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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확산

 

당장 임금피크제의 대상이 되는 50대는 임금 총액 감소로 기(氣)가 꺾이고 노동계는 고용불안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일자리 나누기와 고용안정 촉진 차원에서 이 제도의 도입을 적극 권장하면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권서 시작해 언론사.공기업으로 퍼져= 임금피크제는 2003년 5월 신용보증기금이 처음으로 도입한 이후 금융권에 빠른 속도로 퍼졌다.

9일 노동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이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고 우리은행이 금년 3월, 산업은행은 8월부터 각각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금융사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도 보직을 받지 못한 직원에 대해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방식의 임금피크제를 올해 도입하기로 했다.

이러한 임금피크제는 금융권뿐만 아니라 언론사, 공기업, 일반기업 등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언론사 중에는 MBC가 국내 언론사중 최초로 올해부터 근속 연수가 높은 고위직급에 대해 해마다 임금의 일정 부분을 삭감해가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키로 했다.

연합뉴스, 서울신문, YTN 등도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는 기본 입장에 노사가 합의하고 구체적인 시행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공기업으로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해 7월부터 정년까지 근무나 명예퇴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형'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고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부산항만공사도 이미 이 제도를 도입했다.

정부출연기관인 정보통신연구진흥원도 인사혁신 차원에서 내달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일반기업 중에는 대한전선이 2003년11월 처음으로 피크임금 해당자를 퇴직시킨 뒤 삭감된 임금으로 재고용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대우조선해양도 정년 5년 전부터 정년까지 임금상승률 둔화, 정년후 단계적 삭감방식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검토중인 일반 기업은 매우 많지만 도입 자체를 근로조건 악화나 고용불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근로자와 노조를 의식해 공개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꺾이는 50대..노동계 `악용' 우려= 임금피크제 도입이 확산되면서 50대 직장인들은 향후 수입의 격감을 우려해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

자녀 교육비 등 지출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인 50대 직장인들이 수입 감소에다 고용 불안으로 인해 미래의 안정적인 삶을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봉정보사이트 페이오픈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사이트에 등록된 개인연봉정보 31만건을 분석한 결과 50대 직장인의 평균 연봉은 2000년 3천821만원에서 지난해 4천156만원으로 8.8% 올랐다.

40대가 같은 기간 3천370만원에서 4천201만원으로 24.7%, 30대는 2천331만원에서 2천903만원으로 24.5%, 20대는 1천584만원에서 1천939만원으로 22.4% 각각 증가한 것에 비해 인상률이 크게 저조했다.

이 같은 격차는 50대가 주요 대상이 되는 임금피크제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계는 임금피크제가 사용자측의 인건비 등 비용 절감 차원으로 악용돼 고용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노사가 경영개선에 대한 모든 수단을 강구한 뒤 마지막에 선택하는 제도가 돼야하고 도입시도 반드시 노사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총 강훈중 대변인은 "임금피크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기업의 경우 도입을 검토해 볼 수 있지만 임금 수준이나 고용 안정성이 높은 기업에서는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서 "사업주들이 임금삭감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많아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은 물론 생존권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지원으로 확산 전망.."사전 준비 필요"= 노동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도입을 권장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임금피크제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전반적인 실업난 속에서 일자리 나누기와 고령층 고용안정 차원에서 공기업을 비롯한 일반 기업에서도 임금피크제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중인 비정규직 관련 입법화가 마무리되면 사측도 비정규직 차별을 통한 인건비 절감이 제약받게 돼 임금피크제 도입이나 직무와 성과중심의 임금체계 개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급여가 줄어드는 근로자들에게 소득감소분을 부분적으로 보전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제도 확산을 위한 `당근'을 준비하고 있다.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정년 뒤에도 계속 고용하거나 퇴직 뒤 계약직으로 재고용 하는 경우에 일정액을 주는 `고령자고용촉진장려금'에 이어 `고용연장형'에 대한 추가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 셈이다.

노동문제 전문가들도 완전한 직무급이나 성과급체계로 전환되는 과도기에는 임금피크제 도입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노사의 인식 전환과 사전 준비를 강조하고 있다.

김정한 노동연구원 주임교수는 "무엇보다 사용자들이 근로자를 단순히 생산원가를 구성하는 비용 측면에서 보는 시각을 버리고 부가가치를 낳는 기업 경쟁력의 원천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조도 임금 인상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진정한 고용안정에 대해 고민할 때다"고 말했다.

그는 "임금피크제 도입시 노사합의를 거친 뒤 회사가 고령자에 적합한 직무를 개발하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영계에서는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에 대한 소득세 경감이나 소득공제 확대, 임금피크제 관련 사내기금 조성에 대한 정부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고



2005-01-10 09: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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