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통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KT와 세계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전략적 제휴를 체결함에 따라 향후 통신시장 등 IT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KT와 MS간 제휴는 벌써부터 국내 VoIP(음성데이터통합) 및 소프트웨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MS는 KT와의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해 VoIP 등 다양한 통신서비스에 대한 영향력을 극대화, 단순 소프트웨어업체에서 서비스업체로 변신을 꾀하며 한국시장은 물론 전세계 시장을 파고들 교두보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그간 논란이 됐던 MS의 윈도XP가 지원하는 VoIP프로토콜인 SIP망을 KT가 도입키로 결정한 것도 MS측의 글로벌전략과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MS는 KT가 보유한 가입자 기반과 과금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향후 추진할 IP통신서비스에서도 상당한 주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KT입장에서는 VoIP도입으로 기존 국내 음성시장의 잠식이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일단 VoIP가 대세라는 판단아래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KT는 MS와의 제휴를 통해 VoIP를 도입하되 시장에 깊숙히 개입함으로써 VoIP도입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해석된다.
KT의 한 관계자는 “VoIP사업 강화는 기존 전화망사업을 잠식하는 결과가 초래되지만 장기적으로 SIP기반의 VoIP서비스가 대세여서 도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MS와의 제휴는 VoIP시장 손실을 최소화하고 시장을 주도하려는 KT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KT의 초고속 인터넷과 MS의 윈도 XP를 함께 사용하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양사가 이용료를 할인해주는 등 공격적 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국내 초고속인터넷 및 VoIP시장에서 후발사업자들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양사가 이번 제휴를 통해 KT의 사내 문서 편집기를 ‘핸디소프트 아리랑’에서 ‘MS 워드’로 바꾸고, 전국 전화국에 설치할 서버를 기존 유닉스 대신 MS의 NT계열로 대체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 SW시장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KT 관계자는 “국내 중소업체들의 붕괴가 우려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KT로서는 글로벌 전략과 ‘밸류 네트워킹’ 구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양사는 앞으로 미래사업을 위한 전담반을 구성, 사업 아이템 개발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거대 공룡간 이번 제휴가 국내 소프트웨어 및 VoIP시장에 몰고올 엄청난 파장이 어느 정도에 이를 지 주목된다.
백용대 ydbae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