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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지난 16일 밤 10시쯤 대구 불로동 10평짜리 월세방에서 숨진 병오(가명·4)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성장이 늦고 제대로 걷지 못했던 병오가 할 수 있던 말은 “엄마” “아빠” 단 두 마디였다.
공사장 일거리를 찾다 밤 9시30분쯤 귀가한 아버지 김모(38)씨는 아내(38)에게 “어떻게 좀 해보라”고 했지만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5㎏으로 뼈만 남은 병오의 손에 수지침을 놓는 것뿐이었다. 부모는 병오의 움직이지 않는 눈동자만 지켜볼 뿐이었다.
병오는 한 달 전부터 제대로 먹지를 못했고 일주일 전부터는 밥을 먹여도 계속 토했다. 전문가들은 희귀성 아동 난치질환인 ‘선천성 척수성근위축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서서히 죽어가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막내(여·2)도 병오와 비슷한 증세를 보였다. 다음날 엄마는 “집에서 가장 깨끗한 곳”이라는 생각에 깨끗한 옷을 입힌 뒤 병오를 집안 장롱에 넣었다. 그 앞에 물 한 그릇도 떠놨다. 그렇게 하룻밤을 보낸 뒤 김씨는 다음날 새벽 일거리를 찾아 집을 나갔다. 엄마는 아이를 살려보겠다는 생각에 성당에 찾아가 기도책도 얻어 왔다. 김씨는 23일 기자와 만나 “어디에 어떻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정말 몰랐다. 겁부터 났다”고 했다.
병오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사망 37시간 뒤인 18일 오전 11시였다. 엄마가 인근 성당에 “먹을 것이 없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성당 자원봉사자 구자문(52)씨가 쌀과 김장김치를 싸들고 병오네 집을 찾아갔다.
구씨는 2년 전부터 성당의 도움을 받아 가끔 김씨 집에 분유비(3만원)와 반찬도 줬다. 성장이 늦은 아이가 2명이 있고 판단력이 흐린 엄마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들의 생활을 구석구석 알 수는 없었다. 구씨는 “아이 엄마가 장롱 문을 열어 뭘 꺼내는데, ‘아이가 죽었구나’라는 느낌이 왔다”고 말했다. 냉장고는 텅 비어 있고, 집에 먹을 것이라곤 우유 3개뿐이었다.
병오를 4년간 진료했던 동네 의사 김모씨는 큰 병원에 가라고 여러 차례 부모에게 권유했다. 그러나 엄마는 큰 병원에 갈 돈이 없었다. 동사무소 직원에 따르면 병오네 한 달 의료비만 4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1년간 무료 진료를 해줬던 의사 김씨가 지난 7월 다른 동네로 병원을 옮기면서 병오는 결정적 타격을 받게 된다.
병오 아빠는 건설 일용직으로 작년까지만 해도 월 150만원 정도 벌었다. 그러나 최근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일자리가 없어져 수입이 100만원대로 뚝 떨어졌다. 그나마 불규칙했다. 지난 7월부터 25만원 월세는 물론 전기료·수도료도 내지 못했다. 김씨는 “돈을 아끼려고 술도 끊고 새벽 인력시장까지 한 시간을 걸어다녔다”며 “내가 아직 젊은데 정부의 도움을 받고 싶진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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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아닌 사랑만이 인간해방을 위한 대동의 세상을 만들수 있다고 제시한
예수의 탄생 기념일쯤에 불행을 당한 힘없고 나약한 한 가정의 소식을 접하고 내가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무엇을 하였을까 생각하니 너무 부끄러울 뿐 입니다.
인간해방을 위한 대동의 세상을 만드는 몫은 결국 인간에게 있을 뿐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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