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입학처장들이 지난 10일 모여 고교의 엉터리 내신 자료의 실태를
공개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교육부가 입시에서 고교 간 학력격차를 반영한
대학들을 제재하겠다고 하자 “정말 누가 옳은지 따져보자”고 나선 것이다.
고교의 내신 부풀리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수업시간에 풀었던 문제가
그대로 기말고사에 출제되는 게 보통이다. 어떤 학교에서는 가(假)채점
결과 점수가 낮게 나오자 답안지를 다시 돌려주고 고쳐 쓰도록 하기도 한다.
같은 학년 450명 중 200명이 만점을 맞은 경우도 있다. 그 200명
모두가 ‘450명 중 1등’이라는 내신 성적표를 제출했을 테니 그 자료로
학생을 뽑아야 하는 대학으로선 기가 막혔을 것이다.‘내신 뻥튀기’는
교사와 학생이 공범(共犯) 관계로 저지르는 일종의 사기극이다. 이것이
전교조의 간판인 ‘참교육’의 실상이다. 내신으로만 뽑자는 것은 이 같은
사기 수법을 공인(公認)받자는 말이나 한가지다. 이 전교조의
지령(指令)에 꼭두각시처럼 끌려가면서 교육부는 학력격차를 반영한
대학에 대한 감사와 제재를 밀고 나가고 있다.
대학교육협의회가 밝힌 대학들의 내신 실질반영률을 보면 경희대 4.8%,
성균관대 5%, 숙명여대 5.8%, 중앙대 5%, 외국어대 4% 등이다.
내신 자료가 이렇게 천대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지금 입시제도는
내신만이 아니라 수능과 본고사 등 모든 전형자료를 써먹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런데도 전교조는 대학 관계자들을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우기고 있다.
오죽했으면 ‘우리 학교엔 전교조가 없다’는 광고를 내는 학교가
있다면 학부모들이 몰려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겠는가.교육부가 진짜로
해야 할 일은 대학들이 떳떳하게 신입생을 뽑을 수 있도록 모든 학력자료를
대학에 공급해주는 것이다. 교육과정평가원이 매년 하는
학업성취도 평가, 연 2회 하는 모의 수능, 연 4~5차례의 전국연합학력평가,
대학입시용 수능 등의 학력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면 대학의 신입생
선발도 공정해질 것이고 학교 간 경쟁으로 공교육도 튼튼해질 것이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수능 자료를 비밀이라고 움켜쥐고 있고, 교육과정평가원의
학력평가 자료를 국회의원이 공개했다고 해서 유출자를 색출한다고
법석을 떨고 있다. 국민이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은 이 소동의 배후 세력은
교육자의 허울을 벗어던진 운동꾼이고, 그들의 인질로 붙잡힌 한국교육을
되찾으려면 국민이 힘을 모아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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