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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감시기기 입찰 부정의혹 '증폭'

 















한전, 감시기기 입찰 부정의혹 '증폭'
광주전력관리처 발주 합격 제안서 2건 ‘복제판’

 


박해성 기자 phs@energydaily.co.kr


 



H사 “제안서 평가 부당하다” 한전 상대 소송제기
한전, "H사는 이번 입찰과 무관...각하해달라 요청


한전과 감시기기조합간에 단체수의계약으로 추진되는 감시기기정보시스템 구매과정에서 일부 사업소의 기술규격제안서 평가에 대한 부정 의혹이 증폭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16일, 감시기기를 전문 생산하고 있는 H사는 한전 한준호 사장을 상대로 납품계약중지가처분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H사는 지난 7월 12일 한전(사장 한준호)이 감시기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정연태/이하 감시기기조합)에 2차로 수의계약 예정을 통보한 광주전력관리처 감시정보전송시스템 구매계약건과 관련해 B업체와 손을 잡고 기술규격제안서 ‘9-8’을 통해 입찰에 참여 했다고 밝혔다.


H사는 소장에서 9-8 제안서를 제출안 B사를 통해 입찰에 참여했지만 “한전 구매규격과 같이 7개 항목 누락과 경미한 3개 항목의 기술규격 미달로 불합격 했다”며 “그러나 단독 합격된 9-10 업체는 11개 항목의 누락과 중요한 6개 항목이 기술규격 미달임에도 불구하고 합격 승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H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기술력이 우위에 있는 업체들이 억울하게 납품사업체로 선정되지 못함에 따라 기술력의 낭비와 중소기업의 기반까지 흔드는 잘못된 심사과정을 바로 잡고 억울하게 피해를 본 만큼 보상을 받고자”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전은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부 민사부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그동안의 계약과정을 설명하고 “기술제안서의 제출 및 업체 배정은 신청외 한국감시기기협동조합의 업무범위에 속하며 제출된 기술제안서가 우리회사의 기술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만을 판단해 회신한다”고 밝혔다.


답변서에서 한전은 “‘제안서 9-10’ 등의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감시기기조합에 의해 제출되는 기술제안서의 업체를 알 수 없도록 제출 회사명을 표시하지 않고 아라비아 숫자를 이용한 고유번호를 사용해 제안서를 구별하고 있다”며 감시기기조합에 요청해 제출받은 사실확인서에 의하면 소송을 제기한 H사는 기술제안서의 제출자도 아니고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이번달 19일까지 납품참여 제재를 받아 물량배정 자체가 처음부터 불가능한 업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전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H사는 이번 사건과 아무런 법적 관련이 없다며 각하해 달하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한전은 지난 97년부터 무인변전소의 감시정보전송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사업은 한전의 송변전사업본부 산하의 11개 전력관리처를 비롯해 감시정보시스템이 필요한 곳에 구축됐다. 올해는 약 98억원의 예산이 투자됐다.


광주전력관리처가 지난 7월 발주한 감시기기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은 무인 변전소에 감시기기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지난 5월 31일 1차로 감시기기조합에 수의계약 예정 통보를 제출했지만 6월 11일 제출된 기술규격제안서 5개가 모두 불합격 처리돼 7월 12일 2차로 다시 제출해 줄 것을 한전이 감시기기조합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감시기기조합은 5개 업체로부터 다시 제출받은 기술규격제안서를 7월 21일 한전에 제출했고 한전은 서류심사와 현장테스트를 거쳐 5개안 중 9-10안(S업체)을 승인해 감시기기조합으로 통보했다.


한전은 지난 10월 6일 가격 및 조건을 협상하는 ‘수의시담’을 거쳐 10월 11일 감시기기조합과 7억4525만원의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건은 지난달 1일 납품이 완료됐다.


한편, 국무조정실이 지난 4월과 6월, 5개 발전사와 한전을 대상으로 물품구매 관련 실사를 진행한 결과 5개 발전사는 100여명을 한전은 5명을 각각 징계한 것으로 이번 취재과정에서 뒤늦게 확인됐다.


국무조정실 실사결과 특히, 한전의 감시기기정보시스템 구매 과정에서 사업소별로 시행하는 벤치마킹테스트(BMT) 품질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지적과 함께 BMT 품질평가와 관련된 부정행위가 드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무조정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감시정보시스템 입찰 과정에 대한 유사한 의혹이 다시 불거짐에 따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 작업과 더불어 관련 의혹에 대한 전면 재조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감시기기정보시스템 입찰 과정은?


그렇다면 공정성과 투명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감시기기정보시스템 구매과정은 어떻게 진행될까?


감시기기정보시스템은 한전과 감시기기공업협동조합간의 단체수의계약을 통해 진행된다.


한전은 우선 해당사업소로부터 물품구매 요청을 받으면 본사 자재처에서 감시기기조합으로 수의계약 예정 통보서를 발송한다.


통보를 받은 감시기기조합은 한전의 요청내용을 조합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물량배정이 가능한 업체로부터 기술규격제안서를 받아 이를 한전의 자재처에 제출한다. 이 기술규격제안서는 감시기기조합의 명의로 작성된다.


자재처는 조합으로부터 접수한 제안서를 해당 사업소로 송부하고 해당사업소의 관련부서가 1차로 이 제안서를 평가해 ‘적합’판정을 받은 제안서를 대상으로 다음 단계인 BMT(Bench Marking Test)를 실시한다.


최종 BMT에서 합격할 경우, 한전과 감시기기조합간에 가격 등의 조건을 수의시담을 통해 결정하고 계약을 체결한다. BMT는 해당사업소의 특정장소에서 기술규격에 따른 관련 장비를 설치하고 한전의 기존 장비와의 연동 등의 시험 여부를 거쳐 최종 납품 자격을 확보하게 된다. 이 과정은 조합과 한전의 타사업소, 해당 사업소의 자체 감사 등 6명으로 구성된 ‘BMT평가위원회’를 통해 실시된다.


기술규격제안서 평가 “부실의혹” 주장


공정성과 투명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은 바로 1단계로 진행되는 제안서의 서류심사 과정에서 제기되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H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감시정보시스템은 크게 웹방식과 광방식으로 나눠지는데 한전은 해당 사업소별로 적용하는 기술규격이 약간씩 다르다”며 “기술규격이 공정하게 평가되지 않아 특정업체를 봐 주겠다는 심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항변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 광주전력관리처 감시정보전송시스템 구매 수의계약건에는 모두 5건의 제안서가 접수됐다.


9-6안을 접수한 J사와 9-7안을 제출한 S사, 그리고 9-8안을 제출한 B사, 9-9안을 내놓은 U사, 9-10안의 S사 등 5개안이 조합으로부터 한전에 접수됐다. 5개안 중 3개안은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9-9안(U사)과 9-10안(S사)은 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적합 판정을 받은 2개안 중 9-9안을 제출한 U사가 BMT를 포기함으로써 BMT절차를 거쳐 최종 9-10안을 제출한 S사가 납품업체로 선정됐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기자가 광주전력관리처를 방문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9-9안과 9-10안은 동일한 내용의 형식과 서체를 사용해 작성한 것으로 심지어 가장 중요한 기술규격서와 제작도면 등이 정확히 일치했다. 복사판 제안서를 제출한 것이다.


제안서 평가 합격한 두 건의 제안서는 ‘복사판’


한전 본사 관계자도 제안서가 동일하다는 지적에 대해 국회 산자위 소속 국회의원실 한 비서관에게 복사판 제안서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한 이 두 제안서는 한전 광주전력관리처 해당 부서에 의해 한전 구매규격과 제안서 기술규격상의 제안 사양서, 시스템 개요, 기술규격서, 제품카다로그 등의 함목에 대한 서류심사에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광주전력관리처 관계자는 “제안서가 동일한 지 여부는 우리가 판단할 일이 아니라”라고 말하고 “한전의 구매규격에 적합한지의 여부만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본사 관계자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본사 자재처 관계자는 “설혹 동일한 내용이 있더라도 그것을 판단하지 않는다”며 “오로지 한전의 구매규격과의 일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배전직군의 다른 한전 관계자는 “그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복사판 제안서 논란과 관련해 S사 관계자는 제안서가 동일하다는 일부업체의 의혹제기에 대해 기자의 취재를 거부하며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U업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입찰에서 우리회사가 낙찰을 받은 것도 아닌데 그런 사항을 기자가 왜 취재하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U사 관계자는 또 BMT를 통과할 경우, 납품 자격이 주어지는데 경쟁업체인 S사보다 연혁도 길고 기술력도 있는 회사가 왜 BMT를 포기했는지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기자의 질문에 "관련 업무를 직접하지 않아 자신도 모른다"고 답변했다.


감시기기 업계 한 관계자는 “제안서가 동일하고 유독 동일한 제안서만 한전의 구매규격과 적합하다는 이유로 제안서상의 몇 가지 납득할 수 없는 치명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합 판정을 했다는 것은 결과를 미리 짜 놓은 것”이라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서로 다른 업체가 작성한 두 가지의 제안서가 제1장 제안사양서부터 제12장 BMT시행계획서까지 동일했다면, 제안서를 검토하는 한전 관계자는 당연히 감시기기조합에 정식으로 문의를 해서 중복여부 등을 점검하는 것이 상식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전, 제안서 동일여부는 평가 안해…구매규격 적합 여부만 판단


문제는 또 있다. 한전은 기술규격제안서가 9-10 등의 아라비아 숫자로 표현돼 어떤 업체가 제안서를 작성했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아라비아 숫자의 오기 내지는 중복여부를 더더욱 확인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한전은 H사가 소송을 제기하자 지난달 23일 감시기기조합에 사실확인 긴급요청이라는 공문을 보내 제안서 번호에 해당하는 업체가 어디인지를 물었다. 해당일 감시기기조합은 회신공문을 통해 제안서 번호에 해당하는 업체를 확인해 주었고 소송을 제기한 H사가 납품참여 제재로 배정이 불가하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그러나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되어 있어 해당 업체가 어디인지 알 수 없다는 한전의 주장이 일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가 광주전력관리처에서 확인한 숫자로 표기된 제안서를 검토한 결과 몇몇 제안서에서는 품질보증계획서 등에 해당업체가 어디인지를 알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외부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내용에 대해 인증서 사본을 첨부했다거나 품질보증계획서 자체에 업체명이 명기되어 있었다.


H사 관계자는 “서울전력관리처의 BMT평가항목의 경우, 영상처리 항목에서 ‘각 변전소에 설치된 24대 이상 카메라를 수용해 1~24분할 화면 등으로 Display가 가능한가? ’라고 명기하고 있는데 광주전력관리처의 경우 화면구성 평가항목에서‘1~16분할 Display가 가능한가?’라고 묻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24채널의 경우 1~24화면을 분할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이것이 특정업체를 봐 주기위한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광주전력관리처는 감시기기조합 관계자가 입회해 확인한 사항이라며 비디오 서버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한전 본사 관계자는 본사에서 표준 규격을 마련한 것이 있지만 사업소별로 여건과 특성에 따라 다시 마련한 규격에 의해 입찰이 진행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배정한도에 묶여 ‘컨소시엄’ 구성…“관례화된 현상” 주장


감시기기조합의 한 회원사는 “기술수준이 있는데 공정하지 않은 제안서 평가로 끝나는 것은 너무 하다”며 “적어도 BMT는 거쳐야 납득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감시기기 제조 업계 한 관계자는 “한전이 요구하는 기술규격에 맞는 감시기기정보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과 인력을 확보한 업체는 감시기기회원사 중에서도 5~6개 업체 정도”라고 밝히고 “이러다 보니 배정한도(한전 물량의 경우, 많아야 연간 10억원 정도)에 묶일 수밖에 없는 회원사들이 다른 업체와 손을 잡고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참가하는 것이 관례화되어 있다고 밝혔다.


기술력과 생산 능력이 있는 업체가 연간 배정한도에 묶여 다른 업체와 손을 잡고 대신 기술규격제안서를 작성해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H사가 소송을 제기한 광주전력관리처 계약 건 역시 H사가 입찰에 참가한 B사에 핵심기술 협력을 제안하고 입찰에 참여했다. 더구나 H사는 단체수의계약 11조 2항 물량배정한도 초과로 인해 1년간 조합으로부터 물량을 배정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H사 한 관계자는 “기술협력과 중요한 부품의 납품을 조건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한전의 부당한 행위를 철저히 검증해 다시는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H사 관계자는 한전의 제안서 재검토 기회 부여 논란과 관련해 감시기기 조합이 한전에 수정보완 요청을 제기했으나 조합에 압력을 행사해 이의를 제기하자 그런 일이 없다고 주장하며 조합이 철회했다는 관련 공문 2건을 첨부해 지난달 18일 2차로 감사원에 진정했다고 밝혔다.


H사 “조합, 한전 입김에 재검토 기회 부여 공문 철회했다“ 주장


수신자가 한전 광주전력관리처장 앞으로 된 발송날짜가 2004년 8월로 명확하지 않은 문서번호 ‘한국감시(사업) 제 04-218-6 호’공문에 따르면 1차 기술규격서 검토결과와 관련해 부적합통보를 받았으나 부적합 내용이 첨부되어 있지 않아 2차 기술규격서도 수정없이 재 접수되었다며 기술규격서 검토결과의 부적합 내용의 공개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감시기기조합이 지난 9월 4일 한전 광주전력관리처장 앞으로 발송한 문서번호 ‘한국감시(사업) 제 04-218-10 호’에서 조합은 광주전력관리처가 9월 3일 발송한 ‘제안서 검토결과 통보 및 BMT 관련 협의 알림’ 회신에서 “귀사에서 기술규격서를 검토한 결과를 항목별 승인불가 사유가 적법한 절차를 통해서 결정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더  이상의 불필요한 업무진행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귀사의 정당한 결정에 전혀 이의가 없음”을 밝혔다.


<메인 헤드라인 사진의 감시카메라는 이번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04-12-06 20: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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