로 기적"이라고 말했다.

첫 걸음을 내디딘 신부 서씨는 "늘 지금처럼 함께 사랑하며 열심히 살겠다"고말했다.

이 대위는 "그때도(서해교전) 살아 있었고 지금도 이렇게 당당하게 살아있다"며"살면서 더 어려운 일들도 둘이 힘을 모아 사랑으로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환하게웃었다.

진해 해군사관학교 관사에 신접살림은 차린 이들 부부는 6박7일간의 유럽여행을떠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