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 혹은 지지하시는 분들의 말씀을 듣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한 말씀 올립니다.
가장 먼저 눈에 거슬리는 것은 그 분들의 이중잣대인데, 가령 6.25사변을 이야기할때는 그분들은 철저한 자유민주주의자가 됩니다. 즉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수많은 분들이 목숨을 잃어가며 싸웠다고 말씀하시죠. 그 말씀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박정희대통령을 이야기할때는 태도가 순식간에 바뀝니다. 경제성장을 위해서 자유민주주의 쯤(?)은 희생되어도 좋다고 말씀하시죠. 수백만의 목숨을 바치더라도 반드시 지켜내야 마땅하다는 그 숭고한 자유민주주의조차도 박정희대통령 앞에서는 그 자리를 비키고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이 황당한 논리앞에 할 말을 잃습니다.
(설마 유신치하를 자유민주주의 체제라고 말씀하시지는 않겠지요. 그러는 분들은 자유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공부좀 하신 다음 인터넷 검색해서 유신헌법 전문을 한번 꼭 읽어보세요..)
그 분들의 요점인즉, 국민들 잘 먹고 잘 살게하면 그 지도자가 그 무엇을 하던지간에 상관할 바가 아니다 라는 것이죠. 설사 자유민주주의 자체를 탄압했더라도 잘 살게 해주었으니 상관없다 이거죠. 하긴 어떤 분은 박대통령의 여자문제까지도 별 문제없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불세출의 영웅에게 그 정도는 봐줘야하지 않을까라고 하시던데...
과연 그럴까요?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 국가 맞습니까?
한국에 박정희가 있다면 소련에는 스탈린이 있다는 것을 그 분들은 잘 모르시는것 같습니다. 20세기 초반 세계에서 가장 경제성장이 빨랐던 나라가 어디인지 아십니까? 바로 스탈린 치하의 소련이었습니다. 박대통령시절 매일같이 신문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18%였느니 20%였느니 떠들던거 기억나실 겁니다. 그럼 당시 소련의 경제성장률은 어땠을까요? 연평균 20%~30%를 넘나들었습니다. 박대통령치하 대한민국은 쨉도 안됩니다. 박대통령 덕분에 보릿고개가 없어졌으니 그분이야말로 존경스럽고 위대한 영도자라고 생각하시나요? 스탈린은 1차대전과 혁명과 내전으로 완전히 붕괴해버린, 그야말로 폐허밖에 없던 소련을 20여년만에 미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경제성장능력으로 따지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럼 스탈린도 소련의 위대한 영도자쯤 되는건가요? 사실 박대통령의 경제정책들이 스탈린의 그것을 철저히 벤치마킹했다는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후진국을 가장 빨리 공업화시키는 방법은 스탈린의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음을 박대통령도 알고 있었던 것이죠. 국가주도형 계획 경제, 경제개발 몇개년계획, 중공업 우선정책.. 그 과정에서 표출되는 저항세력 철저히 말살하기, 비밀경찰 동원해 국민들 감시하기 등등.. 하나도 틀린 것이 없었습니다. 틀린게 있다면 스탈린은 정적을 아예 죽여없앴는데 박대통령은 감옥에 집어넣었다는 것이죠. 아니다. 박대통령역시 보다 극렬하게 저항하는 사람들은 아예 죽이기도 했지요. 비록 숫자는 스탈린의 그것보다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설마 몇명 안되니까 용서된다고 말씀하시려는 참인가요?^^)
후진국에나 어울리는 스탈린식의 계획경제는 결국 소련의 경제를 비효율의 늪에 빠뜨려 마침내 공산당 독재를 끝내게 만들었듯이, 박정희식 관료주도형 계획경제 역시 IMF라는 폭탄을 국민 머리위에 떨어뜨려놓고 마침내 그 운명을 마감하려 하고 있지요.
스탈린이 폐허의 소련을 세계최강의 나라로 만들었으니 그의 공산독재정도는 그리 큰 허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면 과연 제정신이겠습니까?
박대통령이 보릿고개를 허덕이던 한국을 번듯하게 만들었으니 그의 군사독재와 인권탄압, 자유민주주의 말살 정도는 그리 큰 허물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렵니까?
제가 처음 쓴 글제목처럼, 박정희가 영웅이면 스탈린도 영웅 맞습니다. 국민들 잘살게만 만들면 무슨짓을 했던지 상관없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에게는 스탈린이 소련의 위대한 영도자가 아닌 이유가 당체 없어 보이는군요.
박정희대통령을 찬양 혹은 지지하시는 분들, 6.25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산화하신 수많은 영령들을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그저 배부르고 등따시면 장땡이죠?
저도 박대통령이 나름의 열정과 애국심을 가지고 우리나라를 부강한 나라로 만들려 애썼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또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주요한 토대도 만들었다는 것도 인정하구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아직도 우리나라는 박정희같은 사람이 통치해야 한다고 주장하시거나, 박대통령이 독재를 했기에 그나마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시거나, 박대통령이 기반을 닦아놓았기에 지금의 민주주의도 가능했다는 말씀은 정말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또다시 박정희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보십시오. 태풍 올때 대통령이 뮤지컬 관람했다고 여론의 뭇매를 맞는 나라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에 그게 가능한 일이겠습니까?
독재를 했기에 우라나라 경제가 발전할 수 있었다고요? 미국이 지금 세계를 주름잡고,일본이 2차대전 이후 지금의 경제대국이 되는 동안 독재를 했다는 이야기 못들어봤습니다. 도리어 독재로 경제를 일으키려고 했던 나라들 지금 어떻게 되어있는지를 아시기를 바랍니다. 소련, 동유럽, 이라크, 북한 등등... 그나마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힘으로 민주화를 쟁취했기에 지금 그 나라들처럼 되지않고 다시 도약할 준비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대통령이 민주주의의 기반을 닦아놓았다고요? 푸헐.. 이런 괘변에는 그저 노코멘트가 상책이겠죠.
글이 두서없이 길어졌군요. 그럼 결론은?
박정희가 영웅이면 스탈린도 영웅이다! 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