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송 국산 '짝퉁과자' 낱낱이 공개::)
한국 제과업계에 ‘망신살’이 뻗쳤다. 최근 일본의 한 민영방송이 한국 제과업계의 일본 과자 도용 실태를 보도하고, 이 사실이 뒤늦게 국내에 알려지자 네티즌들 사이에 ‘나라망신’이라는 비난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쿄방송(TBS)은 지난달 26일 인기 시사 프로그램인 ‘월드 비즈니스 새틀라이트(World Business Satellite)’를 통해 한국 제과업계의 일본 과자 베끼기 관행을 10여분에 걸쳐 방송했다.
이 방송은 “일본도 모방을 통해 발전한 나라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며 한국내 모방 제품 현황을 출시연도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소개했다. 농심 새우깡(출시연도 1971년)과 일본 가루비의 갓빠 에비센(1964), 롯데 빼빼로(1988)와 일본 글리코의 포키(1966), 오리온 초코송이(1984)와 일본 메이지제과의 기노코노야마(1975), 해태제과 칼로리바란스(1995)와 일본 오츠카제약의 칼로리메이트(1983) 등이다. 또 최근 모방논란이 일었던 해태음료 아미노업과 기린 아미노서플리, 크라운제과 마이츄와 모리나가하이츄 사례도 소개됐다.
TBS는 또 한국의 모 제과업체 관계자가 “도용이 아니라 벤치마킹”이라고 해명한 내용과, 한국 음료업체의 일본인 임원이 “똑같아 보여도 줄 하나가 더 들어가 있으면 한국에서는 모방 제품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는 내용까지 함께 내보냈다.
이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뒤늦게 국내에 알려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나라 망신”이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내 제과업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를 넘는 연간 매출액에 비해 국내 제과업계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미미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제과의 2003년 총매출은 1조980억원, 연구개발비는 40억여원으로 매출액 대비 연구비 투자비율은 0.36%선이었다. 크라운제과의 연구개발 비율 역시 0.3% 안팎이었고, 오리온은 0.2%에 그쳤다. 연구개발 비율이 가장 높은 농심도 0.7%(2003년 매출 1조998억원, 연구비 104억8500만원)로 1%를 넘지 못했다. 이는 국내 중소기업의 평균 연구개발 투자비율 2.4%에도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롯데제과는 지난해 3분기까지 판촉비로만 129억8000만원을 썼고, 농심은 같은 기간 판매장려금으로 547억718만원을, 오리온은 광고선전비로 120억336만원을 각각 투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모리나가제과가 국내 제과업체에 상표권 침해중지 소송을 내는 등 일본 업체들의 맞대응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조속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허청 조사 결과 지난해 일본인들의 국내 상표 출원 8872건중 과자·식품·음료 분야 출원건수는 10%에 가까운 826건에 달했다. 이는 전년대비 48.3% 급증한 것으로 부문별 증가율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