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알진 못하지만 남재준 총장님은 어머님의 가장 친한 친구분 오빠 되십니다. 워낙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들어서 '참 대단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행정에는 고건 전 총리가 있다면 대한민국 육군에는 남재준 육참총장이 있다.'라는 말이 지나치지 않습니다. 수방사 시절때에도 밖에 안 좋은 모습으로 비춰진다면서 친누이 조차도 관사에 한번 못 오게 했던 사람입니다. 골프 안 치는 것이나 아주 작은 생일 선물도 돌려보낸다는 얘기는 이미 육사 출신들과 주변에 있는 군인들은 잘 아는 얘기입니다. '선비'나 '생도3학년'이라는 별명이 붙어 다닐 정도입니다.
남재준 총장은 2003년 4월 육참총장에 임명되었습니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올해 7월에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되었구요. 윤광웅 장관은 해사 출신으로써 지난 99년 해군참모총장 자리를 놓고 동기생 이수용 전 석유공사 사장에게 밀려 전역했다가 노무현 대통령의 국방 보좌관으로 다시 복귀, 국방부 장관에 임명되었습니다. 윤광웅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선배죠. 코드 인사 얘기가 안 나올 수 없습니다.
지난 7월부터 윤광웅 장관이 국방부 이름으로 추진한 사업들은 기존의 군에서는 쉽게 수용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군 사법'개혁', 국방본부 문민화, DMZ내 선전물 제거 등은 최전방 칠성부대 연대장 경력을 갖고 있던 남재준 총장이 쉽게 수용할 수 없던 부분이었습니다. 당연히 많은 충돌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 어느정도의 압박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번 인사 관련 비리 운운하며 대대적으로 육참총장 길들이기에 나선 것입니다. 말도 안된다고요? 그렇다면 비슷한 괴담이 나왔었던 윤광웅 장관 취임전 2003년 10월 17일이나 2004년 5월 27일 장성진급 관련해서는 왜 아무 얘기도 나오지 않는 겁니까? 원래 군내 장성진급은 매우 치열한 경합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거의 언제나 이번 수준과 비슷하게 비리설이 나돕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무기명 투서에 대해서는 수사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던 것이었구요. 하지만 윤광웅 장관이 취임한 이후 이례적으로 이런 수사를 한다는 것은 길들이기로 밖에는 볼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청렴을 원칙으로 평생을 살아온 남재준 총장에게 이보다 더 큰 치욕이 있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사의를 내비췄구요.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이를 반려했습니다. 그렇게 두들겨놓고 사람을 아껴서 반려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적당히 필요한 메세지를 다 전했으니 이젠 찍소리 말고 말 잘 들어라.'라는 얘기죠. 아마 남재준 총장도 지금 자기 자신이 아니면 군 내에서 운광웅 장관의 일방적인 '개혁'을 막아낼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스스로 치욕스러운 고통을 감내하기로 결심했을지 모릅니다.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평생 도둑질은 나쁜 것이라서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살아온 사람에게 하지도 않은 도둑질을 한 것 처럼 몰아간다면 그 속이 어떻겠습니까? 그것도 주변에서는 다 조금씩 도둑질을 하는 분위기인데 혼자 스스로 마음을 굳게 먹고 평생 안했던 사람이었고 그렇게 몰리는 이유가 국방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개혁에는 고통이 따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통이 따른다고 다 개혁은 아닙니다. 병에 걸리거나 다쳐도 고통이 따릅니다. 문제는 고통이 있으면 무조건 개혁이라고 단정지어버리는 현 정권에 있습니다. 육군 창설 이래 몇 안되는 가장 청렴한 군인을 자기 말 안듣는다고 졸지에 비리인사로 만들어버리는 현 정권의 치졸함에 정말 치가 떨립니다.
p.s : 오빠이셨군요. 수정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