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종량제를 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 다름아닌 주식값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KT 관련 지표들, 특히 매출액부분은 수년째 정체되어 있고, 성장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되었습니다. IMF이후 한참 높은 값에 KT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주주(주식보유비율 49%.. 참고로 SKT는 60%대)들은 그동안 손해도 적지않게 봤고, 이를 만회할 방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릴만한 관련 경영지표를 찾는데..
KT가 그동안 성장세를 유지해왔던 것은 일반전화망이라고 불리는 PSTN에서의 지속적인 매출성장과 초고속인터넷 분야의 확대입니다. 그러나 PSTN은 휴대폰 보급과 더불어 매출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고, 고속인터넷 분야는 정체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KT 휴대폰 재판매같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KT 전체 매출은 전년도에 비해 크게 줄지 않았지만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게 하나 있으니.. 그게 바로 인터넷 트래픽입니다. 통계적으로 매년 2배씩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KT경영진들은 이 수치만 매출과 연동시킬 수 있다면, KT는 앞으로 먹고살 걱정 안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전화 교환기 돌아가는거 책상에 앉아 바라만 봐도 월급이 쏟아지던 시절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여기엔 외국인 주주들의 입김도 상당부분 작용했을 겝니다. 외국은 일본과 싱가폴 등 우리나라와 환경이 비슷한 나라 몇개를 제외하곤 거의 종량제로 하던가, 아님 회선속도에 따라 접속료가 천차만별입니다(호주에선 1메가 ADSL이 월 12만원 하더군요 ㅡㅡ; 비록 3년 전 얘기지만).
몇년 전, 핸드폰이 폭발적으로 보급되었던 시기의 SKT를 비롯한 이통 3사의 주가는 하늘 모르고 뛰었습니다. 가입자 폭증으로 인한 매출액 증가라는, 주가를 끌어올릴만한 모멘텀이 존재하기 때문이었죠. KT의 대주주들은 이제 비슷한 환경을 인터넷에서 조성해 주가를 끌어올리려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사주라는 형식으로 조금씩이나마 KT의 주식을 소유한 KT직원들은, 자신의 주식값이 오른다는 희망에 종량제에 찬성하는 편이구요(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인터넷 종량제로 인해 KT 매출액이 해마다 고속성장하게 될 때, 외국인 대주주들은 그간의 손실을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엄청난 시세차익을 거둔 후 주식을 팔고 나갈 수 있습니다. 아니면 그냥 갖고있어도 되겠군요. KT주식, 고배당주입니다. 1주에 천원인가? 수익정산하고 나서 주주들에게 나눠줍니다. 49%의 지분을 갖고있는 외국인 주주들의 주머니로 우리나라 서민들이 낸 통신요금은 지금도 줄기차게 새나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SKT나 하나로텔레콤도 지랄같습니다)
다시 결론을 짓자면, 위와 같은 이유로 KT가 인터넷종량제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KT의 CEO(말은 사장이지만, 회장이나 다름없죠)는 3년의 임기동안 경영성적이 안좋으면 옷 벗어야하는 고용직입니다. KT민영화할때 한국 재벌의 폐해를 방지코자 미국식 기업 만듭네 하면서 정부 시민단체 앞장서서 이렇게 미국식으로 해놨죠. 그 바람에 KT는 대주주인 외국인 입김에 누구보다 더 휘둘릴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작용도 많지만, 삼성 이건희회장처럼 일부 지분으로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방어해낼 수 없다는 것이죠. 이같은 상황에서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KT에 들릴지는 미지수입니다.
늘어나는 트래픽에 비례해 매출이 증가하는것을 희망하는 KT - 한숨만 푹 나옵니다. 이봐여, KT경영진여러분... 당신들 또라이입니까? 종량제 해도 지금처럼 트래픽이 증가할거라고 생각하나여. 꿈깨십쇼. 현재의 트래픽 모델은 정액제 기반의 환경에서 나왔습니다. 종량제로 전환하면, 한바탕 사용량에 관한 네티즌들의 대폭적인 조정이 있을거라곤 생각 안합니까? 현재의 모델을 바탕으로 요금체계를 만들었다가 자칫 매출이 감소하는게 두려워 기본료 3만원을 만드셨겠죠. 고작 머리쓰는게 그정도입니까?
네티즌들을 설득하겠다는 마케팅 - 소가 웃을 일입니다. 이 세상에 돈 더내라고 했을때 좋아하는 고객이 어디 있다고. 대용량 사용자들이 참 좋아도 하겠습니다. 정말 종량제가 현실화되면, 주범인 KT에 악감정을 가진 대용량 사용자들은 KT가 싫어서라도 데이콤이나 하나로, 유선사업자들에게 갑니다. 50%트래픽 유발하는 상위 5%사용자들은 종량제 실시 후 KT의 수익을 보장해줄 금싸라기 고객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딴식으로 해서는 몽땅 경쟁사 충성고객으로 전환될 뿐입니다. 당신들 생각대로 안된다 이말임다.
설득을 하려고 해도.. 좀 논리나 제대로 세우십쇼. 멀티벤더입네 해서 싸구려장비 이것저것 들여다놓고 망에다 QoS하나 제대로 적용 못시키는건 아니겠죠. 트래픽 제어기술은 누구보다 KT가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현재의 기술로도 트래픽과잉은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데, 남들 다 아는거 나는 모릅네 하면서 어물쩡 넘어가려 하니까 푼수 소리를 듣는겁니다.
그리고, 맨날 입으로만 고객만족 떠들지 말고, 정말 좋은 서비스 만들어보십쇼. 좋은 상품은 안 내다놔도 고객이 알아서 찾아옵니다. 종량제 안해도 충분히 역량있는 회사입니다. SKT처럼 고객친화적으로 다가가십쇼. BcN 완성시킬때, 제발 망만 컨버전스하는게 아니라 서비스도 컨버전스한다는 생각 하십쇼. 주문형비됴, Wireless VoIP, 홈네트워킹 등등 먹고 살거 많슴다. 왜 종량제 떠들고나서서 스스로의 가능성을 죽이고 국민들의 적으로 돌아서려 합니까???
사족이지만, 데이콤, 하나로야. 수작부리지 말고 니네부터 종량제 포기선언 해라. 통신산업회의때는 KT이용경사장한테 넙죽거리면서 통신맏형이 나서셔야 된다고 충동질하는거 다 안다. 돌아서면 머저리같은넘 시키니까 잘하네 하면서 킥킥대고 웃겠지. 종량제 과금시스템 니네도 들여놓은거 모르는줄 아냐. 백본망이 KT꺼라서 우리도 어쩔수 없이 한다고? 너네 망도 가져와봐 개색히들아. 자체 광케이블 1km에 빳다 10대씩이고, 해외 IX랑 POP 하나씩 나오면 100대씩이다.