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래 글에 대한 답글이지만 좀 길어서 새로 올립니다.
불경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수단으로는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두가지를 말합니다. 첫째는 뉴딜식의 재정정책, 둘째는 레이거노믹스(한국이라면 국민연금만 없애줘도....??).
그러나 여기다 하나를 더 보태자면 아무 것도 안하고 기다리는 것이 있습니다. 뭐 이딴 것도 정책이냐 하시겠지만 사실은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 적절할 경우다 많습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경기부양이 경기과열이 되어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차라리 아무 것도 안 하는 쪽이 국민경제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재정정책은 정부가 세금을 걷은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여기 저기 사용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일단 돈을 푸는 것이니까 그 돈이 돌고 돌아 결국 경기가 살아난다는 이론에 바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정정책은 아무 때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보통의 경우라면 정부의 부채 규모가 일정 수준 이하에서만 사용가능합니다.
재정정책이란 결국 세금을 걷어들인 것보다 더 많은 정부지출을 하는 것인데 이렇게 많이 쓰다보면 정부의 부채가 점점 늘어나 언젠가는 세금을 더 많이 걷어 적자를 메워야 하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그런데 현재 시점에서 이미 적자 규모가 상당하다면, '세금을 초과 징수해도 좋을 만큼 경기가 과열로 접어들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게 될 겁니다. 만약 그리된다면 돈을 풀어야 할 상황에서 돈을 더 걷어버리는 일이 생기게 되고 결국 불황의 골이 오히려 더 깊어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 재정정책에서도 세금을 더 걷지 않고 해결하는 방법이 있기는 있는데, 그건 돈을 찍어내는 겁니다. 세금을 걷을 것 없이 그냥 한국은행에서 돈을 찍어내는 거죠. 그러나 이 방법은 현재 한국의 경제규모나 세계경제에서의 위상을 생각하면 극약처방입니다. 경기를 살리려다 아예 국민경제 자체를 말아먹어 버릴테죠. 그러니 이 짓은 할 수 없을 겁니다.)
(** 사실, 지금까지의 역사를 보면 재정정책이 제대로 먹힌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공황을 벗어난 것도 뉴딜이 아니라 사실은 2차대전이라는 무지막지한 생산-소비의 기회때문이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레이거노믹스 또는 공급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세율을 낮추어주면 실 소득이 많아지니 결국 소비가 활성화되고 자연스럽게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겁니다. 경기가 살아나면 세율이 낮아도 총 세액이 늘어나니 재정적자는 발생하지 않게 된다는 것도 배경으로 갖고 있구요. 이것은 레이건 이후의 미국이 어떻게 과거의 침체를 벗어날 수 있었나를 설명하는 근거로 자주 인용됩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국민연금을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종류의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것인데요, 연금에 손을 대겠다고 작심하였다면 재정정책을 쓰기보다는 아예 연금을 임의가입으로 바꾸어서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의 연금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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