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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많은 80년.. 편히 잠드소서 (퍼옴)

 
사회>  한많은 80년.. 편히 잠드소서

  "할 일 다 해놓고 따라 갈게요. 극락에 먼저 가서 편히 쉬고 계세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분선(향년 84세) 할머니의 영결식장에서 이용수(78) 할머니는 김 할머니의 영정을 부여잡고 흐느꼈다.

두 사람은 같은 피해자로서 서로의 아픔을 달래며 남은 여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사이였다. 이 할머니는 "어제도 습관처럼 언니 집 앞으로 발길을 향하다 그만 주저앉아 울었다"면서 "아직 내 곁에 있는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12일 오전 9시 대구 곽병원 지하강당에서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장으로 지난 10일 숨을 거둔 김 할머니의 영결식이 열렸다.

이날 영결식에는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강제동원진상규명시민연대,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 등 25개 단체 회원 80여명과 유족 친지 등 5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영결식은 이용수 할머니와 곽동협 곽병원 원장 등의 조사에 이어, 조시 낭독, 축원, 헌화 순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김 할머니의 일생을 집필중인 김길녀 시인이 '꽃보다 아름다웠던 당신께'라는 제목으로 조시를 낭독하자 장내는 울음바다로 변했다.
"역사의 뒤안길에서 잊혀져간 깨어진 영혼들의 아픔일랑 당신의 곱디고운 사랑으로 일으켜 세우겠습니다"

김 할머니의 수양딸 정순덕(46)씨는 "마지막 임종 순간 너무나 편히 곱게 잠드셨기에 어머니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았다"며 "이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가셨나보다"라며 목메 울었다.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전 대표이자 김 할머니를 무료 진료한 곽동협 곽병원 원장은 "한 많은 일생을 살다 허무한 죽음을 맞게 한 우리가 죄인"이라며 "할머니의 못 이룬 꿈은 남은 자들의 몫이니 편히 가시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의 유해는 영결식 후에 칠곡 현대공원 묘지에 안장됐으며, 영천 은해사에서 49제를 지낸다.



2005-01-13 22: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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