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 29부(재판장 강재철·姜載喆)는 13일 매향리 주민 1900명이 “주한 미군의 사격훈련 때 발생한 소음 등으로 피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국가는 매향리 주민에게 모두 81억5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 13일 서울지방법원으로 부터 미군 매향리 사격장 소음 피해 배상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매향리 주민들이 밝은 표정으로 서울지방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

경기도 화성시 우정면 매향1리 강태복(72·농업)씨 등 주민 1900명은 2001년 8월 “매향리사격장 훈련 소음 때문에 청력 손실, 고혈압, 스트레스, 수면 장애 등 각종 신체적, 정신적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1인당 2000만원씩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분단 현실에서 미군이 이용하는 사격장은 고도의 공익성이 인정되지만 충분한 완충지대도 없이 설치돼 매일 10회 이상 주거지역 소음 기준을 훨씬 초과하는 소음이 발생하게 한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입은 피해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정도이므로 국가는 배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매향리 주민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우리 주민들은 이번 배상금 중 상당 부분을 갹출해 폐쇄된 육상 사격장부지(약 54만평)에 생명·평화를 위한 생태공원과 평화박물관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3월 대법원은 매향리 주민 1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비슷한 소송에서 “1인당 975만~1105만원씩 모두 1억32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