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을 벌금으로 처벌한다? 밀려오는 한국의 조기 유학생과 이를 받아들이는 중국 중·고등학교간의 갈등이 심심찮게 빚어지고 있다. 지난 1993년부터 한국유학생이 중국에 들어와 유학생활을 시작한 이래, 지금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원생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역에 약 5만명의 한국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절반 이상이 베이징(北京)에 있고, 그중 절반은 이른바 조기 유학생에 해당하는 초·중·고등학생이다. 학생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교칙을 위반하는 등의 문제는 어디서나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런데 학교가 그것을 어떻게 지도하느냐 하는 문제는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
최근 베이징의 한 중·고등학교는 교칙을 위반한 유학생들에게 '벌금'을 부과함으로써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수학여행에 참가한 학국학생들 중 8명이 가게에서 술을 사오다가 교사에게적발돼 4명은 훈방되고 4명은 제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는 단순히 제적당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1인당 4000위안(元=약 56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는 수업을 계속 받도록 했다는 데 있다.
한 학부모가 "교칙위반을 어떻게 벌금으로 해결하느냐?" 학생지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러자 학교측은 "해당학생은 그 일로 이미 제적된 상태며 4000위안은 벌금이 아니라 학비"라는 입장을 밝혔다. 말하자면, 학생은 이미 제적됐으나 계속 그 학교를 다니려면 한 학기분의 시험학습비(試讀費)를 내고 계속 다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한 학기 동안 학생의 품행을 지켜본 다음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그 학년을 계쏙 유지하게 된다고 한다.
이같은 학교측의 주장에는 문제가 없는 것 같다. 제적당한 학생에게 다시 공부할 기회를주니 오히려 고맙기까지 하다. 그러나 한편 뒤집어 놓고보면, 벌금으로 사면을 받은거나 진배없다.
우리는 여기서 품행이 좋지 않은 조기 유학생들을 비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교칙을 위반한 학생은 징계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형식이 어떠하든 간에 해당학생은 그 비용을 내고 같은 학년의 수업을 그대로 계속함으로써 그 비용이 학부모의 주장대로 '벌금'과 다름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2004년 10월 14 -21일 제361호 베이징 저널 금주초청 사설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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