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야말로 진정한 한미동맹을 해치는 주범 ![]() | ||||||||||||
[문한별의 언론따지기] 미국 보수잡지가 말하는 ‘진정한 동맹국의 길’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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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한별 칼럼니스트 media@mediatoday.co.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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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눈에 띄는 기사가 있어 잠깐 소개합니다. 대선을 8일 앞둔 지난 25일 미국의 대표적 보수 잡지 중 하나인 ‘더 아메리칸 컨서버티브’가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는군요. ‘더 아메리칸 컨서버티브’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도 세차례 도전했던 팻 부캐넌 등 보수 논객들이 발간하는 격주간지인데, 11월8일자에 실릴 ‘케리가 그 사람’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라크전을 비롯한 부시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통렬히 비판하며 케리 지지를 호소했답니다. 그 내용을 잠깐 들어 보시죠. “이 잡지는 ‘이번 선거는 케리 후보에 대한 선거가 아니라 조지 부시 대통령에 대한 선거’라고 전제한 뒤 ‘미국인들이 네오콘들과 기독교적 아마겟돈에 의해 권력이 찬탈되지 않는 대통령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케리가 당선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잡지는 부시 대통령이 네오콘들이 고안한 선제적 공격조치로 이라크 침공을 합리화하는 등 ‘미국판 브레즈네프 독트린’으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반미 감정을 증폭시킴으로써, ‘이라크의 수렁으로부터 미국이 빠져나오도록 도와줄 진정한 동맹국이나 우방들을 갖지 못하게 됐다’고 비판했다...”(<흔들리는 보수…잇단 케리 지지>, 2004.10.26, 연합뉴스) 이걸 보니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저는 조선일보의 일그러진 얼굴이 금세 떠오릅니다. 미국의 유명 보수인사들이 부시 대신 케리를 지지했대서만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부시 반대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것들입니다. 뭐라 했습니까? 부시가 네오콘에 둘러싸여 이라크 침공을 합리화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반미감정을 증폭시킴으로써 “이라크 수렁으로부터 미국이 빠져나오도록 도와줄 진정한 동맹국이나 우방들을 갖지 못하게 됐다”고 하지 않습니까?(워낙 중요한 말이라서 다시 반복했습니다.) ‘진정한 동맹국이나 우방’이란 표현에 주목해 주십시오. ‘미국의 보수’에 의하면, 진정한 동맹국이나 우방은 미국의 이라크침공에 동의하고 동참하는 것이 아니라 부시 행정부가 그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답니다. 한국처럼 김선일씨의 무고한 죽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3번째로 많은 대규모의 전투부대를 파병해서 오만방자한 부시의 기를 살려주는 것이 아니라, 필리핀처럼 마땅히 철군을 해서 부시에게 옳고 그름을 일깨워 줘야 한다는 겁니다. 그것이 미국의 ‘진정한’ 동맹국 혹은 우방의 마땅한 처신이랍니다. 워째, 파병반대론자들이 줄기차게 내지른 목소리와 비슷한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러나 조선일보는 그동안 이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꾸해 왔습니까? 부시 행정부가 서희, 제마부대에 이어 다시 대규모 전투부대파병을 요구하자 조선일보는 기다렸다는 듯 “파병은 결국 대통령의 결단이다”(2003.12.1)라느니 “이라크 파병 철저한 준비 갖추라”(2003.12.18)느니 하는 말로 노무현 정부를 몰아세우고 그도 모자라 “이라크에는 이미 20여개국 군대가 활동 중이다. 국제사회에 대한 파병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 나라의 신인도(信認度)와 이익은 계량(計量)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될 것”(<FTA와 파병안, 더 미룰 수 없다> 2004.2.9)이라며 꼬드기기를 마지 아니하였습니다. 행여나 정부 여당 내에서 파병에 대해 다른 목소리들이 새어나올라치면 조선일보는 마치 자기 혼자서 한미동맹을 떠맡고 있다는 듯 입빠른 소리를 지껄이며 이견을 잠재우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가 이라크 파병 문제에 대해 “파병 대신 재정 지원 부담 같은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투로 말했을 때 조선일보가 한 말 들어 보십시오. “지금의 한·미 관계는 말이 좋아 전통적 우방이지 반미 데모와 대사관 이전, 주한미군 기지 문제 등으로 갈 데까지 간 상태다. 이런 판에 ‘돈으로 대신하겠다’는 발상이 여당 대표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미국은 흔히 다른 나라를 ‘동맹국’ ‘기회주의적 동맹국’ ‘잠재적 적국’ ‘현재적 적국’으로 분류한다. 이번 파병의 명분 중 하나는 한·미 동맹 강화였다....” (<대한민국을 ‘기회주의 국갗로 만들려는가>, 2004.5.14) 또 열린우리당 의원의 57.6%가 국회가 의결한 이라크 파병안을 철회하거나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 조선일보는 다음과 같은 협박의 말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파병을 없던 일로 되돌렸을 때 우리에게 닥칠 일들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았을까.... 또 어떤 사태가 벌어지겠는가. 미국엔 한국이 마침내 한미동맹에서 이탈키로 결심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 순간부터 한미동맹은 빠른 속도로 해체 과정에 들어가고, 미국 행정부는 물론 의회까지 나서 대한(對韓) 정책의 전면 재검토가 시작될 것이다. 이 땅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 험한 세계에서 동맹의 동아줄 하나 없이 떠도는 한국을 어떻게 대하겠는가....” (<파병 재검토 이후 사태 생각이라도 해봤나>, 2004.6.9) 재밌는 것은 다음 말입니다. 더 들어 보시죠. “파병 반대 의원들의 의도는 그저 반전(反戰)과 평화란 명분에 대한 집착만이 아니라 미국의 요청을 박차는 모습을 보여줘 한미관계를 ‘거꾸로 다시 서게’ 만들어 놓아야겠다는 것인 듯하다....” (2004.6.9) ‘더 아메리칸 컨서버티브’의 말에 비추어 이 말을 다시 해석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부시 행정부의 요청과는 달리 파병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몇몇 의원들이야말로, 조선일보의 협박과는 달리, 한미관계를 ‘거꾸로 다시 서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전도된 한미관계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려는 것’이 된다”라고 해야 겠지요? 미국의 건전보수를 대변하는 ‘더 아메리칸 컨서버티브’의 이번 사설로 그동안 조선일보가 지껄여 온 모든 말들이 순식간에 헛된 말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나아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에 덩달아 놀아나 제 나라 국민을 협박하면서까지 전투부대를 파병하라고 윽박질러 온 조선일보 같은 극우신문지야말로 한미관계를 해치는 진정한 이간자임이 대명천지에 ‘뽀록나고’ 말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합니다. 우리가 전투부대 파병을 반대한 까닭은 미국이 싫어서가 아닙니다. 반미감정의 포로가 돼서도 아닙니다. 전투부대 파병을 반대하는 사람들 가운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파병을 반대한 것은 ‘오직’ 부시의 전쟁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부시의 전쟁이 명분없는 거짓된 전쟁이었기 때문입니다. 부시의 전쟁이 제 야욕을 채우기 위한 불법, 불의한 전쟁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부시를 반대할 뿐, 미국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부시를 반대하는 것이 왜 반미가 돼야 합니까? 부시가 미국입니까? 그러면 부시에 맞서 싸우는 존 케리도 반미입니까? 존 케리를 지지하는 미국인들도 반미입니까?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하는 ‘더 아메리칸 컨서버티브’도 반미입니까? 조선일보는 이제껏 한국의 목소리가 아니라 미국의 목소리로 행세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더 아메리칸 컨서버티브’의 사설로 인해, 조선일보가 대변해 온 게 실은 미국의 목소리가 아니라 오로지 ‘네오콘의 똘마니’ 부시의 목소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들통났습니다. 이런 신문지가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는 게 신통 방통 꼬부랑통하지 않습니까? 아니 속에서 열통이 끓어오르지 않습니까?
문한별 / 언론인권센터 대외협력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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